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테슬라, 궁금한 점 8가지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테슬라가 국내에 매장을 열고 정식으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구매할 수 있는 차종은 '모델 S 90D' 단 하나이지만, 하반기에는 '모델 X'도 출시할 예정이며, 다양한 트림으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자동차는 기름을 넣고 사용하는 기계였습니다. 반면에 테슬라가 만든 자동차는 전기를 사용하는 바퀴 달린 디바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자동차인데요. 그 때문일까요? 약간은 두려움이 있는 듯 한데요. 하지만 테슬라 자동차는 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디바이스가 아닌가 싶네요.

하나 -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졌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테슬라는 작년 태양광 업체인 솔라시티(SolarCity)를 인수했으며, 올 초에는 사명을 '테슬라모터스'에서 '테슬라'로 바꾼 바 있습니다.

2015년에는 전기가 남아 돌 때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가정용 전기 배터리 저장 장치인 '파워월(Powerwall)'을 내놓은 바 있으며, 2016년 7월에는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완공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10월에는 평범한 지붕 형태의 태양광 패널인 '솔라 루프(Solar Roof)'와 '파워월 2'를 내놨습니다. 솔라 루프를 통해 만들어진 전기를 파워월 2에 저장한 후 집안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됩니다. 물론 테슬라 자동차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해 충전하게 됩니다.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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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월 2(출처 : 테슬라 홈페이지)

전기는 보통 화석 연료를 태워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를 태양광 에너지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이런 흐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테슬라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수단으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테슬라 자동차의 경쟁 상대는 전기차가 아닙니다. 8기통, 12기통과 같은 전통적인 내연 기관 자동차들입니다. 오히려 테슬라는 다른 전기차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자사의 특허를 공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둘 - 할인과 딜러가 없다

자동차는 전자 제품에 비하면 다소 고가의 물건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회사는 딜러로 구성된 전문적인 판매망을 활용해 판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딜러를 만나 지루한 상담을 진행하게 되며,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머리싸움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할인을 받게 되지만, 할인율은 제각각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이보다 비싸게 산 건 아닌지 찜찜하고, 흥정하느라 스트레스만 쌓입니다.

하지만 테슬라 자동차 구매에는 이런 과정이 없습니다. 딜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를 합니다. 할인 정책은 없습니다. 무조건 정가입니다.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모델 X 90D의 경우 최저가가 1억 2100만 원, 모든 옵션을 적용한 최고가는 1억 6135만 2000원입니다. 이 가격은 미국 판매가에서 환율을 계산하고, 배송비가 더해진 것입니다.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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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환율에 따라 가격 차가 조금씩은 날 수밖에 없지만, 테슬라는 전 세계 어느 테슬라 매장을 가더라도 거의 같은 가격에 차량을 사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구매 과정의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테슬라 매장 직원은 테슬라가 직접 고용하며, 딜러가 아니기에 방문하는 고객에게 차량 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역할은 테슬라 자동차를 소비자에게 자세히 알리는 데 있습니다.

할인이 없는 대신 수리에 대해서는 수익을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차량의 경우 오래 타면 탈수록 유지 보수로 나가는 돈이 꽤 큽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8년 무제한 주행거리라는 보증기간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 기간에 수리비는 전액 무료입니다.

셋 - 온라인에서 차를 주문할 수 있다

주문은 테슬라 매장에서 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 직접 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애플 홈페이지에서 아이폰 주문하듯, 한국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바로 구매가 됩니다.

구매 페이지는 '디자인 스튜디오'라고 부릅니다. 자신만의 차량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의미로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차량 색상부터, 썬루프 적용 여부, 휠 크기, 내장 인테리어, 서스펜션, 열선 등 기존 차량과 같은 하드웨어 옵션을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테슬라 차량에서만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옵션도 제공되는데요.

주문을 완료하면, 비로소 미국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합니다. 한마디로 차량 재고라는 것이 없으며,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고객이 원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문 후 고객에게 차량이 인도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3개월가량 됩니다. 국내는 3월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했으니 6월이 되면 거리에서 테슬라 자동차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넷 - 이동통신이 지원된다

테슬라 자동차는 이동통신을 기본으로 지원합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모델 S 90D는 우리가 쓰고 있는 LTE가 제공됩니다. 스마트폰처럼 항상 LTE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차량이 어디에 있든, 차주가 바다 건너 미국에 있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하며,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도 LTE로 내려받아 업데이트하게 됩니다.

이미 테슬라 차량은 온라인에 상시 연결된 커넥티드카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자율 주행은 5G 시대 커넥티드카 기술이 더해져야 완성이 될 수 있는 분야인데, 테슬라는 이를 대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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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를 기본 제공한다니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건 아닌지도 궁금할 텐데요. 고객이 지급해야 하는 이동통신 요금은 없습니다. 모두 무료이니 그냥 쓰시기만 하면 됩니다.

