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17] 쿼티 자판 전면에 내세운 '블랙베리 키원(KeyOne)'

김태우 tk@gamedonga.co.kr

[바르셀로나=IT동아 김태우 기자] 블랙베리가 새로운 스마트폰 ’키원(KeyOne)’을 MWC 개막 이틀전인 2월 25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에서 발표했다. 코드네임 ’머큐리’로 알려졌던 제품으로 전작인 프리브는 물리 자판을 숨겨 놓았지만, 이번에는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블랙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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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 발표 사회는 블랙베리 커뮤니티인 크랙베리를 만든 Kevin Michaluk이 맡았다

물리 자판은 4.5인치의 화면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화면은 터치 스크린을 사용하고 있으며, 고릴라 글래스 4를 채용했다. 화면비는 3:2로 1620 x 1080 해상도를 지닌다.

물리 자판은 현장에서 직접 타이핑해보니 과거만큼의 쫀득한 맛은 없다. 재밌는 부분은 키보드 위를 상하좌우와 스와이프하면, 화면을 터치하지 않아도 스크롤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좌우 스크롤은 문제 없었지만, 상하 스크롤은 키보드 전체 폭이 좁은 탓이 썩 매끄럽지는 않았다. 단축키를 적용해 w를 길게 누르면 날씨가 나오고, G를 길게 누르면 새메일 쓰기가 바로 실행된다.

블랙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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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에 비해 눈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약간 두꺼운 편으로 측면은 라운드처리해 손에 쥐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두꺼운 탓인지 배터리는 3505mAh로 제법 많은 편이다.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625를 쓴다. 과거 플래그십 모델인 스냅드래곤 800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주는 칩셋이다. 후면 1200만 화소 카메라는 1.55 미크론 픽셀의 소니 센서를 사용한다. 램은 3GB다. 블랙베리 허브, 블랙베리 메신저, DTEK을 활용한 보안 기능 등이 제공된다.

블랙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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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티 자판은 블랙베리의 정체성이다. 쿼티 자판으로 흥했지만, 터치 스크린을 전면에 적용한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설 자리가 좁아지기도 했다. 버리자니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고, 살리자니 대중성 확보가 힘들다.

이런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제품이 전작인 프리브였는데,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모델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새로운 블랙베리는 다시금 정체성을 살리고자 전면에 물리 키보드를 다시 채택했다.

블랙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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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는 작년 12월에 상표와 소프트웨어, 단말 제조 등을 중국 회사인 TCL에 넘긴바 있다. 한마디로 블랙베리는 직접 스마트폰 하드웨어 사업을 하지 않는다. 그런만큼 키원은 블랙베리가 직접 만드는 마지막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TCL에서 블랙베리를 만들 게 된다.

그런탓에 새로운 면은 없고 물리 키보드를 전면에 채택한 뻔한 제품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물리 키보드는 더 이상 구매 포인트가 아니다. 549달러라는 가격임에도 과연 키보드 하나 때문에 키원을 살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TCL이 만드는 블랙베리가 어떨지 더 궁금해진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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