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도시공유플랫폼(3) 가장 앞선 무인 주류 자판기 아이스고, 가치 입증하라

[IT동아 차주경 기자] 인공지능 상품 인식과 편리한 모바일 결제, 얼굴인식 성인인증 기술을 갖춘 무인 주류 자판기 ‘AISS GO 4.0(아이스고 4.0)’을 내놓은 도시공유플랫폼. 박진석 도시공유플랫폼 대표는 최근 바쁜 나날을 보낸다. 아이스고 4.0의 성능, 대기업의 무인 주류 자판기보다 싼 가격 등 장점이 알려지며 제휴 문의가 늘어난 덕분이다.

소상공인 위한 기술과 취지 앞세운 도시공유플랫폼, MOU 제안과 투자 심사 속속

도시공유플랫폼은 카카오와 MOU를 맺고 간편결제 서비스 ‘지갑 QR코드’를 도입한다. 이제 소상공인들은 카카오 간편결제 기능을 갖춘 아이스고 4.0을 매장에 설치해 심야, 새벽 등 유휴 시간에 추가 수익을 올린다. 양주일 카카오 부대표는 “소상공인이 노동력은 줄이고 수익은 높이도록 도시공유플랫폼과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시공유플랫폼 아이스고 4.0을 쓰는 사람들. 출처 = 도시공유플랫폼
도시공유플랫폼 아이스고 4.0을 쓰는 사람들. 출처 = 도시공유플랫폼

NHN도 도시공유플랫폼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소상공인 스마트 상점 구축과 활성화라는 공통 목표 아래 무인 매장 솔루션 플랫폼을 구축한다. NHN은 아이스고 4.0에 얼굴인식과 페이코 모바일 간편결제를 접목한다. 소상공인 무인 매장 창업 모델도 함께 연구할 예정이다. 박근한 NHN AI사업본부장은 “NHN의 기술과 콘텐츠로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사회공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시공유플랫폼이 세운 한국형 무인매장 ‘아이스고 24’는 경기 성남 1호점에 이어 곧 2호점이 생긴다. 중소 프랜차이즈와 소상공인으로부터 무인 매장을 공동 설치·운영하자는 제안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스케일업 팀은 박진석 대표를 다시 만났다. 비즈니스모델 분석(BM) 결과, 도시공유플랫폼과 아이스고 4.0이 넘어야 할 산은 높았다. CU와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대기업이 무인 주류 자판기를 앞다퉈 도입한다. 기기 가격과 설치 장소 경쟁이 격렬하게 벌어질 것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싸움이라니, 다윗과 골리앗의 그것이 떠오른다.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겨뤄야 하지만, 박진석 대표는 여전히 웃으며 말한다. 소상공인과 함께 만든 아이스고 4.0이기에, 이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알고 또 가장 잘 만족한다는 믿음과 자신이 있어서다. 아이스고 4.0의 가격을 대기업 제품의 절반 이하로 정한 것도 소상공인을 배려한 조치다.

스케일업 팀을 만난 박진석 대표(왼쪽 첫번째)
스케일업 팀을 만난 박진석 대표(왼쪽 첫번째)

하지만, 풀기 어려운 문제가 남았다. 투자 유치다. 아무리 기술과 취지가 좋더라도 투자가, 생산비가 없으면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

다행히 최근 도시공유플랫폼에 투자한다는 VC와 기업이 나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적확하고 정밀한 투자 유치 전략을 짜는 것이다. 스케일업팀은 도시공유플랫폼의 투자 전략을 다듬어줄 전문가로 김유광 한국벤처컨설팅 이사를 섭외했다. 10년 이상 투자 업계에 몸 담으면서 숱한 투자건을 다뤘고, 그 자신이 투자자이기도 한 전문가다.

투자 유치할때 중요하게 여길 것은 금액이 아니라 파트너십

김유광 이사 : 한국벤처투자컨설팅 김유광입니다. 사실 도시공유플랫폼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최근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서 좋습니다. 축하합니다. 우선 투자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박진석 대표님은 도시공유플랫폼을 본 궤도에 올려놓기까지 투자금을 얼마나 유치하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지금까지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박진석 대표 : 감사합니다. 저는 도시공유플랫폼을 본 궤도에 올리기까지 필요한 투자 금액을 약 30억원으로 생각합니다. AI 주류 판매 규제 샌드박스 최초 기업이라는 상징성, 소상공인의 불만을 반영해 성능을 개량한 무인 주류 판매기 아이스고4.0을 앞세워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선정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산업은행의 지원과 매칭 펀드 제안,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의 투자도 받았습니다. 신용보증기금도 연락을 주더군요.

