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데스크톱에도 무선 인터넷을, 에이수스 PCE-AC58BT

[IT동아 남시현 기자] 데스크톱 컴퓨터는 자주 이동하는 물건이 아니다. 그래서 무선 인터넷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유선 인터넷 연결 비중이 높다. 하지만 인터넷 케이블이 닿지 않는 곳에 데스크톱을 설치하거나, 벽에서 나오는 랜 케이블 품질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면 데스크톱이더라도 무선 인터넷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데스크톱에서 무선 인터넷을 쓰려면 무선 랜카드를 직접 추가해야 하며,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USB 형태의 무선 랜카드를 장착하는 것이다. USB형 무선 랜카드는 데스크톱 외부에 위치한 USB 포트에 꽂기만 하면 되며, 가격도 저렴하다. 하지만 항상 연결된 상태이므로 파손 위험이 있고, 인터넷 속도 및 감도도 크게 떨어진다.

노트북처럼 안정적인 무선 인터넷을 바란다면 PCI-Express 확장 카드를 써야 한다. PCI-Express란, 메인보드에 다양한 추가 기능을 확장할 때 사용되는 슬롯으로, 그래픽 카드를 포함해 USB 포트나 추가 드라이브 포트, 무선 랜카드 등을 추가할 때 사용된다. 데스크톱을 열어서 장착하니 물리적 충격에도 안전하고, 속도와 안정성도 모두 높기 때문에 USB 형태보다 확실한 무선 인터넷 구성이 필요할 때 쓰인다.

데스크톱에서 무선 인터넷을 활용하기 위한 첫 단계, 에이수스 PCE-AC58BT

에이수스(ASUS) PCE-AC58BT는 데스크톱 PCI-Express 슬롯에 장착하는 형태의 무선 랜카드다. PCI-Express 슬롯은 그래픽 카드를 꽂는 자리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원래는 이와 같은 확장 카드를 꽂는 데 쓰이는 자리다. 그래서 PCI-Express 슬롯이 하나인 미니-ITX 규격 메인보드라도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지 않는다면 이런 형태의 무선 랜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

PCE-AC58BT는 AC2100 규격 인텔 9260NGW 무선 랜카드가 장착돼있으며, 최대 1.73Gbps(초당 216MB)에 달하는 인터넷 속도를 제공한다. 또 블루투스 없이 무선랜만 지원하는 USB 무선 랜카드와 다르게, 블루투스 5.0도 동시에 지원한다. 그래서 블루투스로 동작하는 키보드나 마우스, 블루투스 스피커 및 헤드폰, 스마트폰 같은 무선 기기 연결도 가능하다.

데스크톱에 에이수스 PCE-AC58BT를 연결하는 방법

무선 인터넷 연결을 위한 첫 단계는 바로 PCE-AC58BT를 데스크톱에 연결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다. 원래 PCI-Express 확장 카드 슬롯은 장착부 길이에 따라 x1, x4, x8 x16으로 나뉘며, 확장 카드 규격도 맞춰서 구매해야 한다. 만약 이 부분을 잘 확인하지 않으면 제품과 메인보드가 호환되지 않을 수 있다.

다행히 이 제품은 슬롯 길이의 최소 규격인 x1이라 슬롯 규격을 따질 필요 없이, 슬롯이 한 개 더 있는지 정도만 확인하면 된다. 그래픽 카드가 장착돼있다면, 위아래로 PCI-Express 슬롯 여분이 있는지 확인하자.

장착이 완료되면 상자에 포함된 USB 2.0 헤더 케이블을 이용해 메인보드와 확장 카드를 연결한다. 그다음 후면부 안테나를 연결하고, 와이파이가 잘 잡히는 위치에 고정하면 기본적인 준비가 끝난다.

PCE-AC58BT를 올바르게 장착했다면, 윈도우 상에서 드라이버를 설치할 차례다. 만약 유선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라면 운영체제가 자동으로 드라이버를 설치해주고, 그렇지 않다면 기본 포함된 CD나 홈페이지로 제공되는 드라이버를 USB에 담아 설치해야 한다. 이 과정까지 끝나면 데스크톱에서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인터넷 속도는 어떨까?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데스크톱에 PCE-AC58BT를 장착해 속도를 비교했다. 일단 결과를 설명하기에 앞서, 현재 데스크톱에 연결된 유선 인터넷은 포설된 케이블 등급이 낮아 정상적인 인터넷 환경으로 보기 어렵다. 인터넷 속도를 실측해본 결과, 1기가 회선인데도 10% 수준인 96Mbps로 측정된다.

반면 무선 인터넷 속도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공유기와 콘크리트 벽 2개, 20미터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PCE-AC58BT가 제공하는 최고 성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 모두 향상됐다. 특히 업로드 속도가 4배나 빨라진 점이 만족스럽다.

PCE-AC58BT 덕분에 데스크톱에 원래 없는 기능인 블루투스 5.0도 쓸 수 있게 됐다. 블루투스 드라이버 역시 무선 랜카드 드라이버처럼 따로 설치해야 하지만, 인터넷이 연결되면 자동으로 드라이버가 설치되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드라이버 설치가 완료되면 우측 하단에 파란색 블루투스 아이콘이 나타나며, 블루투스 장치를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유선 인터넷 회선이 없거나, 무선 인터넷이 필요한 환경에 적합해

에이수스 PCE-AC58BT는 데스크톱에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주는 확장 카드지만, 사용할 조건이 그리 많지 않다. 일단 유선 인터넷 케이블이 짧아서 데스크톱에 닿지 않는 경우가 1순위다. 역으로 유선 인터넷 케이블이 길어 처치 곤란이거나, 방 한가운데를 대각선으로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도 효과적이다. 예시처럼 유선 인터넷 환경이 매우 나빠 대체하는 목적으로도 권장된다.

와이파이 5 지원 무선 랜카드 중 가장 성능이 높은 제품이므로, 가격은 8만 원대 초반으로 조금 비싼 편. 하지만 40-80만 원대 최상급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 정도 무선 랜 카드는 써줘야 제 속도를 낸다. 출시일은 9월 말로 예정돼있다.

유선 인터넷이 무선 인터넷보다 빠르다는 말도 옛날 일이다. 와이파이 5(802.11 AC)부터 무선 인터넷도 유선 인터넷만큼 빨라진 상황이니 말이다. 만약 데스크톱에 연결된 유선 인터넷 케이블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면, 에이수스 PCE-A58BT 같은 PCI-Express 확장 랜카드로 인터넷을 연결해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