국토부, 전세 사기 줄일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 23년 1월 공개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국토교통부가 전세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다.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을 내년 1월 출시, 악성 임대인 명단을 공개한다. 적정 전세가와 매매가 정보도 제공해 안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전세사기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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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보증 사고액은 2018년 연간 792억 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1월~7월까지만 해도 4,27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2030세대의 피해가 가장 컸다. 전체 사고 금액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7.8%에 달한다. 계약정보가 부족한 임차인을 노린 악성 전세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세사기로 검찰에 송치되는 건수도 2019년 107건에서 지난해 187건까지 늘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1일,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 구축을 포함한 ▲전세사기피해 예방책 ▲전세사기 피해 지원책 ▲전세사기 단속·처벌 강화다.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 내년 1월 출시

국토부는 계약주체 간 정보 비대칭이 전세사기의 원인이라고 보고,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 개발을 추진한다. 임차인이 확인해야 할 주요 정보를 이 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그간은 임차인이 전세거래의 안전성을 판단할 정보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다. 신축빌라 시세나 보증금을 상습 반환하지 않는 악성 임대인 명단은 정보 자체가 공개되지 않았다.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에는 입주희망 주택의 적정 전세가와 매매가 정보, 악성 임대인 명단, 임대보증 가입 여부, 불법‧무허가 건축물 여부 등의 정보가 담길 예정이다. 임대차 계약 경험이 부족한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해서 계약 시 주의사항과 계약 후 필요 사항 등 기초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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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와 선순위 세입자보증금(다가구주택) 정보도 임대인이 요청하면, 의무 제공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해당 정보는 보증금을 지키기 위한 필수정보지만, 그간 임대인이 제공할 의무는 없었다.

또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에 ‘임차인의 대항력이 발효될 때까지 임대인은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도 명시하기로 했다. 임차인이 계약 당일 확정일자를 받아도 법적 효력은 다음 날 발생하는 ‘법률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그간 이를 악용한 집주인들은 전세 계약 직후 집을 팔아치우거나,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임대인에게 피해를 줬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강화…1%대 초저리 대출, 임시거처 제공

국토부는 신축빌라와 같이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기 어려운 주택의 전세가격을 시세보다 높여 받는 이른바 ‘깡통전세’를 막을 방안도 마련했다. 감정평가사가 적정 가격을 산정해 추천하는 제도다. 공시가 적정비율도 150%에서 140%로 낮추고, 공인중개사 등이 전세사기 의심 매물을 지자체에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감시 기능도 강화한다. 임차인이 전셋집을 구할 때, 참고하도록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수도권은 읍·면·동, 지방은 시·군·구 단위로 공개할 방침이다.

전세 사기를 당한 피해자에게는 가구당 최대 1억6,000만 원까지 연 1%대 금리로 대출한다. 거처가 없다면, 시세의 30% 이하 수준으로 임시거처를 제공해 최대 6개월간 거주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달 중 개소할 ‘전세피해 지원센터’가 관련 업무를 진행한다.

전세사기 처벌 강화

국토부는 전세사기를 공모한 가해자 처벌근거가 형법상 사기죄 등으로 국한돼 경각심을 고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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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전세사기에 연루된 임대사업자는 사업자 등록을 불허하고, 이미 등록된 사업자의 경우 등록을 말소하기로 했다. 부정 이익을 집중 회수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 내 전담조직도 운영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부분 과제를 연내 이행하는 것이 목표”라며 “법률 개정이 필요한 과제들은 늦어도 내년까지 시행하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년층이나 서민들에게 전세자금은 전 재산이나 다름없다”며 “더는 전세사기 범죄로 가정이 망가지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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