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코 “초격차 친환경 기술로 해양선박 산업의 고민 해결할 것” [IBK기업은행×KIMST]

강형석 redbk@itdonga.com

[IBK기업은행×KIMST×IT동아] IBK기업은행-KIMST 상생형 해양수산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전담하고, IBK기업은행 출연,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이 수행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로 바다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전국 유망 해양수산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바다는 인류의 오랜 삶의 터전이자 문명과 교역을 위한 대동맥 역할을 도맡아 왔다. 지금은 바다 위로 매일 수만 척의 대형 선박이 오가며 세계 교역량의 80% 이상을 실어나를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다. 하지만 거대한 선박을 움직이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해 배기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국제해사기구(IMO) 조사에 따르면 해운 산업이 배출하는 배기가스는 전 세계 산업 배출량의 약 3%에 달한다. 단일 국가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세계 6위권에 육박하는 규모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IMO는 2023년 배출가스 감축 전략(2023 IMO GHG Strategy)을 전면 개정하며 2050년경 해운 분야의 배출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넷제로(Net-Zero) 청사진을 제시했다.

IMO는 2030년까지 배출가스를 2008년 대비 20%~30% 감축, 2040년까지 70%~80% 감축을 목표로 다양한 규제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2023년 1월부터 발효된 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가 대표적이다. 5000톤급 이상 선박은 1년간 운항하며 배출한 탄소량을 거리와 화물 운송량으로 나눈 탄소집약도를 기준으로 매년 A부터 E 사이의 등급을 부여받는다. 등급에 따라 운항에 제약이 발생하게 되고 선박 검사 기관에 즉각 시정조치계획(CAP)을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국제 항해 자체가 금지된다.

고진영 글로벌에코 사장 / 출처=IT동아
고진영 글로벌에코 사장 / 출처=IT동아

해양 위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선박의 연료 효율화와 배기가스 정화 과정이 중요하지만, 기술을 구현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선박은 육상 설비와 조건부터 다르다. 좁은 공간 때문에 장비 구축에 제한이 따르고, 부식을 견뎌야 하며, 운항 제한도 최소화해야 한다. 결국 선박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기술을 적용하는가에 따라 목표 달성 여부가 갈린다.

선박용 탈황장치와 친환경 기자재를 만드는 글로벌에코는 해양선박 업계의 고민을 기술로 해결해 주목받는다. 무엇보다 선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오염물질별로 분류하고, 그 해법을 촘촘히 연결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기술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간다. 글로벌에코는 어떻게 선박의 배기가스 문제를 혁신했을까? 고진영 글로벌에코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엔지니어의 자존심, 기술 하나로 바다에 닻을 내리다

글로벌에코는 해양환경 오염방지를 위한 친환경 기자재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선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을 줄이는 장치와 선사들이 실제 운항에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환경규제 충족을 위한 장비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박의 특성과 운항 조건에 맞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지향점이라는 게 고진영 사장의 설명이다.

글로벌에코가 친환경 선박 솔루션 시장에 뛰어든 건 현장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당시 시장에 공급되던 일부 스크러버(Scrubber, 탈황장치)는 육상 플랜트에서 쓰이던 설비 개념을 선박에 옮겨오는 방식이어서 부피가 크고 전력 소모도 많았다. 선박은 공간이 제한적이고 무게와 전력 소비가 운항 효율과 직결된다. 같은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육상 설비보다 작고 가벼우면서 현행 선박 시스템과 충돌하지 않는 설계가 필요했다.

