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에서 2:1로, 스마트폰 화면비의 진화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스마트폰은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용자가 보다 큰 화면을 원하자 화면 크기가 3인치에서 6인치까지 확대되었고, 연결 단자를 불편하게 여기자 앞뒤 구분없이 꽂을 수 있도록 변했다. 이제 그동안 변화가 없었던 스마트폰 화면비가 변하려 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비는 몇몇 특이한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16:9가 정석이었다. 스마트폰을 한 손에 꽉 잡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동영상 콘텐츠를 꽉찬 화면으로 감상하고 인터넷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LG V30
LG V30

<2:1 화면비를 채택한 V30>

하지만 올해 초 삼성전자 갤럭시S8과 LG전자 G6가 등장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두 제품은 16:9가 아니라 18:9(2:1) 화면비를 갖췄다. 두 제품에 이어 갤럭시노트8, V30, 에센셜폰(Essential Phone) 등 2:1 화면비 또는 2:1과 유사한 화면비(19:10)를 갖춘 스마트폰이 속속 시장에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구글이 직접 만드는 스마트폰 픽셀2,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8(가칭), 소니의 차세대 플래그십 엑스페리아 등도 2:1 화면비를 갖출 것이란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16:9로 통일되어 있던 스마트폰 화면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16:9 화면비를 버리고 2:1 화면비를 채택하는 것일까.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이용 방식에 이에 대한 답이 있다. 조사기관에 따라 비율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많이 하는 작업은 보통 1) 인터넷 2) 메신저를 비롯한 SNS 3) 전화통화 4) 앱 5) 게임 순이다.

2:1 화면비는 스마트폰의 가로 길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로 길이만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세로 길이가 늘어나면 웹 서핑과 SNS를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고, 메신저의 경우에도 한 화면에 보다 많은 대화를 담을 수 있다. 앱과 게임의 경우 16:9 화면비에 최적화되어 있어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힌 경우를 기준으로) 좌우에 검은 여백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으나, 2:1 화면비를 갖춘 스마트폰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맞춰 앱과 게임을 최적화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갤럭시노트8
갤럭시노트8

<2:1 화면비를 채택한 갤럭시노트8>

2:1 화면비를 갖춘 스마트폰 대부분이 스마트폰 전면을 화면으로 덮어 두었다. 때문에 화면이 한층 커 보이는 효과를 낸다. 전면에 디스플레이만 존재하기 때문에 홈, 메뉴 버튼은 화면 내로 들어가고 있는 추세(이른바 온스크린 버튼)다.

화면 크기를 재는 기순인 대각선 길이가 같더라도 2:1 화면비 스마트폰은 16:9 화면비 스마트폰보다 화면의 넓이가 좁다. 같은 5인치 스마트폰이더라도 2:1 화면비 스마트폰이 16:9 화면비 스마트폰보다 작다는 얘기다. 때문에 16:9 화면비 스마트폰에서 2:1 화면비 스마트폰으로 옮기고 싶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보다 대각선 길이가 0.5인치 정도 더 큰 제품을 선택해야 비슷한 크기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

에센셜폰
에센셜폰

<2:1 화면비를 채택한 에센셜폰>

2:1 화면비는 18:9 비율이 정석이지만, 제품에 따라 18.5:9, 19:10, 18:10 등 약간은 다른 비율을 갖춘 경우도 있다. 16:9 화면비처럼 디스플레이 표준이 딱 정해진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사용자의 요구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화면비를 임의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2:1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앞서 정확한 화면비를 파악해두는 편이 좋다.

현재 2:1 화면비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채택되고 있으나, 내년 초부터는 중급 스마트폰에도 2:1 화면비가 적극 채용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되는 스마트폰 가운데 10%가 2:1 화면비를 채택할 것"이라며, "애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등 아직 2:1 화면비를 채택하지 않은 업체도 곧 2:1 화면비를 채택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내년에는 2:1 화면비를 채택한 스마트폰의 비율이 37%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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