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 모빌리티 따라 자동차 튜닝도 진화한다…’한국자동차튜너협회’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자동차 튜닝을 떠올리면 여전히 배기음을 키우거나 차체를 낮추고 외관을 꾸미는 모습을 먼저 연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자율주행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튜닝의 개념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엔진과 변속기를 손보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배터리 열관리와 전장 시스템, 사용자 경험(UX), 소프트웨어 기반 기능 확장이 새로운 튜닝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자동차는 운전하는 기계가 아니라 생활 공간으로 변화하고, 튜닝 역시 성능 경쟁보다 개인화와 목적형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최전선에는 국내 자동차 튜닝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자동차튜너협회’가 있다. 협회는 합법적이고 안전한 튜닝 문화 확산과 전문인력 양성, 제도 개선, 소비자 인식 개선 등을 추진하며 국내 애프터마켓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기차와 미래차 시대에 맞춰 튜닝 산업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IT동아는 권영륵 한국자동차튜너협회장을 만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튜닝 산업이 나아갈 방향과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권영륵 한국자동차튜너협회장 / 출처=IT동아
권영륵 한국자동차튜너협회장 / 출처=IT동아

"튜닝은 단순 취향이 아닌 미래 산업"

권영륵 회장은 자동차 튜닝을 단순히 자동차를 꾸미는 문화로 보는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자동차튜너협회는 자동차 튜닝 현장에서 실제 기술을 구현하는 튜너와 전문 장착점, 시공업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라며 "합법적이고 안전한 튜닝 문화 확산은 물론, 기술 역량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 제도 개선까지 현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튜닝은 단순히 취향을 표현하는 영역에 머무르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안전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자동차 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애프터마켓 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영륵 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실제로 국내 튜닝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외관을 꾸미거나 출력을 높이는 성능 튜닝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 중심 튜닝이 확대되고 있다. 레저와 캠핑 문화 확산에 따른 목적형 개조 수요도 늘고 있으며, 차량을 오래 사용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차량 수명 연장과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한 튜닝도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권영륵 회장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튜닝 역시 안전과 편의, 레저 활용, 맞춤형 사용 환경 구축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는 "여전히 일부에서는 튜닝을 불법 개조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며 "현장에서는 승인 절차와 기준 해석이 복잡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고,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업체들도 시험과 인증, 사업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무조건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안전을 전제로 한 명확한 기준과 예측 가능한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륵 한국자동차튜너협회장 / 출처=IT동아
권영륵 한국자동차튜너협회장 / 출처=IT동아

전기차 시대, 튜닝도 완전히 달라진다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전동화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자동차 튜닝의 중심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권영륵 회장은 "내연기관 시대에는 흡배기 시스템과 엔진 응답성, 구동계 감성을 높이는 튜닝이 중심이었다면, 전기차 시대에는 에너지 효율과 열관리, 전장 부품, 소프트웨어 기반 기능 확장이 새로운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전기차 특성에 맞춘 하체 세팅과 제동 성능 개선, 배터리 열관리, 충전 편의성 향상, 상용 목적의 전동화 개조(EV 컨버전), 실내 사용자 경험(UX) 개선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EV 컨버전은 친환경성과 자원순환 측면에서도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기계에서 소프트웨어로…SDV 시대 튜닝의 진화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튜닝 산업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가 기계 부품에서 소프트웨어와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튜닝의 개념 역시 '부품 교체'에서 '기능 최적화'로 확장되고 있다.

권영륵 회장은 이러한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의 튜닝은 금속 부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차량 기능을 어떻게 설정하고 확장하며,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최적화하느냐의 문제로 넘어갈 것"이라며 "튜닝의 개념 자체가 기계 중심의 개조에서 기능 중심의 개인화와 최적화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SDV 시대의 튜닝은 기존 기계식 튜닝과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량이 네트워크와 상시 연결되고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일상화되면서 기능 안전과 사이버보안, 제조사 플랫폼과의 호환성 등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권영륵 회장은 "미래 튜너는 손기술만으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기계와 전장, 소프트웨어를 함께 이해하는 융합형 전문인력이 앞으로 자동차 튜닝 산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협회 역시 전자제어와 차량 진단,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연계 역량까지 교육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시대에도 튜닝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되면 제조사가 차량 기능을 지금보다 강하게 통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면 튜닝 산업의 역할은 축소될까.

권영륵 회장은 오히려 튜닝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행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제어 영역은 지금보다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소비자의 선택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될수록 자동차는 운전하는 기계에서 생활 공간으로 성격이 바뀐다. 이에 따라 튜닝 역시 실내 공간 구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접근성 개선, 편의 기능, 목적형 차량 설계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영륵 회장은 "사람들은 점차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계가 아니라 이동 공간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튜닝 역시 성능 경쟁보다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자유와 안전의 균형"이라며 "제조사의 일방적인 통제가 아니라 안전과 보안을 전제로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차량을 개인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가 아닌 기준이 필요하다"…제도 개선 절실

자동차 튜닝 산업이 미래차 시대의 새로운 애프터마켓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권영륵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규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것"을 꼽았다.

권영륵 회장은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가능하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라며 "승인과 검사 체계가 안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중소업체와 소비자가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미래차 애프터마켓과 전기차 튜닝 안전기반 구축을 추진하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EV 컨버전과 미래차 부품, 소프트웨어 기반 기능, 시험·인증 인프라, 중소업체 기술사업화 지원 등이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륵 회장은 "산업은 결국 현장에서 움직인다"며 "제도 역시 책상 위에서 만들어진 기준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기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에 튜닝 자동차를 전시한 한국자동차튜너협회 / 출처=IT동아
2026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에 튜닝 자동차를 전시한 한국자동차튜너협회 / 출처=IT동아

미래차 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사람…인재 양성 힘써야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해지고 있다.

권영륵 회장은 젊은 세대가 자동차 정비와 튜닝 분야를 미래성이 낮은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튜닝은 기계만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전장과 소프트웨어, 차량 진단, 디자인 감각, 고객 커뮤니케이션까지 요구하는 복합 산업이 된다"며 "오히려 미래차 시대와 가장 밀접한 현장형 전문직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학교 교육과 현장 실습을 연계하고, 정비와 튜닝, 전기차와 전자제어 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력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튜닝 산업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전문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회도 단순 기능 교육을 넘어 미래차 대응 역량과 품질관리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튜닝의 미래는 더 시끄러운 자동차가 아니라 더 똑똑한 자동차"

권영륵 회장은 여전히 일부 소비자가 튜닝을 불법 개조와 동일시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합법 튜닝은 기준과 절차, 안전성을 전제로 하는 산업 활동"이라며 "일부의 무분별한 개조 사례가 산업 전체의 이미지를 왜곡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튜닝은 멋보다 먼저 안전이라는 원칙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륵 한국자동차튜너협회장 / 출처=IT동아
권영륵 한국자동차튜너협회장 / 출처=IT동아

권영륵 회장은 마지막으로 향후 10년을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의 튜닝 산업은 단순히 부품을 교체하는 시장이 아니라 차량 개인화와 기능 최적화, 수명 연장, 전동화 대응,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결합된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특히 전기차와 SDV, 자율주행 기술이 확산될수록 튜닝은 차량 사용 경험을 완성하는 핵심 애프터마켓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자동차튜너협회는 튜닝을 불법과 편견의 영역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합법적이며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정착시키는 데 힘쓰겠다"며 "미래의 튜닝은 더 시끄럽고 더 과격한 자동차가 아니라 더 똑똑하고 더 안전하며 더 개인화된 모빌리티를 만드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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