글로벌에코가 개발한 선박용 탈황장치, MS-Sox 스크러버 / 출처=글로벌에코
글로벌에코가 개발한 선박용 탈황장치, MS-Sox 스크러버 / 출처=글로벌에코

이에 서민수 글로벌에코 대표이사는 선박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선박 맞춤형 탈황장치를 직접 개발했다. 2018년에는 약 15만 8000톤급 원유운반선(15만 8000 DWT COT)에 탈황장치를 설치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 스크러버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면서 평형수 처리장치(BWTS), 이산화탄소(CO2) 저감장치 등으로 제품 영역을 넓혀왔다. ISO9001·ISO14001 인증, 수출유망중소기업 선정 등으로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고진영 사장은 성장 과정에서 창업자인 서민수 대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창업자는 회사 전체를 총괄하는 동시에 연구·기술개발·영업을 직접 챙깁니다. 산업에 대한 열정으로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죠. 세상에 없는 것, 아무도 하지 않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을 누구보다 빨리 선보여 기술적으로 승부하고 업계를 이끄는 게 창업자의 철학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개발한 장비를 실제 배에 올리고 일정 기간 승선해 성능을 검증하는 과정에도 직접 참여한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따라서 글로벌에코 내에서도 한 번의 아이디어를 완성해 시장에 내놓는 것보다 기술이 현장에서 검증될 때까지 반복해서 확인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꾸준한 연구개발로 구현한 초격차 엔지니어링

글로벌에코의 주력은 선박용 황산화물 배기가스 정화장치(탈황장치)인 ‘MS-SOx 스크러버’다. 기존 선박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레트로핏)하면서 설치 기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박의 성능과 환경규제, 운항 편의성, 유지보수 부담을 함께 고려해 설계됐으며, 레트로핏 작업을 별도 드라이도킹(선박을 물 밖으로 꺼내 유지보수하는 방식) 없이 부두에서 2주 이내에 마치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선박별 설계 최적화와 티타늄 소재 적용, 전력 및 해수 사용량을 줄이는 구조 등을 반영해 완성도도 높였다.

고진영 사장은 “IMO의 환경 규제가 계속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선주와 선사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깊이 이해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글로벌에코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MS-SOx 스크러버 작동 구조 / 출처=글로벌에코
MS-SOx 스크러버 작동 구조 / 출처=글로벌에코

MS-SOx 스크러버는 배출가스를 냉각한 뒤 물을 뿌려 씻어내는 방식으로 황산화물을 0.1% 미만, 분진 80%, 질소산화물 20% 이상 줄인다는 게 고진영 사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물 10%와 중유 80%를 섞어 유화연료를 만드는 MS 퓨얼 세이버(MS Fuel Saver)는 연료를 완전히 태우도록 돕는다. 가스 배출 모니터링 장비와 배출수 확인 장비를 하나로 묶은 통합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각 선사가 지정한 색상에 맞춰 도색까지 마쳐 납품하는 세심함도 강점으로 꼽힌다. 원격 제어와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은 문제가 생기면 즉시 알람을 울려 대응 시간을 벌어준다.

글로벌에코는 석유선, 가스선, 컨테이너선 등 약 180척 선박에 자사 장비 기반 레트로핏을 적용했다. 고진영 사장은 이를 기술의 성과이면서 고객 신뢰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한 번 설치한 고객이 다시 회사를 찾는 구조가 쌓이면서 기술이 사업으로 연결되고, 그 과정에서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성준 글로벌에코 기술영업부장은 기업의 경쟁력이 기술 외에도 현장 적합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선박 기자재 업체들이 원가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글로벌에코는 실제 선박 현장에서 기술이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다시 설계하고 그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에 나선다는 게 차이점이다. 동일 비용으로 더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제공하거나, 고객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만한 이유를 만드는 장비에 집중하는 게 글로벌에코가 추구하는 경쟁전략인 셈이다.

글로벌에코는 인공지능 전환(AX)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AI 개발 전문 법인을 설립해 선박 운항 최적화와 설계 자동화, 구매, 유지보수 등 기업 내부와 선박 운영 전반의 혁신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국내외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격 경쟁, 기술로 돌파할 것

성장 가도를 달리는 글로벌에코에도 고민이 없지 않다. 고진영 사장은 “최근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는 추세입니다. 경쟁력이 없다면 버티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라고 말했다.

