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인포플라 "Record & Replay 업무자동화, 온프레미스로 풀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최대 화두는 AI, 그리고 이에 기반한 업무 자동화다. 하지만 AI 기술을 도입하기만 하면 업무 효율이 곧바로 향상될 것이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어떤 AI를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 이를 이용해 어떤 업무를 어떻게 자동화할 것인지 등의 방법론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상태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특히 AI에게 업무를 맡기기 위해 절차를 하나하나 프롬프트나 스크립트로 풀어써야 하고, 화면상의 UI가 바뀌었을 땐, 또다시 수정을 해야 하는 등 이를 시험적으로 적용해가며 각종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조건에 따라 다르게 처리하거나 반복되는 값을 다뤄야 하는 업무라면, 결국 개발 지식을 갖춘 인력의 손을 빌려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AI가 오히려 일을 늘리는 셈이다.
이런 시행착오가 특히 두드러지는 곳이 각 기관이 자체 구축한 ERP, 그룹웨어 같은 내부 업무 시스템이다. 화면 구조와 업무 규칙이 기관마다 제각각이다 보니, 아무리 프롬프트로 자세히 설명해도 범용 AI 모델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는 방식이 이른바 'Record & Replay'로 불리는 '시연 기반 자동화'다. 사용자가 화면에서 업무를 한 번 시연하면 AI가 이를 학습해 재사용 가능한 '스킬'로 만들고, 이후 반복 수행하는 방식이다. 복잡한 프롬프트나 스크립트 작성 없이, 말 그대로 '보여주기'만으로 자동화를 완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흐름에 글로벌 빅테크도 잇달아 합류했다. 특히 오픈AI가 지난 6월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Codex)'에 'Record & Replay' 기능을 도입하면서 시장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반복 작업을 한 번 시연하면 코덱스가 이를 분석해 재사용 가능한 스킬로 만들고, 이후엔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존 매크로나 RPA가 클릭 좌표와 키 입력을 그대로 녹화해 재생했다면, 코덱스는 동작 자체가 아니라 워크플로우의 '의도'를 이해한다는 차이가 있다.

앤트로픽 역시 한 달여 만에 비슷한 기능으로 응수했다. 7월 21일, 클로드 데스크톱 앱의 협업 기능 '코워크(Cowork)'에 'Record a skill' 기능을 추가한 것. 사용자가 화면을 녹화하며 작업 과정을 음성으로 설명하면, 클로드가 이를 재사용 가능한 스킬로 변환해준다. 경쟁 관계인 두 회사가 한 달 남짓한 간격을 두고 유사한 방향의 기능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업계에서는 '시연 기반 자동화'가 업무 자동화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들 기능은 현재 모두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한다. 화면에 표시되는 내용과 업무 데이터가 처리를 위해 자사 서버 등 외부로 전송되는 구조이다 보니, 기밀·민감 정보를 다루는 현장에는 곧바로 적용하기 어렵다. 여기에 특정 운영체제 전용, 특정 지역 제외, 특정 요금제 한정 등 도입 환경상의 제약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인포플라, 빅테크보다 앞서 온프레미스 기반 Record & Replay 구현
이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AI 기반 IT 자동화 솔루션 전문 기업 '인포플라(Infofla, 대표 최인묵)'다. 인포플라의 B2B 업무 자동화 에이전트 '셀토(Selto)'의 시연 기반 자동화 기능은 클라우드가 아닌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제공된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시점이다. 인포플라는 글로벌 빅테크가 관련 기능을 잇달아 출시하기 이전부터, 이미 이 방식을 B2B 현장에 적용해왔다. 2019년 설립된 인포플라는 실시간 객체인식 RPA '알파카(RPACA)', AI 기반 통합 매니지먼트 시스템 '아이톰스(ITOMS)' 등을 선보이며 업무 자동화 시장에서 존재감을 쌓아왔고, 이후 LLM(거대 언어 모델)에 이미지 처리 능력을 더해 자체 개발한 VLM(Vision Language Model) 기반 에이전트 'VLAgent'를 선보였다. 셀토는 이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셀토는 지난해 7월 V2 업데이트를 통해 AI가 학습한 화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 조건에 따라 다르게 동작하는 'if(조건 분기)' 기능, 반복되는 정보를 변수로 저장하는 '변수 기능' 등을 추가하며 완성도를 높인 바 있다. 이런 기반 위에 시연 기반 자동화까지 온프레미스로 구현해낸 셈이다. 시연 기반 자동화에서는 이런 기능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용자가 화면에서 업무를 한 번 시연하면 셀토가 조건과 반복 규칙을 스스로 파악해 스킬로 구성하기 때문에, 개발 지식이 없는 현업 담당자도 자신의 업무를 직접 자동화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셀토는 내부 업무를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관의 업무 데이터와 시스템 환경을 함께 학습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관에 최적화된 전용 모델로 발전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범용 클라우드 모델이 알지 못하는 내부 시스템을 현장에서 직접 익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쓰면 쓸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물론 온프레미스 방식이므로 이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역시 기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최인묵 인포플라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인포플라의 업무 자동화 솔루션은 이미 모 중앙부처 1등급 사이트와 유명 쇼핑몰 등에서 실증을 거쳤고 모 대학과 정부 사이트 장애 모니터링 등 공공 영역에서도 도입 사례가 있다"라며, "글로벌 빅테크에서 Record & Replay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우리는 이미 온프레미스에서 시연 기반 자동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이는 특히 보안이 중요한 공공·금융 현장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