다섯 - 자동차가 아니다

바퀴 4개와 핸들이 달렸고, 전기로 움직이다 보니 많은 이가 테슬라를 전기자동차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직접 접해본 테슬라는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디바이스에 같았습니다. 덩치 큰 디바이스에 바퀴가 달린 것뿐이죠.

일단 테슬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처럼 테슬라OS라는 전용 운영체제가 있습니다. 벌써 버전이 8.0까지 나왔는데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이 개선되기도 하며, 추가도 됩니다.

예를 들어 모델 X는 뒷문이 위로 열리는 방식입니다. 초기엔 여닫는 속도가 느리다는 사용자 피드백이 있었는데, 테슬라는 이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개선한 바 있습니다. 6.0 버전에서는 자동차 키가 없더라도 아이폰 앱에서 차량을 출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모델 S 60, 60D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75, 75D가 됩니다. 60, 60D의 경우 배터리는 75kWh를 품고 있지만, 60kWh로 제한해 놓고 있습니다. 고객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제한을 풀 수 있는데요. 하드웨어 추가 없이 상위 트림으로 변경이 되어 버립니다. 60과 75의 하드웨어 차이는 없습니다.

자율 주행 기능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이다, 카메라, 센서 등 하드웨어만 갖추고 있다고 해서 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해당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작동하게 됩니다. 여기에 서스펜션의 높이, 주행모드, 열선 패키지, 주행 거리, 디스플레이, 브레이크, 차량 전원 등 모든 차량 제어는 내부에 장착된 17인치 터치스크린에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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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동차는 테슬라OS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지속해서 개선해 왔습니다. 마치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업데이트되는 것처럼 말이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만드는 테슬라는 마치 애플을 보는 듯합니다.

여섯 - 10명의 사용자를 등록

스마트 기기는 여러 명의 사용자를 등록해서 쓸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자신의 ID로 로그인하면, 개인 환경 설정을 그대로 불러와 익숙하게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총 10명의 사용자를 등록할 수 있으며, 해당 사용자마다 자동차 설정이 저장됩니다.

서스펜션 높이, 의자 위치, 사이드 미러 방향 등 사람마다 신체 조건이 다르므로 운전 환경이 달라지는데요. 그래서 남의 차를 타게 되면 가장 먼저 이런 부분을 조절하게 됩니다. 테슬라는 이를 저장해 놓고, 해당 사용자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변경해 줍니다. 가족이 함께 타는 자동차라면 매번 일일이 바꿔줘야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일곱 - 테슬라의 충전 시스템

테슬라 자동차에는 2가지 충전 시스템이 있습니다. 자체 규격과 타입 2가 그것인데요. 미국 내에서는 자체 규격을 쓰지만, 해외 출시용은 보통 타입 2를 적용합니다. 국내에 출시되는 테슬라도 타입 2가 사용됩니다.

타입 2는 2013년 초 유럽 전체 공통 표준이 된 방식입니다. 보통 충전기는 DC, AC 둘 중의 하나를 공급합니다. 그래서 전기차 충전기도 여기에 맞추기 마련인데, 타입 2는 AC, DC 모두 지원합니다. 게다가 단상뿐만 아니라 3상도 지원합니다. 상당히 폭넓게 충전기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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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AC 3상입니다. 국내는 그동안 차데모, DC콤보, AC 3상을 급속 충전 방식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2014년 하반기부터는 3가지 충전 방식이 모두 호환되는 복합멀티형 충전기가 설치되었는데요.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데이터를 확인해 본 결과 국내에 설치된 AC 3상 충전기는 880개나 됩니다. 지방에도 다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테슬라 자동차의 타입 2는 AC 3상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신세계와 함께 올 상반기에 25개의 테슬라 '데스티네이션 충전 인프라'를 백화점, 이마트, 프리미엄아웃렛, 조선호텔,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의 다양한 유통채널에 설치한다는 계획입니다.

충전소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고 구매를 망설이는 이도 있을 텐데요. 이 정도면 제법 넉넉하지 않나 싶네요.

여덟 - 스마트폰처럼 충전

기름을 넣는 내연 기관차는 보통 기름이 바닥나면 주유소에 들르게 됩니다. 하지만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는 다른 습관이 필요합니다. 마트에서 장보는 동안 충전기에 꽂아 두고, 아웃렛에 쇼핑하는 동안 충전기에 연결해 두면 됩니다. 스마트폰처럼 충전할 수 있을 때 해놓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사용한다면, 배터리가 부족해서 충전하려고 충전소에 따로 들릴 필요가 없습니다.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나 신경 쓰지 말고 다녀도 됩니다. 자신의 집에 주차장이 있다면, 외부에서는 충전소에 갈 일이 없을 겁니다. 배터리 용량이 크고, 그만큼 주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장거리의 지방에 가지 않은 한 말이죠.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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