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이문규 munch@itdonga.com

1일차 체험 - 설치 및 학습준비, 로제타스톤의 학습 방식 이해

2일차 체험 - 37세 직장인, 7세 유치원생이 학습한 로제타스톤

영어는 이제 ‘외국어’가 아니라 ‘제2모국어’다.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나와 사회에 진출해도 전공불문, 진로불문, 공통적으로 학습을 지속해야 하는 유일한 교과가 영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에 대한 강박 속에, 행여 길거리에서 외국인이라도 마주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물론 본 리뷰어도 마찬가지다). 영어 교육 관계자는 10년 이상 영어 공부를 했음에도 (능숙은 고사하고) 말 한마디 하기 어려워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부적절한 학습법을 손꼽는다. 이들은, ‘언어는 글이 아닌 말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가 한글을 배웠을 때처럼 ‘엄마’라고 말하는 걸 먼저 익힌 후 ‘엄마’라는 글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영어를 외국어가 아닌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익혀야 할 것이다.

이처럼 말과 문화를 먼저 익히도록 하는 영어 학습법이 부각되면서, 학교이나 학원 등지에서도 원어민 강사를 통한 문화 간접 체험이 수강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영어 교재 분야도 마찬가지로, 기존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 소개하는 로제타스톤(RosettaStone)이 글이 아닌 ‘말’을 배울 수 있는 대표적인 영어 학습 교재다. 로제타스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언어 학습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브랜드로, 1991년에 처음 개발되어 현재 영어 이외에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31개 외국어 버전이 공급되고 있다. 또한 이미 전세계 각종 단체 및 매체가 선정한 우수 학습 교재 부문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는 공신력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현재 150여 개국, 500만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1)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1)

참고 - 로제타스톤(로제타석)의 어원

로제타스톤은 기원전 196년 경의 이집트 상형문자, 고대 그리스어 등이 새겨져 있는 대형 화강암을 의미한다. 주된 내용은 고대 이집트를 다스린 프톨레마이오스 왕이 사제들에게 여라 가지 은혜와 혜택을 하사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감사와 찬양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하는데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로제타스톤은 1799년 나일강 어귀의 로제타(이집트 북동부) 지역을 지나던 프랑스 군인들에 의해 발견되어, 현재 영국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2)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2)

로제타스톤의 학습 방식

학습에 임하기 전에 우선 로제타스톤이 어떤 방식으로 언어 학습을 주도하고 있는지 잠깐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로제타스톤은 ‘다이나믹 이머전(Dynamic Immersions)’ 학습법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 말로 하면, ‘역동적 몰입’ 학습이라는 뜻이다. 단순하게 원문과 번역문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학습 자체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귀로 들은 문장과 눈으로 보는 이미지(사진)를 1대 1 매칭함으로써 인지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3)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3)

아울러 요즘 인기 있는 영단어학습기처럼, 각 상황에 맞는 문장을 여러 패턴으로 반복 학습하여 오래 동안 기억에 남도록 했다. 아울러 로제타스톤은 음성 인식 기능을 제공하여 보고 듣고 말하며 학습할 수 있다.

학습 준비 및 프로그램 설치

로제타스톤 버전3(퍼스널)는 컴퓨터에 설치해 사용하는 학습 프로그램으로, 설치/활용 CD와 USB 헤드셋 마이크로 구성되어 있다(물론 간단한 설명서나 인증서 같은 카드도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영어 학습 교재라면 CD와 함께 참고 서적이 들어 있는데, 로제타스톤은 학습 콘텐츠 CD 외에 어떠한 참고/번역/보충 서적도 없다. 콘텐츠 CD만으로 100%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참고로 홈스쿨 에디션에는 워크북과 지도서가 포함되어 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4)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4)

학습 리뷰에 사용된 퍼스널 에디션에는 무려 26장의 CD가 들어 있다. 그러다 보니 제품 포장을 열면 무얼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퍼스널 에디션은 5단계 과정으로 진행되며, 각 단계별로 한 장의 CD를 사용한다. 그리고 로제타스톤을 설치하기 위한 설치 CD, 여기에 각 단계별 음성을 녹음한 오디오 CD가 20장이다. 오디오 CD는 CD 플레이어나 MP3 플레이어 등으로 학습 내용을 연습, 복습할 때 사용되므로 5단계 학습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

