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중국 스마트폰의 역습, 이제는 현실이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6년 8월 기준,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6년 8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4,574만 834명에 달한다. 피쳐폰 사용자 수는 879만 7,251명. 지난 2014년 12월 기준 통계는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4,069만 8,151명이며, 피쳐폰 사용자 수는 1,214만 6,461명이다. 해당 통계가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비단 국내의 상황만이 아니다. 미국, 유럽 등 스마트폰 도입이 빨랐던 선진국도 어느덧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다른 말로 해석하면, 이제 폭발적인 스마트폰 시장 성장은 더이상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6년 8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
2016년 8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이웃나라 중국은 어떨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아직도 빠르게 성장하는 단계다. 그리고 내수 시장의 대부분을 중국 기업들이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점유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심심찮게 들려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점유율이 압도적인 1위였는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 중국은 '오포' 바람이다. 오포 뒤를 이어 화웨이, 비보가 1, 2, 3위를 차지하고 있고, 4위는 애플이 차지하고 있다. 이어서 5위 샤오미가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간신히 6%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1위는 삼성전자(21.7%)가 차지하고 있지만 2위부터 국내 제조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2위 애플(11.3%)의 뒤를 이어 3위 화웨이(9%), 4위 오포(6.5%), 5위 비보(4.6%), 6위 ZTE(4.3%) 등 중국 제조사가 연이어 나타난다. 순위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샤오미나 메이주, 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들이 10위 내에 들어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실상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면, 중저가 시장은 중국 제조사들이 장악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상황이다.

2016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2016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지난 9월 29일, 중앙일보의 '[취재일기] 고백한다, 중국 기업을 몰랐다'라는 기사를 보자. 해당 기사는 "기자인 내가 중국 기업을 잘 몰랐다. 일부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오른 것만 알았다. 중국 기업은 아직 추격자이겠거니 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해 의미있는 데이터를 꺼낸다. 9월 28일 기준, 세계 주식 시가총액 500개 기업에 중국 기업은 50곳 이상 포함되어 있다. 이중 알리바바(9위), 텐센트(11위), 바이두(129위), JD닷컴(293위) 등 IT 기업의 파워가 거세다. 반면, 500위권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단 7곳뿐이다. 그나마 삼성전자(25위)를 빼면 한국저력(323위)이 그나마 상위권이다. 나머지 5곳은 모두 400위권이다. 해당 기사는 말미에 이렇게 전한다. 중국, 우습게 아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을 바라보는 중국

지난 2016년 7월 28일, 화웨이 위청둥 소비자 부문 CEO는 올해 목표로 매출 280억 달러, 스마트폰 출하량 1억 4,000만 대를 제시했다. 같은 기간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GFK는 화웨이가 향후 1~2년 내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내에서 오포와 비보의 바람이 거세지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는 화웨이다.

화웨이 로고
화웨이 로고

통계로도 나타난다.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1, 2분기 각각 1억 2,240만 대, 1억 3,931만 대를 기록했으며, 이중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다. 특히, 화웨이는 올해 2분기 2,900만 대를 판매, 20.8%의 점유율로 3분기 연속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6년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6,056만 대를 출하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수익은 41% 늘어난 774억 위안을 기록했다. 화웨이 직원들이 접이식 군용침대를 책상 옆에 두고, 밤잠을 설쳐가며 숙식을 해결했다는 일화는 중국 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화웨이가 중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화웨이가 글로벌을 대상으로 내민 무기는 막대한 기술개발 투자와 특허다. 지난 2015년 화웨이가 신기술 및 신제품 R&D에 투자한 금액은 92억 달러(매출액의 15%, 약 10조 7,000억 원)는 애플의 R&D 비용 85억 달러(매출액의 35%)를 상회한다. 특히, 지난 10년간 화웨이가 투자한 R&D 비용은 총 370억 달러에 육박하며, R&D 센터는 전세계 16곳에 설립되어 있다. 연구 개발자 수는 7만 9,000명으로 화웨이 전체 직원의 45%에 육박한다.

화웨이 R&D 센터
화웨이 R&D 센터

2015년말 기준 화웨이가 승인 받은 특허건수는 3만 924건에 달하는데, 이중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승인 받은 특허 수는 각각 5,052건, 1만 1,474건에 달한다. 특히, 누계로 보유하고 있는 특허출원 건수는 중국 내 5만 2,550건이며, 해외 3만 613건에 달한다. 이러한 기술 개발과 해외 특허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 이러한 화웨이의 움직임은 국내에 먼저 알려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경우, 중국 내에서는 아직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해외 진출이 더딘 것과는 다른 행보다.

국내 시장 노크 시작한 중국 스마트폰

다만, 국내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은 자리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하면 '짝퉁'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지우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중국이라는 이미지만 지울 수 있다면, 중국 스마트폰도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동통신사가 자체 브랜드로 선보인 루나나 쏠 등 몇몇 브랜드는 중국에서 제조한 이미지를 지워 국내에 선보였고,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LG유플러스, 화웨이 Y6 출시
LG유플러스, 화웨이 Y6 출시

실제로 중국 스마트폰은 이미 국내에 다양한 스마트폰을 많이 선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화웨이의 X3, Y6, 비와이(BE Y) 등으로 최근 화웨이 H 출시까지 이어졌다. 구글과 협력해 제조하는 넥서스6P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도 국내에서 출시했으며, 레노버도 스마트폰을 국내에 출시하려고 했지만 VoLTE 문제로 다시 준비 중이다.

화웨이 H
화웨이 H

중국 스마트폰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가장 최근에 국내에 출시한 화웨이 H는 출고가가 24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본사양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 퀄컴 스냅드래곤 617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를 지원한다. 타임랩스나 뷰티 모드 등 카메라 기능도 충실하다. 최근에는 중저가 뿐만 아니라 고급, 프리미엄 제품 출시 소식도 속속 들려온다.

소비자 선택 넓어지는 긍정적 측면 바라봐야

중국 스마트폰의 성장은 이제 현실이다. 더이상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기술력은 무시하기보다 이제 그 자체로 봐야 한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 있지만, 제조력만큼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제품 그 자체로 봐야 한다. 스마트폰은 이제 소모품이다.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 하나 사서 2년 내내 사용하는 대신 같은 돈으로 적당한 제품을 1년에 한 번씩 바꾸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중국산이라고 색안경 낄 게 아니라 잘 만든 제품은 잘 만든 제품으로, 별로인 제품은 별로라고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제조사의 다양한 제품이 경쟁하는 모습은 나쁘지 않다. 제품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며, 업체간 경쟁으로 부가 혜택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 글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제품은, 제품 그 자체로 봐야만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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