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 경기도 미래산업과장 "퓨처쇼, 미래 기술 체험과 상생의 장으로 기획"
[IT동아 남시현 기자]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그다음에 오는 전체 문장을 들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전체 문장은 ‘인간의 지식과 힘은 일치한다, 왜냐하면 원인을 모르면 결과를 낳는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시중을 들지 않으면 안 된다. 사색에서의 원인은 작업에서의 규칙에 대응한다’다. 이 문구는 프랜시스 베이컨이 주창한 경험론을 관통하는 문구로, 어떤 현상을 이해함으로써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가 주장한 경험론은 오늘날 과학적 방법의 토대가 되고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문장처럼, 현대 사회에서 아는 것은 힘이다. 단어로만 접해본 것들은 경험하기 전까지는 추측에 불과하고,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경험해 본 사람의 지식을 흉내 낼 수 없다. 지식과 정보가 바탕이 되는 4차 산업 시대도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은 기존의 산업과 정보 통신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인공 지능과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것이 초지능화하고, 통신 기술을 통해 모든 것이 초연결된다. 완전히 새롭게 등장하는 개념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 만큼, 계속 경험하고 체험해서 지식을 쌓는 노력이 필요하다.
퓨처쇼 2021, 7일 개막해 오는 10일까지 개최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퓨쳐쇼 2021’이 "아는 것이 힘이다"는 문장과 뜻을 같이한다. 퓨처쇼 2021은 일상 속 거리에서 미래 기술을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기 위한 자리로, 지난해 의정부시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두 번째로 개최되는 행사다. 퓨처쇼 2021은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이하 AR)이나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등 아직까지 생소하지만 곧 우리 일상에 녹아들 미래 기술들을 경기도민 모두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올해 행사는 시흥시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배곧 아브뉴프랑 일대에서 진행되며, 지난 7일 본 일정에 돌입해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퓨처쇼 2021을 준비한 경기도 경제실 박종일 미래산업과장을 만나 퓨처쇼에 대한 개요부터, 경기도가 생각하는 미래 기술에 대한 방향까지 들어보았다. 우선 박 과장이 이끌고 있는 ‘미래산업과’에 대한 소개와 본인의 역할에 대해 질문했다. 박 과장은 “미래산업과는 미래에 실현 가능한 기술 혹은 산업화가 가능한 기술을 도민과 기업이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산업화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나 4차 산업 시대에서 소외되는 도민이 없도록 공공의 입장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미래 명언 하나를 소개했다. 박 과장은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그래서 퓨처쇼는 도민들이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도록 소개하며, 직접 체험하는 것에 가치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역 상권이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을 찾기 위한 목적도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꼭 상권의 활성화를 담보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퓨처쇼가 대중들에게 미래 기술을 소개하는 역할로서도 중요하지만,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공공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는 목적으로도 진행된다는 의미다.
‘디지털 산책’ 표방하는 퓨처쇼, 어떤 내용 담았나
두 번째로 진행되는 퓨처쇼가 경기도 시흥에서 열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시흥시의 자연 환경과 첨단 기술을 연관 지어 대답했다. “시흥시는 자연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경기도의 대표 미래 도시 중 하나며, 미래 기술과 미래 사회, 미래의 우리 모습을 전파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자율 주행 차량이나 공공 의료 혁신, 친환경 공원 도시 조성 등 우리 일상에서 미래의 혁신을 선도하는 모습이 ‘디지털 산책’을 표방하는 퓨처쇼의 맥락과도 일치한다”라고 답했다.
온라인 비중이 높았던 작년과 비교해, 올해 퓨처쇼 2021은 오프라인 체험 행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방역과 관련된 대책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퓨처쇼의 관람은 한 마디로 디지털 산책이다. 시민들은 익숙한 지역 상권의 공간에 마련된 퓨처쇼 행사장을 산책하듯이 참여하실 수 있다”라면서, “모든 부스는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한다. 일단 부스에서 진행되는 체험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기자 등록을 한 다음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때 부스별로 준비된 집기류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 지침에 따라 운영되며, 방역 전문가들이 상시 대기하며 전체 공간 분무형 소독과 체험기기 수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시민들이 안심하고 방문하실 수 있도록 방역센터 부스를 시계탑 근처에 배치했고,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진 일일 사전 교육과 긴급 연락망도 갖추고 있으니 안심하고 참여하시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도민 중심의, 도민을 위한 행사로 기획돼
작년과 올해에 이어 퓨처쇼는 도민이 중심이 되는, 도민을 위한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퓨처쇼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박 과장은 근본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미래에는 다양한 기술들이 상용화되겠지만, 본질은 기술 자체보다도 기술을 사용하는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있다. 사용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하지 않는 기술은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민이 중심이 돼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결국 기술 개발자들과 전문가들은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장이 필요하고,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연구실을 나와 고객을 찾기 위한 방법이 퓨처쇼다. 또한 도민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찾기 위해 컨벤션 센터나 전시회를 찾는 게 아니라 가족들과 퓨처쇼를 방문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퓨처쇼는 단순한 전시 체험의 맥락을 넘어서, 우리나라 4차 산업 생태계의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고 서로 돕는 취지의 목적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퓨처쇼 2021에서 주목할 만한 서비스나 기업에 대한 소개도 함께 부탁했다. 박 과장은 “퓨처쇼에서 다루고 있는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 혼합 현실, 메타버스 등의 기술은 이제 언론이나 영화에서는 자주 등장하지만 여전히 실생활에서는 접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퓨처쇼에 오신다면 이런 기술들을 시민 눈높이에 맞게 체험하며 이해할 수 있다”라면서, 스마트 미러와 메타버스 매장 가상화 솔루션, 그리고 메타버스 인공 지능 라이브 콘서트를 연이어 소개했다.
스마트 미러는 실제 촬영한 사진과 다양한 헤어스타일 및 염색 데이터를 혼합해 가상으로 헤어스타일을 보여주는 AR 서비스다. 별도 부스가 있지만, 배곧 아브뉴프랑에 위치한 ‘이철헤어커커 배곧 신도시점’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배곧 아브뉴프랑 광장 내 패션 브랜드 ‘엠씨몰’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매장 가상화 솔루션과 VR 패션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과 VR 기기만 있다면 엠씨몰의 가상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인공 지능이 작곡한 연주곡과 디지털 휴먼이 출현하는 콘서트, 오는 9일 오후 8시에 배곧 생명공원 일대에서 진행될 드론 라이트쇼도 주요 볼거리로 손꼽았다.
퓨처쇼, 미래 경험으로 다같이 발전하는 사회 그린다
박종일 과장을 통해 들어본 퓨처쇼 2021은 단순히 미래 사회를 체험해보는 것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는 시민과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한 역할임을 알 수 있었다. 퓨처쇼의 중심에 상권 연계 프로그램이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 과장은 “미국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혁신상을 수상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좋은 기술은 우리 일상을 편리하게 하는 기술이지만, 고객 접점은 소상공인 시장에서 발생한다. 좋은 기술이 소상공인 서비스에 접목된다면 고객과의 만남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국가 전체에 이바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퓨처쇼를 통해서 디지털 전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적 가치를 실현함과 더불어, 소상공인과 연계하는 지원을 통해 상권을 되살리고 기업들은 미래 혁신에 도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말문을 맺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