결국 26장의 CD 중 실질적으로 사용할 건 6장(설치 CD 포함) 정도다. 사용자 안내서에는 기본적인 설치 방법, 사용 방법, 학습 방법 등이 간략하게 소개돼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설치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Language-learning software’ 꾸러미에 있는 ‘설치 및 실행’ CD를 컴퓨터의 ODD(CD-ROM 등)에 넣고, 해당 ODD 내 ‘setup’을 더블 클릭하여 실행하면 된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5)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5)

프로그램 설치가 완료되면, 경우에 따라 프로그램 업데이트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 자동으로 진행되니 크게 신경 쓸 건 없다. 업데이트까지 마치면 이제 학습 단계에 따른 CD를 넣고 학습 언어를 추가하면 된다. ‘단계 1’이라 쓰여 있는 CD를 넣고 학습 언어를 추가한다. 한번에 5단계 전부를 추가하거나 나중에 한 단계씩 추가해도 된다(본 리뷰어는 5단계 모두를 추가했다. 5장의 CD에서 학습 콘텐츠를 복사하니 추가 시간이 제법 걸렸다).

언어가 추가되면서 CD에 들어 있는 콘텐츠가 컴퓨터로 복사된다. 때문에 한번 설치가 완료되면 각 단계 학습 때마다 CD를 넣을 필요가 없다. 학습 단계를 시작하면 맨 먼저 사용자 이름을 등록해야 한다. 사용자는 추가 등록할 수 있으며, 사용자 별로 학습 과정이 각각 유지된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6)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6)

사용자 등록이 완료되면 이제 학습할 언어 단계를 선택한다. 5단계까지 모두 설치했다면 5개 목록이 나타나며, 어느 단계를 선택하든 상관 없지만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학습을 위해 1단계부터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5단계로 갈수록 난이도는 당연히 높아진다.

끝으로 제품에 함께 들어 있는 헤드셋 마이크를 컴퓨터 USB 포트에 연결한다. 마이크 설정은 화면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라 하면 별 문제 없이 완료될 것이다. 본 리뷰어, 아니 본 학습자의 경우에도 헤드셋을 USB 포트에 꽂으니 별 다른 설정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MS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기준).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6)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6)

자 여기까지 사용 준비가 완료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로제타스톤을 학습할 차례다. 다만 여기서 본 리뷰어는 로제타스톤의 학습 방식을 체험하기 위해 전 단계 학습을 간단하게 진행할 것이다. 5단계를 모두 소화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로도 하루에 한번 주기적으로 로제타스톤을 학습할 것이다. 제품 리뷰가 아니라 개인 학습을 위해서다.

학습 기본 화면

초기 화면에서는 해당 단계에서 진행할 학습 목차를 모두 보여준다. 각 학습 단계는 4개 단원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1단계 1단원은 여행을 주제로, 2단원은 과거와 미래, 3단원은 친구와 사회생활, 4단원은 외식과 휴가로 진행된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7)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7)

화면 상단에 있는 마름모/네모 아이콘 배열로 학습 진행 상황을 표시하며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학습 페이지로 이동한다. 각 단원에는 발음, 어휘, 문법, 말하기, 듣기, 쓰기 학습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그냥 멀뚱멀뚱 바라 봐야 하는 교재보다 나은 재미와 몰입도를 제공한다. 본 학습자도 처음에는 좀 머쓱했으나 헤드셋을 쓰고 하나씩 따라 해 보니 이제는 문장만 나오면 무심코 중얼거리게 된다. 이것만 봐도 정확하고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외부 스피커보다 헤드셋으로 듣고 말하는 게 효과적이라 판단된다.

화면 최상단에는 프로그램 정보나 설정을 확인할 수 있는 아이콘과 처음 단계(사용자 선택)로 돌아갈 수 있는 아이콘, 학습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콘 등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윈도우 전체 화면이나 창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데, 창 모드로 실행하면 사전 프로그램 등을 옆에 띄워 두고 참고할 수 있다.

