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외 나머지는 그냥 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써보니...

강형석 redbk@itdonga.com

네이버가 오는 6월 1일부터 회원제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운영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오는 6월 1일부터 회원제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운영할 예정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네이버가 지난 6월 1일부터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NAVER+ Membership)'을 적용했다. 가격은 4,900원. 준비한 서비스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네이버는 '첫 달 무료'를 전면에 내세우고 가입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한 가입자에게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여기에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과 자체 서비스 중인 유료 콘텐츠 일부를 사용할 수 있다. 웹툰과 음원 재생, 동영상, 네이버 클라우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포인트 적립 내세웠지만 셈법 너무 난잡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큰 장점은 바로 네이버페이(NPay)로 구매 시 적립되는 추가 적립금이다. 기본적으로 구매 금액의 1% 정도를 적립 포인트로 받는데, 멤버십 가입자는 20만 원까지 기본 구매 적립 외에 4% 추가 적립이 제공된다. 여기에 20만 원 초과된 금액부터 200만 원까지 쇼핑할 경우, 추가로 1% 적립이 이뤄진다.

정리하면 이렇다. 20만 원 이내로 구매하면 4%, 그 이상 구매하면 1% 적립이 추가로 이뤄진다. 추가 적립은 총 금액이 아니라 20만~200만 원 구간에 대해서만 계산이 이뤄지는 구조다. 그런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어짜피 상품 하나당 멤버십 적립 한도는 8,000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추가로 혜택은 적립 항목에 'NPay+'라는 아이콘이 있을 때에만 해당된다. 아이콘이 없으면 그냥 일반 적립되거나 적립되지 않는다.

적립률 추가는 매력적이지만 셈법이 복잡하고 조건도 의외로
까다롭다.
적립률 추가는 매력적이지만 셈법이 복잡하고 조건도 의외로 까다롭다.

오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적립금 한도는 상품 하나에 대한 부분이지 전체 적립 한도는 아니다. 예로 25만 원짜리 다른 상품 4개를 장바구니로 구매하면 총 1만 5,500원이 적립된다. 첫 상품은 바로 적립 한도에 도달(20만 원 x 4%인 8,000원)하지만, 이후에 구매한 25만 원짜리 상품은 각각 1%에 해당하는 2,500원씩 추가 적립되는 형태다.

이렇게 되면 차라리 100만 원짜리 제품 하나보다 20만 원 이상 되는 다른 제품을 구매(동일 제품은 적립 미적용)해 100만 원을 채우는 것이 적립에 유리하다. 그 이전에 네이버 쇼핑으로 꾸준히 100만 원 이상 제품을 구매할 이가 얼마나 될까? 네이버도 이를 고려해 20만 원 이상 구매 금액에 대한 적립을 1%로 설정하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네이버페이로 20만 원 남짓 비용으로 구매하는 사용자라면 이 혜택이 나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셈법이 너무 난잡하다. 굳이 네이버멤버십이 아니더라도 기본 프로모션에 의한 적립에 단골고객 등 여러 방법을 활용하면 적립률이 아쉽지 않다. 기존 혜택을 없앨 것이 아니라면 유료 회원의 이점이 상쇄되는 부분이다. 차라리 당일 배송 같은 서비스도 함께 도입했으면 어땠을까?

금세 소모되어 쓸모 없어지는 구독 서비스들

바이브 음원 300회 듣기는 처참하다. 일단 반복 재생이 이뤄져도 1곡 차감된다. 이건 그렇다 치더라도 음원이 재생되다 멈춘 뒤 다시 재생할 때에도 1곡이 차감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유어찌되었던 네이버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면 바이브 내에 제공되는 음원들을 300회 재생 가능하다. 혹여 음원을 무제한으로 듣고 싶으면 3,850원을 추가하면 된다.