이 어려움은 국내 해양선박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아무리 기업이 정부 과제를 통해 연구개발 지원을 받더라도 완제품 가격을 직접 낮춰주는 구조가 아니어서, 보조금 혜택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해외 경쟁사와 원가만으로 맞붙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기술로 인정받으면서도 가격 앞에서 흔들리는 상황을 돌파하는 게 큰 어려움이다.

글로벌에코는 꾸준한 연구개발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 출처=글로벌에코
글로벌에코는 꾸준한 연구개발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 출처=글로벌에코

그럼에도 글로벌에코는 기술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을 계획이다. 연구개발을 통해 원가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갖춘 제품을 만들고, 개발이 끝나는 즉시 시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마치면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가격만 낮춰 경쟁하기보다는 적정한 가격에서 최적의 기술과 효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다.

고진영 사장은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조직 간 협업을 통한 ‘원팀(One Team)’ 구성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팀워크가 제대로 된 조직이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설계와 영업, 생산, AS(판매 후 지원) 등이 긴밀하게 연결돼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긴밀한 협업이 가능하려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수록 한 사람의 판단보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디어 구체화에 힘 실어준 ‘상생형 해양수산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각오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 연구개발에 투입할 자금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IBK기업은행과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은 상생형 해양수산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글로벌에코의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줬다.

글로벌에코가 지원사업을 통해 기술개발에 나선 과제는 슬러지(Sludge) 처리 기술이다.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 대부분은 저질유여서 태우고 남는 찌꺼기인 슬러지 발생을 피할 수 없다. 선사들은 이 슬러지를 육상으로 하역하는 데만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왔다. 글로벌에코는 버려지던 부산물을 다시 연료로 되돌리는 아이디어를 실현함으로써 해양선박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게 목표다.

고진영 사장은 “기존 사업 기반 위에 ‘슬러지를 어떻게 자원으로 바꿀 것인가’라며 항상 고민해 왔습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슬러지를 선박 연료로 직접 활용하는 방안을 확보했습니다. IBK기업은행과 KIMST의 상생형 해양수산 창업벤처기업 지원사업으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고, 탈황장치에 이어 글로벌에코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키워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바다를 통해 세계로’ 혁신적인 해양선박 솔루션 선보일 것

글로벌에코는 선박 레트로핏 사업에서 차세대 해양선박 산업 영역으로 무대를 넓혀가는 중이다. 성과도 잇따른다. 2020년 1000만 달러 수출의 탑 달성에 이어 2025년에는 2000만 달러 수출의 탑까지 달성했다. 2024년에는 벤처기업협회(KOVA)가 주관하는 우수벤처기업 글로벌 부문 최우수 기업 외에 글로벌 강소기업 1000+, 기술혁신형(INNO-BIZ)·경영혁신형(MAIN-BIZ) 중소기업 지정 등에도 선정됐다. 2025년에는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예비오션스타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국내 조선소 협력업체 등록까지 마무리하면서 신조선에 장비를 직접 납품하는 사례도 늘었다.

글로벌에코 임직원들. (좌측부터) 박기영 글로벌에코 재무회계부 전무, 고진영 글로벌에코 사장, 송선남 글로벌에코 기업부설연구소장, 이성준 글로벌에코 기술영업부장 / 출처=IT동아
글로벌에코 임직원들. (좌측부터) 박기영 글로벌에코 재무회계부 전무, 고진영 글로벌에코 사장, 송선남 글로벌에코 기업부설연구소장, 이성준 글로벌에코 기술영업부장 / 출처=IT동아

글로벌에코는 탄탄한 성과를 토대로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탈황설비 핵심 기자재 국산화 외에 연료절감장치와 슬러지 처리장치, 차세대 평형수 처리장치 등 다양한 솔루션을 순차적으로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고진영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박기자재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입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세계를 선도하는 걸 추구하는 창업자의 철학처럼, 진취적이고 강한 도전정신을 이어가며 바다 위를 혁신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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