학습 진행 화면

로제타스톤의 기본 학습 화면은 IQ 테스트의 패턴/모양 일치 퀴즈처럼 교재가 제시하는 무언가를 학습자가 맞히는 형태다. 화면마다 학습자의 응답이 있어야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이는 무작정 바라 보고 있어야 하는 학습 방식에 비해 학습자로부터 흥미와 참여도를 유발할 수 있다. 기본적인 진행 형식은 교재가 원문을 말하고, 학습자는 그에 맞는 그림을 맞추는 방식이다. 원문이 상단에 표기되는데, ‘듣기’ 학습의 경우에는 원문 없이 귀로 듣고 그림을 선택해야 한다(일종의 듣기 평가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8)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8)

1단계의 1단원을 학습해 보니 나름대로 흥미 있었다. 무엇보다 다음 질문 화면으로 어떤 내용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가장 컸다. 1단계 처음부분에는 거의 초등학교 수준의 단어를 다루고 있어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3단원 이상으로 가면 3, 4형식의 단문도 많이 출제되어 나름대로 수준 있는 학습이 될 수 있을 듯했다.

학습 시간은 생각보다 꽤 소요된다. 1단계 1단원을 쉬지 않고 집중하여 학습해 보니 꼬박 3시간 정도가 걸렸다. 학습자와 양방향(듣기, 말하기, 쓰기 등)으로 학습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러하다. 기초 단원에서 이 정도니 단원이나 단계가 거듭될수록 학습 시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학습해 보니 로제타스톤은 한꺼번에 많은 분량보다는 하루 30분 ~ 1시간 정도 꾸준히 학습하는 게 효과적일 듯하다.

단원 마지막의 복습 단계인 ‘마일스톤’도 인상적이다. 여러 장의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면서 하나의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학습자의 시선에 따라 상황을 연출하고 그에 맞는 대화를 완성하는 형식이다. 예를 들어, 1단계 2단원의 마일스톤은 버스에 탄 학습자가 한 중국인 남매를 만나 간단한 대화를 주고 받은 뒤, 책을 두고 내린 남매에게 책을 찾아 건네 주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처럼 기존 영어교재의 건조한 대화 방식과 달리, 다양한 사진을 시간 순서와 시선에 따라 참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로제타스톤식 학습법의 특징이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9)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9)

오디오 컴패니언 CD는 무슨 용도?

앞서 언급한 대로, 로제타스톤 V3(퍼스널) 버전은 총 26장의 CD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5단계 학습과 관련된 6장(설치/실행 CD + 단계별 콘텐츠 CD)를 제외한 20여장의 CD는 각 단계별 음성이 담겨 있는 오디오 CD다. 단계별 학습에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고, CD 플레이어로 재생하거나 MP3 파일로 변환하여 스마트폰 등으로 본문 내용을 반복 청취할 수 있도록 한 보조 CD다. 반복형 복습에 충분히 유용하겠지만, MP3로 변환한 파일을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아쉽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10)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10)

본 학습자의 경우 오디오 컴패니언 CD를 자동차 CD 플레이어에서 주로 들었다. 즉 주의 있게 학습한다기 보다는 운전하면서 막연하게 틀어 놓은 정도였다. 따라서 이 CD 자체로 큰 학습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겠고, 단계별 콘텐츠 CD로 학습했던 내용을 복습하는 수준으로는 나름대로 괜찮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습에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다 보니, 20여 장의 오디오 CD가 제품 패키지 단가만 높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물론 누군가에게는 대단히 유용할 수도 있겠지만).

“2주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번 1일차 리뷰에서는 로제타스톤의 패키지 구성과 기본적인 설치, 사용방법, 그리고 학습 화면 등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 봤다. 제품 구성과 외형적인 모습은 위에서 본 것이 전부다. 80여 만원을 호가하는(2011년 4월 초, V3 퍼스널 패키지 기준) 영어 교재치고는 뭔가 부실하다 느껴질 수도 있다. 그 동안 패키지를 열면 CD나 테이프, 서적 등이 한 가득 담겨 있는 교재만 접했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3주간의 본격적인 학습에 임하기 앞서, 본 학습자는 로제타스톤의 학습 방식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다. 그리고 그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체험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가격에 비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확인하려 한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11)
영어를 모국어처럼 – 로제타스톤 버전 3 (1부) (11)

2주 학습 후에 이어질 2일차(데일리 리뷰가 아니라 위클리 리뷰가 되겠다) 리뷰에서는 30대 후반의 본 학습자와 7살배기 아이의 시선으로 체험한 로제타스톤의 학습 효과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하루 30분씩 꾸준히 학습할 것이며, 본 학습자는 4단계부터, 7살배기 학습자는 1단계부터 진행할 것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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