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기술지주회사, 스타트업 발굴 육성 ‘성공적'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대학에서 보유한 기술이나 인력을 실제 시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우수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기업이 가진 자본이나 마케팅 능력 없이는 이를 상품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이 기존의 산학협력은 대학이 아닌 기업 쪽에서 주도권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학 측이 직접 유망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을 발굴, 이를 육성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대학의 발전을 위해 재투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이 바로 대학 기술지주회사다. 이들은 대학이 보유한 특허 등의 기술을 출자하여 자회사를 설립하고 사업화하기 위한 전문조직이다. 대학의 기술사업화를 통한 수익창출과 대학발 창업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술지주회사는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출처=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
(출처=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

대표적인 사례인 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이하 한양대기술지주)는 2008년에 설립된 국내 대학 기술지주회사 1호이자 중소벤처기업부 등록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기관)이다. 우수기술을 발굴, 사업화 추진, 보육, 투자 등을 수행한다. 연구개발 성과를 실제 시장으로 끌어올려 사업화 하는 것을 중요 목표로 삼는다.

대학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 및 인력을 직접 지원하여 가치를 높이는 것 외에 외부 스타트업에게도 문호를 열어놓고 있다. 한양대기술지주는 정부가 2013년에 도입한 민간투자주도형 기술 창업 프로그램인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운영사다. 잠재력이 있는 창업팀을 선발하여 투자한 후 연구개발자금 지원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외에 한양대기술지주는 한국모태펀드 교육 계정 투자조합 2개, 엔젤모펀드인 스타트업 개인투자조합, 모태가 출자하지 않은 조합인 기술 창업펀드, 고유계정까지 5개의 투자 재원으로 투자를 수행하고 있으며, 주로 4차 산업 기술 기반의 창업 기업을 선호한다.

초기 기업들이 경영관리 측면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영적 요소도 지원한다. 한양대기술지주의 구성원 중에는 기업 출신 심사역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30여개 벤처캐피탈(창업투자회사, 이하 VC)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현직 VC 관계자들이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후행 투자를 위한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한양대기술지주는 강조하고 있다.

한양대기술지주 하성규 대표(출처=한양대기술지주 하성규 대표)
한양대기술지주 하성규 대표(출처=한양대기술지주 하성규 대표)

한양대기술지주는 2008년 설립 이후 고유계정으로 44개 기업에 투자해왔다. 그리고 2018년 1월이후, 현재까지 총 19개의 초기 기업에 투자를 완료하였으며, 각종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 약 230억원 규모의 후행 투자 유치를 완료하였다.

한양대기술지주의 펀드를 이용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AI(인공지능) 기반 토지 거래 플랫폼을 선보여 TIPS에 선정, 80여억원의 후속투자를 유치한 ‘스페이스워크’, AI를 활용한 버추얼 트라이 온(virual try-on)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루프린트랩’, 삼성 SDS의 스핀 오프 기업으로, 실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솔루션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웰리시스’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동물 백신 분야를 개척해 베트남, 태국, 필리핀으로부터 많은 협력 제안을 받은 ‘이노백’ 역시 주목할 만한 기업이다.

고유계정을 통해 투자한 자회사로는 올해 미국 진출에 성공한 스마트 공장 자동화 시스템 개발업체인 ‘네스트필드’, 작년부터 중국 수출이 시작된 ALD 장비 제조업체 ‘넥서스비’, 국내 한우 개체 관리 툴을 개발 공급중인 ‘우양코퍼레이션’ 등을 들 수 있으며, 언택트 교육분야 전문기업인 ‘모티브랩’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한양대기술지주가 초기 발굴하여 시드 투자와 인큐베이팅을 거쳐 TIPS 선정 및 해외 진출, 후속 투자 유치를 달성한 바 있다.

한편 최근 한양대기술지주는 공공기관 및 타 대학 기술지주회사와의 연계를 통한 유망 스타트업의 발굴 및 육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투자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창업기업에게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S-HoldingsFund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한양대 외에 고려대, 서울대, 숭실대, 연세대 기술지주회사가 참여를 확정했다.

본 프로그램에 지원한 스타트업은 5개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투자 검토를 동시에 받을 수 있어 비교적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투자유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S-HoldingsFund 프로그램은 창업기업 모집 기간은 7/20일(월)부터 8/7일(금)까지 약 3주간이다. 사업의 세부 내용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 대학기술지주회사 홈페이지 및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