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5.3Gbps급 '끝판왕' 공유기, 넷기어 나이트호크 X8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최신 네트워크 장비의 경향을 살펴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몇 가지 용어가있다. '기가 와이파이(802.11ac)', '기가비트', '트라이밴드', '링크 어그리게이션', 'NAS 기능', '빔포밍'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능이 적용된 제품은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이전의 제품과 확연한 차이가 있으며, 최근 출시되는 공유기나 스위칭 허브, 랜카드 등은 이런 기능을 한 두 가지 정도는 갖추고 있다.

넷기어 나이트호크
X8(R8500)
넷기어 나이트호크 X8(R8500)

이런 의미에서 넷기어(Netgear)의 신형 공유기인 나이트호크 X8(Nighthawk X8, R8500)은 최신 네트워크 기술의 종합 선물세트나 다름 없다. 위에서 언급한 최신 기술들을 하나도 빠짐 없이 모두 품고 있을 뿐 아니라, 디자인이나 가격, 성능 면에서 기존의 공유기와 확연히 차별화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것 같은 욕심 많은 공유기, 넷기어 나이트호크 X8의 면모를 살펴보자.

만만치 않은 덩치에 숨겨진 강력한 성능

넷기어 나이트호크 X8의 형상 자체는 기존의 공유기와 유사하지만, 크기(316 x 264 x 61mm)가 어지간한 셋톱박스나 DVD 플레이어에 맞먹을 정도로 크다. 품고 있는 기술이 워낙 많기 때문이기도 하니, 구매를 생각한다면 이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어디에 숨겨두고 쓰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다.

본체 전면의 LED, WPS, 와이파이
버튼
본체 전면의 LED, WPS, 와이파이 버튼

덩치가 큰 대신 각종 인터페이스는 쓰기 편하다. LED ON/OFF 및 WPS(간편 무선 접속), 와이파이 ON/OFF 버튼은 전면에 큼지막하게 위치하고 있어 누르기가 용이하다. 그리고 전원, 각 와이파이 밴드(2.4GHz, 5GHz x 2) 상태, USB 포트(x 2) 이용 상태, 및 각 유선 랜 포트(x 6)의 작동 상태 등을 알려주는 13개의 LED가 본체 상단 좌측에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어서 제품의 상태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본체 상단 좌측의 상태 표시
LED
본체 상단 좌측의 상태 표시 LED

본체 후면에는 무려 7개의 유선 랜 포트가 달려있다. 이 중 1개는 외부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하고 나머지 포트에 외부 단말기(PC, 스마트TV 등)을 연결할 수 있으니 총 6대의 기기로 유선 인터넷 공유가 가능하다. 어지간한 공유기는 3~4대까지가 한계인 것과 비교가 된다. 게다가 모든 포트가 기가비트(1Gbps)를 지원하므로 기가인터넷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며, 1번과 2번 포트는 2개의 링크를 조합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링크 어그리게이션(Link Aggregation) 기술에도 대응한다.

후면의 기가비트 랜 포트를 통해 총 6대의 유선 단말기를 접속할 수
있다
후면의 기가비트 랜 포트를 통해 총 6대의 유선 단말기를 접속할 수 있다

그리고 본체 우측면의 커버를 열면 2개의 USB 포트(2.0, 3.0 각 1개씩)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에 USB 저장장치(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하면 인터넷으로 접속 가능한 클라우드 저장소가 된다. 일종의 간이 NAS 기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포트에 프린터를 연결하면 이 공유기에 접속한 PC들이 해당 프린터를 공유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 기능이 없는 구형 프린터를 이용한다면 유용하다.

측면의
USB 포트를 이용해 단말기를 간이 NAS 처럼 쓸 수
있다
측면의 USB 포트를 이용해 단말기를 간이 NAS 처럼 쓸 수 있다

8개의 안테나가 구현하는 5.3Gbps의 막강한 대역폭

본체 덩치 못잖게 큰 4개의 안테나가 눈에 띈다. 그런데, 사실 나이트호크 X8은 외부의 안테나 4개 외에 내부적으로도 4개의 추가 안테나를 내장하고 있어 총 8개의 안테나를 갖췄다. 이들 안테나와 더불어 나이트호크 X8은 사용자의 방향으로 신호를 모아주는 빔포밍 기술, 효율적으로 부하를 분산시키는 Dynamic QoS 기술을 탑재하고 있어 한층 넒은 커버리지와 원활한 통신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외부에 4개, 내부에 4개를 비롯한 총 8개의 안테나를
갖췄다
외부에 4개, 내부에 4개를 비롯한 총 8개의 안테나를 갖췄다

