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가성비] 냉장고, 정수기 대체용 10만원 이하 제빙기?
[IT동아 김영우 기자] '가성비'란 이름 그대로 '가격 대비 얻을 수 있는 성능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란, 단순히 값이 싼 제품이 아닙니다. 동일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 혹은 특정한 용도 및 환경에서 기대 이상의 효용성을 발휘하는 제품이어야 비로소 '가성비'가 높은 제품으로 인정받지요. 이 코너에서는 그런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얼음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건 현대 문명이 주는 축복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얼음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고, 저마다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가정용 냉장고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직관적인 방법이지만, 이건 수시로 얼음 트레이(틀)에 물을 채우고 비워야 하기에 번거롭습니다.
최근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얼음정수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얼음을 만드는 기능까지 일체화된 정수기의 일종이죠. 수시로 물을 공급해 줄 필요가 없고, 원할 때 얼음을 뽑아 먹을 수 있으니 편리하기까지 합니다. 다만 경제적 부담이 큰 것이 단점입니다. 기기 값이 200만원대에 이르는 제품이 많고, 렌털(구독) 방식으로 이용한다 해도 매달 몇만 원의 요금이 드니 장기간 이용할수록 부담이 커집니다.
그렇다면 그 외에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이번에 소개할 것은 '제빙기'입니다. 이름 그대로 얼음을 만드는 기능에만 특화된 가전제품의 일종이죠. 제빙기는 본래 식당이나 카페 등의 사업장에서 주로 이용하는 제품이었지만, 최근에는 소형화·간략화된 가정용 제품도 적잖게 팔리고 있습니다.
물만 부으면 5~10분 만에 얼음이 쏙쏙
기기에 전원을 연결한 후 물을 넣고 기다리면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의 얼음 덩어리 6~8개가 몇 분(5~10분) 주기로 배출됩니다. 이런 식으로 한 시간 정도 기다리면 얼음 덩어리가 바구니를 가득 채우죠.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종일 이용한다면 총 10kg 남짓의 얼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냉장고에 비하면 확연하게 편리하며, 얼음정수기에 비하면 경제적으로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2026년 현재 시장에 팔리는 가정용 제빙기는 10~20만원대 제품이 많으며, 경우에 따라선 10만원대 이하에 팔리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거든요. 얼음정수기 렌털 요금 2~3개월분에 불과합니다.
물 보충은 매일, 위생관리도 신경 써야
그렇다면 이런 제품에 장점만 있는가? 그건 물론 아닙니다. 수도관에 연결해 이용하는 얼음정수기와 다르게,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가정용 제빙기의 물 저장소의 용량은 1~2리터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이용 패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물을 보충해주며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제빙기는 정수기처럼 직수 배관을 연결해서 쓸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만, 이런 건 가격이 비싼 데다 초기 설치 및 사후 관리가 번거로워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의 단점은 위생상의 우려입니다. 물을 이용하는 제품이기에 장기간 이용하면 내부에 이른바 '물때'가 끼기 마련이며, 이걸 그대로 오래 방치하면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당수의 제품이 '자동세척'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만 이건 내부의 물을 순환시키는 '물갈이' 수준의 세척 기능인 경우가 많아서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죠.
따라서 최소한 며칠에 한 번 정도는 내부의 물을 모두 배출한 상태에서 직접 닦아준다거나 건조시켜주는 관리는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365일 24시간 내내 쓰지 않고 필요할 때만 구동해서 얼음을 최대한 생산한 후 냉동실에 보관하는 식으로 이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고요.
다 고만고만하다면, 결국 기준은 가격
그리고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이라면 제품의 제조 및 유통망에 대한 이슈입니다. 판매 브랜드는 다양하지만 각 제품의 구조나 스펙에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대부분 스테인리스 재질의 제빙봉을 냉각시켜 총알 형태의 얼음을 만드는 형식이며, 일일 제빙량 10kg 남짓의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물탱크 용량 역시 1~2리터 남짓이고 본체 무게는 10kg 전후의 제품이 대다수죠.
이렇게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다양한 브랜드로 유통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제품이 중국 소재 몇몇 제조사를 통해 생산된 OEM(위탁생산)이나 ODM(주문자상표부착)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OEM 제품보단 ODM 제품이 더 많기도 하고요. 그 중국 제조사들은 이미 업계에서 규격화된 플랫폼을 참고해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 브랜드는 다르더라도 디자인이나 기능, 성능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죠.
게다가 국내 가정용 제빙기 시장에서 대기업 브랜드는 찾아볼 수 없고 중소·중견 기업 브랜드 제품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A/S 정책도 고만고만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 수준의 제품이나 A/S를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죠.
그렇기 때문에 가정용 제빙기를 고르고자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기준은 '판매 가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 봐도 성능이나 기능이 확 떨어지는 제품을 제외하고, 주류를 이루는 스펙(일일 제빙량 10kg 남짓, 물탱크 용량 1~2리터 전후, 스테인리스 재질 제빙봉 등)을 갖춘 제품들 중에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는 의미죠.
물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부분의 제품이 중국 OEM·ODM 제품인 데다 국내 유통사 역시 중소·중견 기업 브랜드이기 때문에 이런 선택은 '복불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말썽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손에 넣게 되지만, 반대로 골칫덩이가 되어버릴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인데, 공교롭게도 대부분의 제품이 같은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판매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즈하임 PCI-M237, 대웅모닝컴 DWIM-W281… 사실상 쌍둥이
이런 의미에서 2026년 7월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이즈하임(구 브랜드명 포첸)의 PCI-M237, 그리고 대웅모닝컴의 DWIM-W281입니다.
이 두 제품은 브랜드가 다르지만 일일 제빙력 12kg, 1.4리터의 물탱크, 7분에 9개의 얼음을 생성하는 제빙봉 등, 스펙이 거의 쌍둥이 수준이며, 디자인조차 그러합니다. 심지어 쇼핑몰 표기정보 기준으로 두 제품은 KC인증번호(SU073010-24001)와 전자파적합등록번호(R-R-hhh-IMB-02T)까지 같습니다. 사실상 같은 금형·같은 라인에서 나온 동일 제품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두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입니다. 2026년 7월 현재 주요 온라인 쇼핑몰(쿠팡, 네이버 스토어 등) 최저가 기준에서 10만원 이하, 심지어는 8만원대로 팔기도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만고만한 스펙의 중소 브랜드 ODM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복불복' 시장이라면 주류 스펙의 범위 하에서 가장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죠.
이런 이유로 2026년 7월 기준으로는 이즈하임 PCI-M237, 그리고 대웅모닝컴 DWIM-W281을 '가성비' 제품으로 언급하고자 합니다. 나중에 다른 브랜드의 유사 제품이 프로모션을 통해 더 좋은 가격으로 나온다면 당연히 다른 제품이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겠죠.
사실 가정용 제빙기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다고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획기적인 성능이나 기능의 제품도 찾아보기 어려운 데다 대기업이 진출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제빙기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얼리어답터' 느낌으로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네요.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충분히 상쇄할 정도로, 가정용 제빙기를 써본 소비자들은 이용 만족도가 높다고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냉장고의 번거로움, 얼음정수기의 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던 소비자라면 이 이상의 대안은 없기 때문이죠. 이 시장이 좀 더 성숙해져 확실한 '강추' 제품이 더 많이 등장하기를 바랍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