바이브는 300곡 재생을 지원하지만 앱 내에서는 내가 몇 곡을 감상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바이브는 300곡 재생을 지원하지만 앱 내에서는 내가 몇 곡을 감상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충격적인 것은 바이브 내에서 내가 몇 곡을 감상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사용자가 음원 감상을 즐겨서 300곡을 다 소진했을 경우, 그냥 1분 미리듣기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아, 300곡을 다 썼구나"라고 인지해야 된다.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처음부터 무제한으로 제공할 것이 아니라면 기획 단계에서 인터페이스 구축 및 업데이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멤버십 기본 서비스를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 보려면 조금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가 멤버십 기본 서비스를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 보려면 조금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확인하려면 결국 네이버 앱을 실행해야 된다. (모바일 기준) 네이버 앱 주 화면에서 좌측 상단에 있는 메뉴 화면을 불러 온 후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아이콘을 터치하면 가입자가 선택한 서비스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확인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사용 경험이 서비스에 맞춰 개선된 것이 아니라, 그냥 멤버십 서비스를 위해 이것저것 끼워 맞춘 인상을 받게 된다.

이제 막 구독 서비스에 발을 들이는 이라면 모를까, 네이버에서 쇼핑도 하고 웹툰도 즐겨 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설마 다른 음원 재생 서비스에 가입 안 되어 있다고? 처음부터 바이브에 가입되어 있거나 멜론, 플로 등 외부 음원 재생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멤버십 가입자에게 어떤 혜택을 주고 싶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바이브는 최근 소비자가 비용을 들여 감상한 음원의 수익을 해당 아티스트에게 배분한다는 의미의 '내돈내듣(내 돈은 내가 듣는 음악에 갔으면 좋겠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소비자가 혹여 여기에 공감한다면 4,900원이 아깝지 않을 수 있겠다.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웹툰도 재미를 붙이기에는 제공되는 쿠키의 양이 적은 편이다. 이마저도 스마트기기에서는 관련 앱을 전부 따로 설치해야 볼 수
있다.
웹툰도 재미를 붙이기에는 제공되는 쿠키의 양이 적은 편이다. 이마저도 스마트기기에서는 관련 앱을 전부 따로 설치해야 볼 수 있다.

웹툰과 웹소설도 소모 속도에 비해 제공되는 쿠키 수가 적은 편이다. 일단 웹툰은 대여(및 미리 보기)에 쿠키 2개, 소장에는 3개가 필요하다. 멤버십으로 제공되는 쿠키 20개를 활용한다면 소장은 최대 6편, 대여는 최대 10편이 가능하다. 웹소설은 대여에 쿠키 1개니까 최대 20편 감상 가능하다.

쇼핑과 달리 콘텐츠에 있어서는 멤버십 서비스의 혜택이 다소 약하다는 인상을
준다.
쇼핑과 달리 콘텐츠에 있어서는 멤버십 서비스의 혜택이 다소 약하다는 인상을 준다.

시리즈온 내에 쓰이는 캐시 3,300원도 실제로 보면 답답할 따름이다. 네이버는 최신 드라마 2편 감상 가능한 비용이라는데, 해당 비용으로는 드라마는 볼 수 있어도 최신 영화는 못 본다. 차라리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유튜브 등 타 서비스에 접속해 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대신 뭐라도 찾아보자는 심정으로 천원관이나 할인을 통해 무료 혹은 1,000원 이하 가격에 책정된 영상에 눈길을 줘야 한다. 드라마는 언급한대로 최신 작품 2편, 할인 방송이라면 최대 10여 편 가량 감상 가능하다.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은 말이 필요 없다. 과연 선택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일단 1개월 무료라니 가입은 할 것 같은데... 그 이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적립금 추가 적립 외에 네이버의 음원 실시간 재생 서비스 바이브의 음원 300회 듣기, 웹툰 혹은 웹소설 감상이 가능한 쿠키 20개, 영화나 드라마 감상을 위한 시리즈 온(Series On) 캐시 3,300개, 네이버 클라우드 100GB 이용권, 오디오북 대여 3,000원 할인 쿠폰 등이 제공된다.

적립을 위한 나머지 서비스도 애매하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인데 솔직히 말해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은 역대급 쓸모 없는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소위 말해 '쩌리(비중 없고 보잘 것 없는)'다.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월 4,900원이라는 가격은 합당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를 다양하게 쓰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차라리 비용을 높이더라도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느낌을 확실히 심어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현재 구성은 '체험' 성격이 강하다.

네이버는 아마도 자사 서비스를 일단 체험하게 되면 많은 이들이 추가 비용을 들여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나 보다. 하지만 이 자신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앞 일은 모르는 것이니까. 일단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그렇지 않을지 여부는 무료 기간이 끝나고 실제 결제가 이뤄지는 7월 이후에 판가름 날 테니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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