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가 뭐길래] ‘투자 자산’ 미술품, 어떻게 골라야 할까?

불안한 주식, 요동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기약 없는 시장에 지친 투자자들이 새롭게 관심을 보이는 투자처가 있습니다.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미술품인데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아트테크(Art-Tech, 예술을 뜻하는 Art와 재테크를 합성한 말로, 여러 사람이 적은 금액을 투자해 미술 작품의 소유권을 나누는 재테크)’라고 말이죠. 다만, 주의할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무리 안전한 자산일지라도, 사전에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하죠. 이에 점점 관심 받고 있는 아트테크 속에서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는, 도움될만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합니다.

미술품, 어떻게 골라야 하나

어떤 자료든 검색 몇 번이면 접근할 수 있는 시대다. 미술품 역시 마찬가지다. 경매 기록이나 가격 등 여러 정보를 아트테크 플랫폼이나 미술시장 리포트 등 다양한 매체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 ‘억’ 소리 나는 미술품 가격을 보고 있자면, 문득 생겨나는 궁금증 하나가 있다. 미술품 가격은 왜 이렇게 비싼걸까? 대체 미술품의 가치는 무엇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걸까?

명작 VS 블루칩

보통 미술품 가치를 생각하다보면 명작(名作)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여기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명작’과 ‘블루칩’이다. 명작을 풀어보자면, ‘이름난 작품’이다. 이때 선정 기준은 대중성이다. 즉, 주관적인 개념에 가깝다. 누군가에겐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여기에 비하면, 블루칩(Blue-chip)은 사뭇 대조적이다. 포커에서 사용하는 컬러칩 중 파란색 칩의 가치가 가장 높다는 데서 유래한 블루칩은, 오늘날 수익성∙성장성∙안정성 등 상품 가치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다. 확실하게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한다. 명작과 블루칩은 바로 이 지점에서 달라진다. 명작은 주관적인 개념으로 선정한 작품이라면, 블루칩은 상대적으로 객관적으로 선정한 작품이다. ‘미술품 투자’ 아트테크는,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대부분 명작이 아닌 블루칩 미술품을 대상으로 한다.

블루칩 미술품을 가르는 6가지 기준

미술품 중 ‘블루칩’ 작품은 어떻게 구분할까? 아트테크 플랫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TESSA(이하 테사)는 작품당 최근 3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크게 6가지 요소를 확인한다.

경매 횟수 연 100회 이상

첫 번째는 작품의 경매 횟수다. 작품이 경매에서 거래된 횟수가 많다는 것은 미술시장 내에서 유동성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동성은 곧 자산을 손실 없이 화폐로 바꿀 수 있는 안정성을 의미하므로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다룰 경우 유동성이 높은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 테사는 경매에서 연 100회 이상 거래된 작품을 블루칩으로 간주한다.

연평균 경매 거래 금액 최소 1,000만 달러

두 번째는 작품의 연평균 경매 거래 금액이다.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은 미술시장에서 연평균 거래 금액 1억 달러 이상인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없으나, 100만 달러 이상인 경우는 신진작가 사이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테사는 이 사이 금액대인 1,000만 달러를 블루칩 미술품의 연평균 경매 거래 금액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앞서 소개한 ‘경매 횟수 연 100회 이상’을 적용하면, 블루칩 미술품의 작품당 가격은 평균 10만 달러(한화 약 1억 원)다.

경매 유찰율 30 % 이하

세 번째는 경매 유찰율이다. 유찰이란, 경매 무효 처리다. 쉽게 말해 낙찰의 반댓말이다. 유찰 이유는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거나, 제시한 금액이 내정가에 미치지 못했다는 등 다양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유찰율이 낮은 작품일수록 미술시장 내 수요가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술품 투자 시 추후 작품 매각을 고려해 유찰율이 낮은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유사 작품 연평균 가치 상승률 15% ~ 20% 이상

네 번째는 유사 작품의 연평균 가치 상승률이다. 유사 작품이란, 동일한 작가가 동일한 소재 및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 중 제작년도, 크기, 주제 등이 같은 것을 뜻한다. 구매를 염두하는 미술품과 최대한 비슷한 작품인 만큼 향후 가치 상승률을 예상해 볼 수 있는데, 테사는 유사 작품의 최근 3년간 연평균 가치 상승률 15%~20% 이상인 작품을 블루칩 미술품으로 간주한다.

