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사생팬’이? ‘내 주변의 여자’앱 논란

생판 모르는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서 훤히 알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마 대다수는 사생활을 침해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쁠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크게 개의치 않을지도 모른다.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내 주변의 여자(Girls Around Me)’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도마에 올랐다. 이 앱은 포스퀘어(위치 찾기를 기반으로 하는 SNS)의 위치 추적 기능과 페이스북의 회원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주변에 있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신상명세를 알려주는 앱이다. 예를 들어 앱을 실행하면 주변 사람들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되고, 이를 선택하면 그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개인정보가 나타난다. 포스퀘어의 약관 중 하나인 ‘최근에 체크인(자신의 위치를 표시)한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과 페이스북이 익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 앱은 출시 직후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이 앱이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쪽과 그렇지 않다는 쪽으로 나뉘어 빚어졌다. 이 앱의 본 목적은 주변의 사람들을 거리낌 없이 쉽게 만나서 친구가 되기 위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일부 사람들이 앱의 기능을 악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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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침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포스퀘어와 페이스북에 가입했다고 해서 자신의 정보가 모르는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에 대해 반감을 표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모르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을수록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그것을 위해서 자신의 정보를 공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지나치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한 점을 Girls Around Me가 간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앱에 별 문제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 앱이 제공하는 정보는 이미 페이스북에서 공개한 것이다.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도 이미 동의한 상태니 이용자들에게 할 말이 없다는 것. 포스퀘어와 페이스북의 단순 연동 기능일 뿐이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게 이용자들의 의견이다. 한편, 앱의 원리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근거도 예로 들고 있다.

결국 논란은 포스퀘어가 앱의 접근을 차단하고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이 앱을 내리는 것으로 무마되었다. 하지만 제2, 제3의 ‘내 주변의 여자’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내 위치가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스마트폰 시대에서, 사생활 침해를 막아줄 대책이 요구된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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