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크립토] 디지털자산 과세 반대 여론 확산 外
[IT동아 한만혁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은 금융, 경제를 넘어 산업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국경을 넘는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은 산업 전반의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위클리크립토]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디지털자산·블록체인 업계의 주요 소식을 전합니다.

디지털자산 과세 유예 여론 확산
2027년 1월 시행을 앞둔 디지털자산 과세를 두고, 과세를 유예하자는 목소리가 정치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자산 과세 유예 여론은 야당과 업계, 학계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여당 의원들까지 합세했다.
지난 9월 21일 국민의힘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와 함께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를 열고, 원화 거래소 5곳 대표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은 중요하다면서도 공정하고 정확하게 과세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준비돼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국내 거래 위축과 자금 해외 이탈로 인한 손실이 세수 증대 효과보다 클 수 있다며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재진 DAXA 상임부회장은 장기적인 과세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취득가액 산정과 검증 ▲거주자와 비거주자 판정 ▲원천징수 체계 ▲해외 사업자의 거래정보 확보 ▲스테이킹 등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 마련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 과세 유예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정부와 여당은 예정대로 과세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당에서도 과세 유예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9월 22일 과세 시점을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로 늦추자고 제안했다. 9월 23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디지털자산기본법조차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1월 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여론에 힘입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9월 23일 과세 시행일을 2027년 1월 1일에서 2030년 1월 1일로 3년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가 소득 계산에 필요한 거래내역을 거래 발생 다음 연도 2월 말까지 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지금의 과세 체계는 과세 대상인 디지털자산의 법적 개념과 사업자 규율을 정하는 법보다 먼저 시행되는 구조다. 이것이 여당에서도 과세 유예를 주장하는 이유다. 문제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세 시행 예정일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지금, 이용자는 신고를 준비해야 하고 거래소는 자료 제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시행이든 유예든 빠른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타이거리서치 “디지털자산 과세 시행 시 거래대금 30% 감소”

국내 디지털자산 이용자 다수가 현행 과세안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디지털자산 전문 리서치 기업 타이거리서치가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와 함께 진행한 국내 디지털자산 이용자 2423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7%가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 디지털자산 과세에 반대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는 반대 비율이 모두 75%를 웃돌았고, 50대와 60대 이상도 각각 61.5%, 63.9%가 반대했다.
과세 반대 이유는 제도 체계의 문제점이다. 현행 과세안은 연 250만 원을 넘는 소득에 지방세를 포함해 22%를 부과하는데, 세율이 과하다는 응답이 73.5%, 기본공제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65.2%였다.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과세 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72.1%에 달했다. 손실을 다음 해 소득에서 빼주는 이월공제가 없다는 점에는 65.9%가, 거래내역과 취득가액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담에는 70.6%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정부의 과세 행정과 전산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66.4%였다. 과세를 반대하는 응답자 중 51.5%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충분히 보완하면 과세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과세 시행은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응답자의 69.7%는 과세가 시행되면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답했고, 71.8%는 주식이나 펀드 등 다른 금융자산으로 자금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에 타이거리서치는 과세가 현 상태로 시행될 경우 업비트, 빗썸, 코인원 3개 거래소의 연간 거래대금이 2026년 약 860조 원에서 2027년 약 602조 원으로 258조 원(30%)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기간 3사 매출은 약 1조 330억 원에서 7282억 원으로 29.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투자 축소 가능성과 기존 과세국의 거래량 변화를 반영해 산출한 결과다.
타이거리서치는 이 같은 거래대금 및 매출 감소가 기존 세수 및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수수료 매출이 줄면 부가가치세 과세 기반이 축소되고, 거래소 이익 감소는 법인세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거래소 원화 유동성과 이용자 기반이 축소되면 서비스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보고서 저자인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과세기준과 신고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가 시행되면 국내 거래가 위축되는 동시에 국내 산업 기반이 약해지고, 과세당국이 확인해야 할 거래정보는 더 분산돼 세수 확보 및 시장 감독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과세는 오히려 잡음을 더할 뿐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과세를 반대하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면 과세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과 체계를 먼저 갖춘다면 시장의 반대 여론도 점차 사그라들 것이다.
카카오그룹·비댁스, 파이어블록스와 손잡고 인프라 강화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 전문기업 비댁스가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파이어블록스와 손잡았다. 이를 통해 국내 디지털자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파이어블록스는 금융기관이 블록체인 위에서 디지털자산을 보관, 이전, 결제하도록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200개 이상의 블록체인에서 16조 달러(약 2경 2176조 원) 이상의 디지털자산 거래를 지원하며, 전 세계 100곳 이상의 2500여 기관과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파이어블록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국내 규제 환경과 보안 체계, 서비스 환경에 적합한 디지털자산 유통 솔루션을 함께 모색한다. 나아가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개념검증(PoC)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그룹은 한국형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비댁스는 파이어블록스를 기술 파트너로 선정하고 법인 고객 대상 커스터디 운영과 스테이블코인 거래 인프라를 한층 고도화했다. 비댁스는 파이어블록스 인프라를 기존 커스터디 체계와 연결해 여러 블록체인과 자산을 한 번에 관리하는 멀티체인 운영 역량을 강화했고, 보안 및 운영 효율성을 높여 고객에게 글로벌 기관 수준의 커스터디 및 거래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가 지연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인프라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규제가 시행되는 순간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기술 기반을 미리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여러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보안과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입법 속도다.
팩트블록 ‘파블로’, RWA·토큰증권 정보 창구로 확장

웹3 생태계 빌더 팩트블록이 웹3 플랫폼 ‘파블로’에 실물연계자산(RWA)과 토큰증권 정보 제공 기능을 추가한다고 9월 23일 밝혔다. 파블로를 리워드 중심 참여형 플랫폼에서 웹3 정보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파블로는 ‘플레이·런·언(Play, Learn & Earn)’ 구조로, 이용자는 블록체인 뉴스 요약과 코인 시세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웹3 퀴즈와 퀘스트에 참여해 포인트를 적립한다. 아시아 최대 디지털자산 컨퍼런스인 KBW(코리아 블록체인 위크)의 공식 앱 역할도 한다. 파블로의 누적 회원은 70만 명 이상이다. 누적 제공 퀘스트는 1500건을 돌파했고, 누적 퀘스트 참여 횟수는 540만 회를 넘어섰다.
이번에 새로 추가되는 정보 서비스는 토큰화 자산의 실시간 정보, 토큰 발행사, 거래 가능한 거래소, 가격 정보다. 토큰화 자산에 대한 정보가 영문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개별 프로젝트 채널에 흩어져 있어 일반 이용자가 한곳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서비스다.
박위익 팩트블록 대표는 “국내 이용자가 토큰화 자산 관련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창구는 마땅치 않았다”라며 “파블로가 그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 이번 확장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투자 상품은 늘어나는데 개인이 기초자산과 발행 구조를 확인할 수단은 부족하다. 한국어로 된 통합 정보 창구가 필요한 이유다. 다만 정보 플랫폼의 가치는 정확성과 중립성에서 나온다. 파블로가 단순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기초자산의 실체와 위험 요소까지 검증 및 제공하는, 신뢰도 높은 플랫폼으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