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정점, 코어 i9-10980XE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어느덧 10세대에 이르렀다. 데스크탑 프로세서는 9세대, 모바일은 10세대다. 1년마다 꾸준히 1세대씩 신제품을 선보였으니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셈이다.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당연히 대중의 사랑을 받은 명기가 있었고, 그렇지 못하고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뤄진 제품도 있었다. 하지만 코어 프로세서에는 시장을 이끄는 힘이 존재하고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사실, 앞서 데스크탑 프로세서는 9세대라고 했지만 10세대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그 시작은 의외로 고성능 데스크탑(HEDT – High End Desktop)에서 시작됐다. 인텔이 코어 X-시리즈의 10세대 라인업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번에 확인해 볼 제품은 그 중 정점에 있는 코어 i9-10980XE다.

'18코어' 인텔 HEDT 프로세서의 정점

10세대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 이름은 10세대로 5자리 숫자를 부여 받지만 실제로는 8세대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샌디브릿지(Sandy Bridge)의 2000번대, 커피레이크(Coffee Lake)의 8000번대에는 고성능 데스크탑 프로세서가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3세대 코어 프로세서였던 아이비브릿지(Ivy Bridge) 출시 시기에 샌디브릿지-E라는 코드명의 코어 i7-3900 제품군, 커피레이크-R 출시 시기에는 스카이레이크(Skylake)-X 기반의 코어 i9-9800·9900X 제품군이 출시되었다. 이렇게 이름은 10세대를 쓰고 있지만 총 8세대에 걸쳐 고성능 데스크탑 프로세서 라인업이 출시된 셈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코어 i9-10980XE의 사양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코어 수는 기존 동급 제품과 마찬가지로 총 18개가 제공된다. 여기에 논리적으로 명령어 처리 흐름을 지원하는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이 더해져 총 36개 코어가 있는 것처럼 작동하게 된다. 18코어, 36스레드 구조인 것. 다수의 코어를 바탕으로 여러 작업에서 효율적인 성능을 제공하게 된다.

18코어, 36스레드 구성으로 인텔 HEDT 프로세서 중 최고
구성이다.
18코어, 36스레드 구성으로 인텔 HEDT 프로세서 중 최고 구성이다.

작동속도는 기본 3GHz, 최대 4.6GHz까지 상승하게 된다. 기본 속도가 조금 낮은데, 이는 다수의 코어가 한 자리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최대 속도는 모든 코어가 아니라, 일부 코어가 활성화 되어 있는 상태에서 내는 최대 속도다. 추가로 인텔 터보부스트 맥스 3.0 기술을 쓸 수 있는데, 특정 코어만을 활성화해 속도를 더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4.8GHz까지 올라간다.

10세대로 코드명은 캐스케이드 레이크(Cascade Lake)-X다. 이는 현재 제온(Xeon) 프로세서에서 적용되어 있는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뿌리 자체는 스카이레이크에 기반하기에 큰 차이는 없다고 보면 된다. 굳이 이전 세대와의 차이점을 본다면 동기화하는 메모리 속도가 DDR4-2666에서 DDR4-2933으로 상승한 것, 장치 사용에 필요한 PCI-익스프레스(Express) 라인 수가 44개에서 48개로 늘어난 정도다.

아, 가장 중요한 변화는 가격에 있다. 기존 고가에 형성되어 있던 가격이 50% 수준으로 인하되면서 상품성이 높아졌다. 코어 i9-10980X도 1,000달러로 기존 1,999달러에 비하면 큰 폭의 가격 인하다.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은 상황인데, 약 140만~150만 원대에 형성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화끈한 성능, 게임보다는 전문 작업에 더 유리해

코어 i9-10980X의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 MSI 크리에이터 X299 메인보드와 지스킬 트라이던트Z DDR4-3200 32GB(8GB x 4), 지포스 2070 슈퍼(SUPER), WD 블랙 SN750 고속저장장치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윈도 10 운영체제와 모든 드라이버는 최신 상태를 유지한 상태다.