실제로 나이트호크 X8가 지원하는 무선 대역폭은 명불허전이다. 저가형 공유기는 2.4GHz 밴드(대역)만, 그 외의 일반적인 공유기는 2.4GHz와 5.0GHz 밴드를 각각 1개씩만 지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대 대역폭 역시 2.4GHz 모드에선 150~300MHz, 5.0GHz 모드에선 최신 규격인 802.11ac 규격 공유기라도 433~866MHz 정도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나이트호크 X8의 경우는 2.4GHz 1밴드, 5.0GHz 2밴드를 지원하는 트리플밴드 구성이며, 2.4GHz 모드에선 최대 1000MHz, 5.0GHz 모드에선 2166MHz를 지원한다. 3개의 밴드를 합쳐 총 5.3GHz에 달하는 대역폭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현재 시장에서 팔리는 공유기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와이파이 밴드당 최대 4개의 데이터 스트림을 지원하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단말기가 무선 접속을 하거나 여러 가지 네트워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때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접속이 끊어지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 외에 동시 처리 능력이 우수한 듀얼코어 구성의 1.4GHz CPU를 내장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USB 저장장치 달아 나만의 대용량 클라우드 공간 구축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젠 직접 써보며 성능을 확인 할 차례다. 공유기 제품을 이용할 때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내부 설정 메뉴의 디자인이다. 나이트호크 X8의 기본 설정 메뉴는 주로 쓰는 기능이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어 초보자들도 무난히 이용 가능하며, 숙련자들을 위한 고급 메뉴에선 QoS, 포트포워딩, VPN 서비스, IPTV 설정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나이트호크 X8의 설정 메뉴
나이트호크 X8의 설정 메뉴

간이 NAS 기능의 경우,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나이트호크 X8의 USB 포트에 접속한 후, 공유기 내부 설정 메뉴의 레디쉐어(RaadySHARE) 메뉴에 넷기어 계정을 등록해 두면 간단히 쓸 수 있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다. 웹브라우저로 접속하면 공유기에 달린 USB 저장장치에 접근이 가능하며, 마우스를 통한 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간단히 PC와 공유기 사이의 파일 교환이 가능하다.

USB 저장장치를 꽂아 자신만의 대용량 클라우드 저장소를 구축할 수
있다
USB 저장장치를 꽂아 자신만의 대용량 클라우드 저장소를 구축할 수 있다

그 외의 방법으로는 PC와 모바일(아이폰, 안드로이드)용으로 제공되는 레디크라우드(ReadyCLOUD) 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를 PC나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넷기어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웹브라우저를 통하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파일의 백업이나 다운로드를 할 수 있으므로 편리하다. 별도의 NAS 없이도 자신만의 대용량 클라우드 저장소를 구축할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이용할 만 하다.

2층집 한 채도 온전하게 커버 가능

NIA(한국정보화진흥원) 사이트를 통한 인터넷 속도도 측정해 봤다. 테스트 환경은 약 100제곱미터(약 30평) 남짓의 이층집이다. 참고로 테스트 건물은 최대 5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KT 기가인터넷 라이트 상품을 이용하고 있으며, 최대 433MHz의 무선 접속 모드를 지원하는 노트북을 이용해 5GHz 와이파이 속도를 측정했다. 이 때문에 아쉽게도 나이트호크 X8이 자랑하는 2166MHz 무선 접속 모드의 온전한 성능을 만끽할 수는 없었으니 참고하자.

2층집의 각 지점에서 인터넷 속도를 측정한
결과
2층집의 각 지점에서 인터넷 속도를 측정한 결과

1층에 설치한 나이트호크 X8 바로 옆에서 측정한 인터넷 속도는 401.43/411.76 Mbps(다운로드/업로드)로, 노트북에 탑재된 무선랜의 최대값에 가깝다. 그리고 공유기에서 콘트리트 벽 하나를 거쳐 약 7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특정된 속도는 385.21/402.93 Mbps로, 속도저하는 거의 없었다.

2층에서 측정한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거리상에서 가장 가까운 공유기의 바로 위쪽 지점에서 측정된 속도는 254.11/288.48 Mbps, 콘크리스 벽에 둘러싸인 2층의 방에서 측정된 속도는 202.18/223.86 Mbps로, 집안 어디에서 측정하더라도 200 Mbps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어 원활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다. 5Ghz 와이파이는 2.4GHz 와이파이에 비해 장애물에 취약하다고 알려졌지만, 이 제품은 딱히 그런 것 같지 않다.

'끝판왕' 공유기를 손에 넣기 위한 대가

나이트호크 X8 R8500는 일반적인 인터넷 공유기를 확연하게 뛰어넘는 성능을 갖추고 있는 제품이다. 기능 면에서도 최신의 네트워크 장비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서 마치 종합 선물세트 같은 면모를 보인다. 특히 무선 상태에서도 유선에 맞먹는 빠른 속도와 안정성을 원하고자 한다면 이만 한 제품은 없을 것이다. 8개의 안테나가 발휘하는 합계 5.3 Gbps에 달하는 막강한 와이파이 대역폭 덕분에 다수의 이용자가 접속한 상태에서도 원활한 통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커버리지도 충분하다.

다만, 그러다 보니 제품 가격은 만만치 않다. 2018년 3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나이트호크 X8은 60만원 근처에 팔리고 있을 정도다. 때문에 일반적인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 보다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나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하는 영업소 등에 추천할 만하다. 이른바 ‘끝판왕’을 영접하기 위해선 그 만큼의 대가가 필요한 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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