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5600 XT와 엔비디아 RTX 2060, 어떤 기준으로 구매할까

[IT동아 남시현 기자] 2020년 7월 현재 게이밍 그래픽 카드 시장은 AMD 라데온 RX5000 시리즈, 그리고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 시리즈가 맞붙고 있다. 물론 AMD 라데온의 최상급 제품군인 RX5700 XT가 엔비디아 지포스의 중상급 라인업인 지포스 RTX2070 슈퍼보다 성능이 부족한 만큼 최상급 그래픽 카드 시장만큼은 엔비디아가 석권하고 있다. 반대로 메인스트림 급 시장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메인스트림은 '주류'를 뜻하는 영단어로, 제품 라인업 중 중간 수준의 성능을 내는 제품을 뜻한다. 특히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카드는 대다수 게임의 권장 사양을 충족하고, 가격대비 성능비가 좋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는 AMD 라데온 RX5600 XT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 슈퍼가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중간 라인업 간의 대결, 스펙상 성능은?

AMD 라데온 RX5600 XT는 7나노 공정의 나비(Navi)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 카드로, 6GB GDDR6 메모리를 장착한다. 상위 모델로는 RX5700과 RX5700 XT가 있고, 아래로 RX5500XT와 12나노 기반 RX590 등이 있다. 지포스 RTX 2060은 12나노 공정의 튜링(Turing)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 카드로 6GB GDDR6 메모리를 장착한다. 상위 모델로 RTX 2070 슈퍼와 2080 슈퍼, 2080 Ti가 있으며, 아래로 GTX 1660 Ti와 1660 슈퍼, 1650이 있다.

컴퓨터 연산 처리 장치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인 단정밀도 부동 소수점연산(FP32) 수치 역시 RX5600 XT가 7.19 테라플롭스(TFLOPs), 지포스 RTX 2060이 6.451 테라플롭스로 거의 비슷한데, 전반적으로 RX5600 XT가 근소하게 앞선다고 예상할 수 있다.

게이밍 성능은 큰 차이 없어

게이밍 성능을 수치화하는 프로그램, 3D마크 : 파이어스트라이크 익스트림을 사용해 두 게이밍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수치로 비교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같은 조건에서 동일한 연산을 처리해 게이밍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변별력 있게 비교할 수 있다.

테스트는 AMD 라이젠 R5 3600 프로세서와 32GB 메모리를 장착한 PC에 그래픽 카드만 교체해 진행됐다. 비교 결과에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의 그래픽 점수는 9,077점, RX5600 XT의 점수는 10,814점으로 나타났다. 프레임으로 계산하면 지포스 RTX 2060이 48.35프레임, 33.34 프레임으로 통과한 구간을 RX5600 XT는 54프레임, 41.64프레임으로 통과했다.

2018년 출시된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를 활용해 게이머가 체감할 수 있는 게임 성능을 비교했다. 게이밍 WQHD(2,560x1,440) 해상도에 최상급 프리셋이 적용됐다. 이 테스트에서 RTX 2060은 평균 61프레임을 획득했고, RX5600 XT는 63프레임을 획득했다. 앞서 파이어스트라이크 익스트림에서 보여준 차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성능 비교가 아닌 게임 실행 면에서 살펴보자. 해당 게임의 권장 사양은 인텔 i7 4770K 혹은 AMD 라이젠 5 1600 프로세서, 그리고 GTX 1060 6GB나 AMD 라데온 RX480 8GB가 필요하다. 사양이 조금 높은 게임이지만 두 그래픽 카드 모두 FHD보다 더 높은 WQHD 해상도에서 60프레임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해당 게임과 권장 사양이 흡사한 게임이라면 WQHD 모니터 최고 사양으로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권장 사양이 비슷한 디비전 2 벤치마크를 통해 한 번 더 게이밍 성능을 시험해보았다. 테스트는 FHD(1,920x1,080) 해상도, 그래픽 자원은 가장 높음 설정으로 설정했다. 해당 테스트에서 RTX 2060은 초당 77회 반복되는 평균 77프레임으로 동작했고, RX5600 XT는 초당 78회로 동작해 거의 같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가변 주사율 기능은 비슷, 부가 기능은 AMD쪽이 우세

원래 AMD 프리싱크 지원 모니터와 고가의 지싱크 모듈 지원 모니터만 이 기능을 쓸 수 있었지만, 지금은 AMD 프리싱크 지원 모니터를 활용해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도 지싱크 호환 기능을 쓸 수 있다. 따라서 모니터가 AMD 프리싱크 / 가변 주사율 기능이 포함돼있으면 제조사와 관계없이 가변 주사율 기능을 쓸 수 있다.

여기에 AMD는 조금 더 부가 기능을 덧붙인다. 라데온 RX5000 시리즈부터 CPU 작업 속도에 맞게 GPU를 조절해 렉을 줄이는 AMD 라데온 안티-렉 기능, 이미지 필터 적용으로 화상의 선명도를 끌어올리는 AMD 라데온 이미지 샤프닝, 빠른 화면 모션이 입력될 때 순간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는 라데온 부스트 기능 등이 제공된다. 설정은 라데온 아드레날린 제어판을 통해 손쉽게 켜고 끌 수 있다.

가성비의 라데온, 안정성과 호환성의 지포스

2020년 7월 현재 AMD 라데온 5600 XT의 최저가는 31만 원대에서 평균 35만, 고성능 3열 쿨링팬 모델이 45만 원대다. 반면 엔비디아 RTX 2060은 최저 36만 원, 평균 45만원 선이고 RTX 2060 슈퍼 중 비싼 제품은 60만 원대 후반까지 간다. 하지만 두 그래픽 카드 간의 게이밍 성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정도 가격 차이면 CPU나 메인보드 등급을 한 단계 더 높이거나, 16GB 메모리를 추가하고도 남는다. 가격대비 성능비를 중시한다면 RX5600 XT에 끌릴 수밖에 없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라데온 시리즈는 고질적으로 드라이버 완성도가 떨어진다. 테스트 과정에서도 라데온은 수동으로 그래픽 드라이버를 잡아줘야 했고, 기존에 있던 엔비디아 드라이버와 충돌을 일으켜 화면이 늘어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 관측됐다. 반면 RTX 2060은 라데온 드라이버가 설치돼있어도 충돌 없이 자동으로 드라이버가 세팅됐다.

즉, 가성비와 안정성의 차이다. 가격대비 성능비가 우선이면 AMD 라데온 RX5600 XT를, 안정적인 드라이버 완성도를 원한다면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2060 슈퍼가 우세다. 선택은 역시 게이머의 몫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