참고로 이번 10세대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는 기존과 동일한 LGA 2066 소켓을 쓴다. 때문에 기존 X299 기반 메인보드라면 펌웨어(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통해 신형 프로세서의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이미 관련 업데이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사용해도 좋지만 가급적이면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MSI 크리에이터(Creator) X299 메인보드는 코어 X-시리즈 프로세서와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 새롭게 설계된 메인보드다. 무엇보다 최신 흐름을 따르는 확장 단자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 와이파이와 USB-C 규격 단자의 추가가 그 중심에 있다. 이 외에도 다수의 고속저장장치(M.2) 연결과 화려한 PC 구성을 위한 기능을 제공한다.

36개의 스레드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해낸다.
36개의 스레드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해낸다.

본격적인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블렌더라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했다. 3D 이미지 처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로 코어가 많을수록 빠르게 화면을 그려낸다. 과연 3D 이미지를 불러왔을 때의 처리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확인해 보니 약 7분 28초 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로 동일한 이미지를 코어 i9-9900KS로 불러왔을 때, 약 9분 15초 이상이 소요됐다. 코어의 수가 이렇게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영상 변환 소프트웨어를 통해 확인한 코어 i9-10980XE의
성능.
영상 변환 소프트웨어를 통해 확인한 코어 i9-10980XE의 성능.

영상 변환 성능을 확인해 봤다. 영상 변환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풀HD(1,920 x 1,080) 영상과 4K(3,840 x 2,160) 영상 변환을 명령했다. 영상 변환에 소요되는 시간과 처리되는 초당 이미지 수에 초점을 맞춰보자. 처리되는 이미지 수가 많으면서 처리 시간이 짧을수록 프로세서 성능이 뛰어나다 볼 수 있다. 추가로 변환에 쓰이는 영상은 약 50초 가량이다.

위 이미지는 처리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좌측은 풀HD, 우측은 4K다. 풀HD는 1초에 89매 이미지와 함께 12.6초 만에 영상 처리를 마무리 지었다. 4K는 이보다 조금 더 걸린다. 1분 9초 가량이 소요됐는데, 1초에 처리되는 이미지 수도 24매 가량이다. 충분히 뛰어난 성능이라 볼 수 있다.

코어 i9-10980XE의 3D마크 측정 결과. 18개의 코어가 물리연산 처리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코어 i9-10980XE의 3D마크 측정 결과. 18개의 코어가 물리연산 처리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게이밍 내에서의 성능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3D마크를 실행했다. 여기에서는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과 프로세서의 성능을 각기 측정한다. 물리연산(Physics) 항목이 그것인데, 확인해 보니 2만 8,000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낸다. 프로세서의 성능을 활용해 게임 내 데이터 처리를 원활하게 이끌어 내는 것은 기본이고, 여유로운 자원을 바탕으로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끌어내는데 도움을 준다.

정점에 달한 성능, 그 이상의 상품성

인텔 코어 i9-10980XE 프로세서의 장점은 성능도 있지만 기존 대비 50% 가량 인하된 가격에 있다. 기존 2,000달러 수준이었던 가격이 1,000달러로 인하됐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비싼 가격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부분. 특히 성능이 절실한 환경에서는 이 같은 가격 인하는 환영할만한 요소다.

코어 i9-10980XE 프로세서.
코어 i9-10980XE 프로세서.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코어 X-시리즈 플랫폼은 도전할 가치가 있다. 다수의 코어를 바탕으로 유연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 위해 접근하는 것도 말리지는 않지만 권장하지 않는다. 게임에 초점을 맞춘다면 코어 i9-9900 계열 혹은 코어 i7-9700 계열이 더 나은 성능을 낸다.

10세대지만 9세대와의 차이점이 뚜렷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요소다. 하지만 그 세밀한 차이가 결국은 미세하게나마 성능 차이로 이어진다. 다만 극적인 효과는 코어 i9-7900 계열 혹은 그 이하 세대의 고성능 데스크탑 프로세서 플랫폼 사용자가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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