상담 중인 박진석 대표(왼쪽)와 김유광 한국벤처투자컨설팅 이사(오른쪽)
상담 중인 박진석 대표(왼쪽)와 김유광 한국벤처투자컨설팅 이사(오른쪽)

김유광 이사 : 그렇군요. 투자를 유치할때 주의할 점은 조건을 주의깊게 봐야 하는 것입니다.

찰흙을 빗대 투자를 받는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회사의 가치를 찰흙덩어리 크기로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회사의 밸류가 낮은상태에서 초기 투자를 크게 받으면 회사의 경영권이 위태로울수 있습니다. 투자를 받는 금액의 덩어리가 더 크게 되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따라서 투자를 처음부터 너무 많이 받는것은 좋지 않아요. 필요한만큼보다 약간 더 받는다는 생각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의 성장에 맞춰 다음 단계의 투자를 받기가 용이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다음 투자자의 참여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으니, 무조건 처음부터 금액이 큰 투자를 받는 것이 능사는 아니에요.

저는 주요 투자자, 즉 파트너십을 맺고 오래 함께할만한 투자자를 먼저 유치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투자자를 모으는 방법을 권합니다. 그래야 도시공유플랫폼에게 의미 있는, 금액이 아니라 비전을 나누고 함께 갈 투자자를 찾습니다.

현실적으로 필요에 의해 여러 투자자를 만나며 어장관리를 하더라도, 확실한 의지를 가진 앵커투자자를 선택하고, 그 투자자를 중심으로 성향이 맞는 투자자들을 모으는 것이 필요합니다. 투자 유치를 많이 이루기보다는, 회사에 도움과 의미를 주는 투자를 유치해야 합니다.

상담 중인 김유광 한국벤처투자컨설팅 이사(왼쪽)와 박진석 대표(가운데)
상담 중인 김유광 한국벤처투자컨설팅 이사(왼쪽)와 박진석 대표(가운데)

투자자의 목적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VC나 상장사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투자를 제안해요. 돈을 잘 벌고 있는 기업이라도 분명 목적을 갖고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그러면 스타트업은 왜 기업이 우리의 기술이나 상품을 필요로 하는지, 왜 기업이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으려 하는지를 생각해야 해요.

상장사는 주가를 올리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기술, 자금, 그 자신의 투자 유치와 주가 부양 등 많은 것을 얻으니까요. 그러다 상장사가 다른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남녀가 만나 결혼할때, 처음 보자마자 바로 결혼하는 경우는 드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투자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 받으려 하는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 이전에 사업을 같이 했던 파트너와의 연합은 예외에요. 이런 연합은 많으면 좋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정부 지원 고마워...소상공인 바라보고 나가겠다”

도시공유플랫폼이 비전 센서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모습
도시공유플랫폼이 비전 센서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모습

박진석 대표 : 기술이야말로 저희 자랑이에요. 주류 무인 판매기 규제특례를 지금은 여러곳이 받았지만, 가장 처음 받은곳은 도시공유플랫폼입니다. 그러니 경력도 가장 오래됐고 기술의 완성도도 높죠. 게다가 저희는 창업 초기부터 소상공인과 상생하는것을 목표로 잡았어요. 왜 무인 판매기의 첫 아이템을 주류와 담배로 잡았겠습니까? 소상공인에게 가장 큰 매출을 올려주는 것이 주류와 담배라서입니다.

한편으로는 주류 무인 판매기가 청소년 일탈, 술담배 구입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이스고 4.0은 오히려 이를 막을뿐 아니라 소상공인의 피해까지 막는 기술이라고 설득했어요. 성인 흉내를 내는 청소년을 알아보지 못하고 술과 담배를 팔았다가 수백만원대 과태료를 내는 소상공인들이 많았습니다. 이건 꼭 막고 싶었어요.

이런 악순환을 제도로 막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순간에도 피해는 늘어납니다. 그래서 도시공유플랫폼은 기술로 단시간에 막으려 했고, 이 생각을 인정받아 규제특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도시공유플랫폼은 창업 초기부터 대기업과의 협업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서요. 대기업과 협업해 도시공유플랫폼의 밸류(가치)를 높이는것보다 소상공인에게 당장 수익을 주는 방법을 고심했습니다. 정부 부처 모 사무관도 이 점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 점을 투자자들이 꼭 알아줬으면 해요.

투자와 차별화 두마리 토끼 잡을 전략은 ‘실질적 데이터’

김유광 이사 : 네.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려는 취지는 정말 좋습니다. 아이스고 4.0은 어떻게 수익을 내나요? 운영 사례가 있나요?