Artprice 랭킹 200위 이내 포함

아트프라이스(Artprice)란, 미술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다. 방대한 미술품 및 경매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매년 미술품 지수를 산출해 발표하는데, 이를 주요 화폐 및 타 금융지수와 비교 제공해 해당 데이터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아트프라이스가 발표하는 미술품 지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테사는 ‘지난 해의 경매 총 거래가’ 랭킹을 참고해 200위 내 작품을 블루칩으로 간주한다.

출처: 아트프라이스 홈페이지
출처: 아트프라이스 홈페이지

소더비 ∙ 크리스티 경매 거래 여부

소더비(Sotheby’s)와 크리스티(Christie’s)는 경매의 세계에도 양대산맥으로 손꼽히는 이름이다. 각각 28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최대 규모의 경매 시장과 유럽 최대 규모의 미술품 경매 회사이기 때문이다. 경매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들어보았을 두 이름은 미술계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값비싼 거래를 많이 성사시켰다. 또한, 단순 거래를 넘어 미술시장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즉, 해당 경매의 거래 기록은 그 자체로 작품 가치에 대한 보증이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유명 작가의 이 작품, 블루칩일까? 아닐까?

이론이 있으면 실전도 있는 법, 그렇다면 위 6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테사가 고려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유명 작가 작품이지만, 아쉽게 선정하지 못했던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Crying Girl (offset lithograph on paper, 1963, 46 x 61cm, signed), 로이 리히텐슈타인

첫 번째는 미국의 팝 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1997)의 ‘Crying Girl’(1963)이다. 리히텐슈타인은 발랄한 색감, 카툰을 연상시키는 스타일로 가장 미국적인 팝아트를 선보였다고 평가받으며, 앤디 워홀과 함께 1960년대 팝아트를 선도했다. 해당 작품은 리히텐슈타인 작품 중에서도 친필 서명을 포함했지만, 아쉽게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테사의 블루칩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최근 3년간 평균 경매 횟수: 522회 (충족)
-최근 3년간 연평균 경매 거래 금액: USD 75,505,901 (충족)
-최근 3년간 평균 경매 유찰율: 22% (충족)
-동일 작품 연평균 가치 상승률: 9% (불충족)
-Artprice 랭킹 200위 이내 포함: 2020년 14위 (충족)
-소더비 ∙ 크리스티 경매 기록 여부: O (충족)

Portrait (pastel on canvas, 2015, 150 x 140cm, signed), 니콜라스 파티

두 번째는 현재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위스 아티스트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 1980~)의 ‘Portrait’(2015)이다. ‘21세기 르네 마그리트’, ‘차세대 데이비드 호크니’ 등 화려한 수식어로 유명한 니콜라스 파티는 지난 2019년 세계적인 갤러리 하우저앤드워스(Hauserb & Wirth)에 영입되고, 당해 작품 33점이 높은 낙찰가를 기록하는 등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해당 작품은 파티의 친필 서명을 포함했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테사의 블루칩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최근 3년간 평균 경매 횟수: 29회 (불충족)
-최근 3년간 연평균 경매 거래 금액: USD 3,322,040 (불충족)
-최근 3년간 평균 경매 유찰율: 9.9% (충족)
-유사작품 연평균 가치 상승률: 67.4% (충족)
-Artprice 랭킹 200위 이내 포함: 2020년 204위 (불충족)
-소더비 ∙ 크리스티 경매 기록 여부: O (충족)

위 내용은 투자 자산으로서 미술품을 선정하는 방법과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의 사례다. 블루칩 기준은 플랫폼에 따라 상이하다. 다만, 안정적인 투자와 회수를 목적으로 판단한 작품이라는 점은 모두 같다는 것을 기억하자.

글 / TESSA 마케팅실 전하영 에디터
TESSA는 모바일 앱 기반 미술품 투자 플랫폼이다. 미술시장 전문 분석자료를 기반으로 블루칩 작가의 미술품을 엄선, 그 소유권을 소액으로 분할해 안정적으로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이탈리아 근대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의 국내 최초 단독전을 개최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경험적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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