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위해 고군분투 하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만나는 '데이터 매칭 데이'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데이터베이스는 컴퓨터가 정보를 보관하는 정보의 모임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데이터를 보관하기만 하면 됐고, 20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저장 장치 혁신과 통신의 발전, 그리고 인류가 보관하는 데이터의 총량이 커짐에 따라 데이터베이스도 한 단계 진화를 이뤄냈다.

이제 데이터는 특정한 형태로 구현되지 않는 비정형의 형태까지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형태로 변할지 짐작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생성, 수집, 분석하는 모든 단계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고, 그 모든 것을 우리는 '빅 데이터(Big data)'라 부른다.

빅데이터가 정보 기술 분야에서 파생된 것이긴 하지만, 비단 IT 분야에서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흔적이 남는 모든 분야가 빅데이터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래서 빅데이터는 사회, 정치, 문화,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집단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 순서대로 통계청, 기상청, 국민건강보험.(출처=통계청, 기상청,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 순서대로 통계청, 기상청, 국민건강보험.(출처=통계청, 기상청,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 순서대로 통계청, 기상청, 국민건강보험.(출처=통계청, 기상청,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어떨까? 일단 정치와 통신, 보건 의료, 과학 분야는 일찍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마케팅이나 기업 경영 같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활용하는 분야는 현재진행형이다. 대기업 간의 빅데이터 거래는 계속해서 있어왔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됐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영세할수록 데이터를 활용하고, 획득하는게 어렵다보니 중견기업은 돼야 시도해볼만한 수준이다.

그래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이 발 벗고 나섰다. 금융기관, 이동통신사, 기업 DB 관리업체, 부동산 업체 등이 빅데이터를 상품화하면,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데이터 스토어'를 개장한 것. 그리고 빅데이터 활용이 필요한 중소기업, 1인 사업자, 스타트업에 국가 지원으로 힘을 실어주는 '2019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스토어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조회할 수
있다.
데이터스토어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조회할 수 있다.
<데이터스토어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조회할 수 있다. (출처=데이터스토어)>

데이터 바우처 지원 사업은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신규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유료 데이터 구매비를 지원하는 '구매 바우처', 맞춤형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가공 비용을 지원하는 '가공 바우처'를 선정한다. 구매 바우처는 기업별로 1,800만 원까지 지원하며, 497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가공 바우처는 일반가공과 AI 가공을 각각 선발하며, 일반 가공은 1사당 최대 4,500만 원, AI 가공은 1사당 최대 7,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기업 매칭 방식으로 정부가 75%를 지원하며, 민간에서 25%만 부담하면 된다.

추진 체계는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수여기업과 공급기업의 매개체가 되는
구조다.
추진 체계는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수여기업과 공급기업의 매개체가 되는 구조다.

그리고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이 여타 국가 지원사업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 대부분의 국가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든 금전적 지원이 오가게 되는 반면, 데이터바우처 지원 사업은 수행기관이 직접 비용을 지급하므로 직접적인 금전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데이터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은 사전 협의를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거래하기만 하면 된다.

수요기업 모집 자격은 '중소기업 현황 정보 시스템'을 통해 중소기업 확인증 발급이 가능한 중소기업, 소상공인, 1인 창조기업은 모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기획하더라도 준비해야 할 서류가 상당히 많고, 어떤 기업에서 어떤 데이터를 사용할 계획인지도 기재해야 한다. 이를 조율하고 문의하는 자리가 바로 '데이터 매칭 데이'다.

제공 데이터를 소개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가는 데이터 매칭 데이

데이터 매칭 데이지만, 사업 설명회와 각 기업별 소개를 함께
진행했다.
데이터 매칭 데이지만, 사업 설명회와 각 기업별 소개를 함께 진행했다.

<데이터 매칭 데이지만, 사업 설명회와 각 기업별 소개를 함께 진행했다.>

이번 데이터 매칭 데이는 3차 데이터 바우처 지원 사업의 일환이며, 경기도 성남시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진행되었다. 총 4번 진행되는 데이터 매칭 데이 중 두 번째 순서다. 스타트업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판교에서 개최된 행사다 보니, 약 100여 명 내외의 스타트업 관계자가 참여했다.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의 개요다. 총 5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의 개요다. 총 5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은 총 5년간 3,000억 원의 예산으로 진행되며, 올해에만 600억 원을 투입한다. 한국데이터진흥원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초 진행된 1, 2차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을 통해 총 1640여개 사가 모집됐고, 1천 여개 기업의 협약이 진행된 상태다" 며 "다만 모든 기업을 최대 금액으로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니, 3차 사업을 통해 500~600여 개 기업을 추가로 모집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데이터 바우처를 판매하는 기업은 약 150여 개를
넘는다.
현재 데이터 바우처를 판매하는 기업은 약 150여 개를 넘는다.

2019년 7월 현재 바우처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은 약 150여 개가 넘으며, 이중 한국기업데이터, 티머니, 부동산 114, KB국민카드, 나이스 지니 데이타, 다이닝코드, 대상홀딩스, SK텔레콤까지 총 9개 기업 관계자가 이번 행사에 참여해 자사의 빅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안내를 진행했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1,900만 카드 회원의 구매 데이터와 사용자 정보 기반, 소비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회원 기준 데이터와 가맹점 상권 기준 데이터 바우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회원을 모두 개별 분석하는 마이크로 세그먼트 단위로 빅데이터 구분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서울 경기 지역의 교통 빅데이터를 보유한 티머니, 기업별 평가 정보를 보유한 한국기업 데이터 및 나이스 지니 데이타, 20여 년간 누적된 부동산 데이터 및 REPS(부동산 시계열 통계 데이터 프로그램)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부동산 114, 전국 차량 운행 정보와 이동 경로 등의 데이터를 갖춘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부 등이 피칭을 진행했다.

우리 스타트업에 꼭 필요했던 데이터, 이 자리에서 제대로 찾아갑니다.

앞서 진행된 기업 소개(피칭)는 기업이 소유한 데이터는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하는지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 필요한 데이터는 모두 제각각이고, 이를 적용하는 법 역시 다양하다 보니 정확한 상담이 필요하다. 그래서 데이터 공급 기업과 수요 기업이 직접 대면해 상담하는 자리가 있는 것이다. 오늘 행사와 같이 빅데이터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다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데이터스토어를 통해 사전참가를 신청하면 된다.

데이터 공급 기업과 수요 기업 담당자가 자세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 공급 기업과 수요 기업 담당자가 자세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진행된 행사가 5회차인 만큼, 앞으로 3회차밖에 남지 않았다. 추가로 개최되는 행사 시간 및 장소는 7월 19일 금요일, 서울 벤처기업 협회에서 데이터 매칭 데이가 열린다. 22일에는 서울 스타일테크 37에서 찾아가는 설명회가 진행되며, 23일, 여의도 IFC 르호봇에서 진행되는 데이터 매칭 데이를 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2019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 및 행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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