박진석 대표 : 단일 기기로 운용 가능하지만, 우선은 기기를 여러대 설치한 무인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현대지식산업센터에 30평 규모로, 아이스고 4.0 16대를 설치해 아이스고24 1호점을 세웠습니다. 2호점도 곧 개설 예정입니다. 소비자에게 아이스고 4.0을 알리고 사용 경험을 주려 세운 매장이에요.

아이스고 24 매장. 출처 = 도시공유플랫폼
아이스고 24 매장. 출처 = 도시공유플랫폼

김유광 이사 : 그렇군요. 그러면 워킹 데이터를 뽑아야 합니다. 30평 규모에 아이스고 4.0을 16대 설치한 무인매장의 하루, 주간, 월간 매출은 각각 어느정도인지 계산해보세요. 나아가 아이스고 4.0을 단일 기기로 운용할때의 매출, 아파트나 주택가나 기존 소상공인 매장 등 설치 장소별 매출 등 ‘영양가 있는 데이터’를 골고루 뽑아야 합니다.

보여주기 위한 매장은 낭비입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이걸 자랑해요. ‘얼굴인식과 모바일 결제 되는 AI 무인 주류 자판기가 나왔다’고 자랑만 하면, 보고 듣는 사람은 ‘네, 참 신기하네요’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하지만, ‘매장 안 2평 남짓한 공간에 설치만 하면, 영업이 끝난 24시~08시동안 월 100만원 추가 수익을 내는 AI 무인 주류 자판기가 나왔다’고 말해보세요. 보고 듣는 사람은 ‘네, 그럼 이 기술을 저희가 도입하면 어느 정도의 매출이 나올까요?’라고 더 자세히 물어볼 겁니다. 여기에서부터 대화와 발전이 시작됩니다.

나아가 이 결과를 투자자에게 자랑스레 이야기하면 됩니다. 아이스고 4.0을 아파트, 기숙사, 사무실 등에 한두대 설치하는 것만으로 월 수백만원 수준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요. 유휴 시간에 수익을 내는데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돈 만들어주는 기기인 셈인데, 여기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도 없고요.

아이스고 24 매장. 출처 = 도시공유플랫폼
아이스고 24 매장. 출처 = 도시공유플랫폼

박진석 대표 : 그렇군요. 실질적 데이터라니, 믿음직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데이터를 뽑으려 아이스고 4.0을 설치하고 매장을 꾸미려면 자금이 필요합니다. 사실, 시뮬레이션은 여러번 해봤고 유휴 시간에 수익을 낸다는 확신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품 생산비가 빠듯한 점이 마음에 걸리네요.

김유광 이사 : 그래도 결국 도시공유플랫폼이 해야 합니다. 아이스고 4.0만 판매하고 임대료, 운영비는 투자자가 내는 모델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와 함께 데이터를 만들면 데이터의 진실성, 순수성이 훼손됩니다. 투자자는 임대료와 운영비를 회수해야 하니 기기를 더 오래 운용한다거나, 장사가 잘 될만한 곳에 배치한다든지 하겠지요. 그 과정에서 데이터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투자 기회마저 놓치게 돼요. 실질적 데이터의 기준, 운영 정책은 오롯이 도시공유플랫폼이 세워야 합니다. 그래야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세웁니다.

박진석 대표 : 네. 이전에도 실질적 데이터를 얻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스고 4.0을 골프 연습장에 배치해 장소에 따라 활용 빈도가 크게 바뀐다는 데이터를 그렇게 얻었습니다.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 소상공인진흥공단 등 믿음직한 파트너가 합류했으니 다양한 데이터를 빨리 추출하겠습니다. 도시공유플랫폼의 원래 목적인 퇴근 후, 야간과 새벽 시간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데이터를 가장 먼저 뽑아야겠네요.

스타트업, 끊임없이 차별화 시도하고 직접 뛰어라

김유광 이사 : 도시공유플랫폼은 가능성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가능성을 100% 발휘하고 또 활용하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워요. 지금은 투자를 유치할 시점입니다. 그래야 목표를 이루려 나아갈 수 있습니다. 시간 싸움이에요. 대표께서 직접 나서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투자 업계도 주목합니다. 투자 업계는 눈치를 많이 봅니다. 빨리 움직이는 스타트업이 투자자의 눈길을 끕니다.

아이스고 4.0 이동 로봇 개념도. 출처 = 도시고유플랫폼
아이스고 4.0 이동 로봇 개념도. 출처 = 도시고유플랫폼

박진석 대표 : 일은 정말 많이 했습니다. 투자자들을 만나면 거의 모두 ‘대형 플랫폼과 MOU를 체결하거나 서비스 연동을 했는지’ 묻더군요. 그래서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과 제휴를 맺었더니 실제로 달라졌습니다. 아이스고 4.0과 도시공유플랫폼의 기술이 조금 더 널리 알려진 덕분에 대기업과 무인 판매 자율동작 로봇 연구개발도 협업하게 됐습니다.

김유광 이사 : 대기업과의 제휴는 좋지요.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문, 자료 요청은 많은데 업무 진척은 더딘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 성과를 만들고 자금을 유치하기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무인 판매 자율동작 로봇 연구개발이라면 짧게 잡아도 1년은 걸릴 겁니다. 게다가 이 프로젝트에 도시공유플랫폼의 자원을 투입할 일도 생길 겁니다. 업무의 균형을 잘 잡으세요. 사업과 운영 비용도 꼭 청구해 받아야 합니다.

참, 투자를 유치하려면 IR 자료도 잘 꾸며야 합니다. 회사와 잘 어울리는, 회사의 기술과 장점, 나아가 비전을 알리도록 IR 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박진석 대표 : 네. IR 자료도 제작 지원을 받아서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IR 자료를 만드는 것도 참 힘드네요. 어떤 투자자는 기술을 중요시하는가 하면, 또 어떤 투자자는 매출을 중요시합니다. 도시공유플랫폼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정부 지원 가운데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전문가 멘토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투자를 조언하는 김유광 이사
투자를 조언하는 김유광 이사

김유광 이사 : 차별화를 노려야 합니다. 사명과 목표를 갖고 연구개발에 몰두하는 스타트업이 있는가 하면, 정부 지원만 노리는 생계형 스타트업도 있어요. 도시공유플랫폼은 전자입니다. 그렇다면 사명과 목표를 가진 스타트업만 만들수 있는 실질적 데이터를 보여줘야 합니다. 생계형이 아닌, 소상공인과 함께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해요.

스타트업 대표들이 어려워하는 일,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이 투자 유치입니다. 투자가 제때 들어오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대표가 투자를 유치하려 악전고투할 때에도 인건비와 개발비는 꼬박꼬박 나가고, 이 시간이 길어지면 스타트업이 쓰러집니다. 투자 유치 시간을 줄이려면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핵심 포인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단기간에 내세울만한 성과를 내야 합니다.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너무 크게 기대하지 마세요. 직접 뛰어야 합니다. 아무리 친한 기업이라 해도 내 일을 대신 해주지는 않아요. 잔치에 사람이 많이 오면 겉으로는 좋아보이지만, 사실은 준비할 음식이 많아지고 치워야 할 것도 늘어납니다. 단시간에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내고, 이 성과를 투자자에게 직접 보여줘야 합니다.

투자 유치하려면 기업의 ‘가치’를 ‘증명’하라

박진석 대표 : 오늘 이야기 명심하겠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무인 주류 판매기 시장이 활발해졌습니다. 아무리 기술이나 상품이 좋아도 시장 흐름을 타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더군요. 실질적 데이터를 만들어 이 흐름을 잘 타겠습니다.

아이스고 4.0 설명을 듣는 김유광 이사
아이스고 4.0 설명을 듣는 김유광 이사

김유광 이사 : 모든 회사가 우리 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우리 상품이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다고 강조합니다. 소비자에게 가치를 준다고 주장해요. 그런데, 이걸 증명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기술과 상품이 최고라고 말하는 것은 쉽습니다. 증명하는 것이 어렵죠.

특히 무인 주류 판매기 시장은 이제 태동기입니다. 가치를 준다고, 미래를 연다고 말은 많이 나오지만, 무인 주류 판매기가 얼마나 사람을 모으고 유휴 공간에서 어느 정도의 부가가치를 만들고 소상공인과 유통가에게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주는지 증명한 곳은 단 한곳도 없어요.

도시공유플랫폼와 아이스고 4.0이 최초로 이걸 증명해보세요. 그러면 소비자와 투자자, 시장 시선 모두를 사로잡을 겁니다.

소상공인의 매장 유휴공간에 설치된 아이스고 4.0. 출처 = 도시공유플랫폼
소상공인의 매장 유휴공간에 설치된 아이스고 4.0. 출처 = 도시공유플랫폼

박진석 대표는 두시간 넘게 김유광 이사와 대화하며 단 한번도 ‘대기업의 무인 주류 판매기를 이길 방법’을 묻지 않았다. 대신 소상공인에게 어떻게 아이스고 4.0의 장점을 알릴지, 어떻게 추가 수익을 가져다줄지를 수차례 되물었다. 그의 진심이 투자자들에게, 소상공인에게 온전히 전해지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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