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발음 교육 '파닉스', 정말 발음교정에 유용한가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영어발음 교정'이라 하면 흔히들 '파닉스(Phonics)'를 떠올린다. 파닉스는 철자와 소리(발음)를 통해 언어를 학습하는 방식을 말하며,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적용하는 영어발음 교육과정이다. 원어민 아이들의 발음을 교정하는 교육이다 보니, 영어발음 교정에는 파닉스가 독보적인 교육방식이라 인식하는 국내 학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반드시 알아야 하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의 파닉스 활용도와 우리나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의 경우 이미 가정에서 발음교정이 어느 정도 완성된 아이들에게 알파벳 배열을 통해 좀더 구체적인 발음 이론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으로 파닉스가 활용된다. 처음 보는 단어라도 대충 엇비슷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고안해 낸 것이 파닉스인데, 사실상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정작 영어권 국가에서도 파닉스를 보조적인 교육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어발음 교육법 '파닉스'
영어발음 교육법 '파닉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파닉스가 그야말로 전지전능한 영어교육 방식이다. 파닉스로 학습하면 모든 모르는 단어를 정확하게 읽고 발음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또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만약 파닉스를 통해 한국인이 모든 영어 단어를 정확하고 완벽하게 읽고 발음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런 파닉스 규칙을 우리가 고안했다면 영어학자들은 우리 한국인에게 감탄하고 감사해 할 것이다. 그들도 못한 것을 우리나라 학원에서 해냈기 때문이다.

영어발음 구조상 원어민도 모르는 영어단어는 알파벳 배열이 조금만 복잡해져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 파닉스를 배워 어떻게 읽었다고 해도 그게 정확한 지 확신하지 못한다. 특히 이름이나 지명같은 고유명사, 어려운 어휘는 원어민조차 제대로 읽고 밝음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영어권 국가가 문맹률이 높은 건 이처럼 모르는 단어는 제대로 읽고 발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나라가 문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한글은 단어 뜻을 모르더라도 누구나 정확히 읽고 발음할 수 있는 구조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영어권 원어민도 모르는 단어를 정확히 발음할 수 있도록 발음 체계를 만든 것이 바로 영어 발음기호다(비영어권 사람을 위한 발음 체계가 아니다). 다만 이 발음기호가 영어권 국가 내에 그리 폭 넓게 보급되지 않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모르는 단어는 읽고 발음하지 못하니, 아예 모르는 단어를 줄이자는 게 최선의 해결 방법이 되었고, '스펠링 비(Spelling Bee)'등의 발음/스펠링 퀴즈 프로그램을 확산시켰다. 철자 자체가 발음기호인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에게는 낯설기만 한 퀴즈인 셈이다(그만큼 우리글 한글은 참으로 위대한 언어다).

이처럼 영어권 원어민의 발음 교정을 위한 파닉스 학습법을 두고, 우리나라에서는 영어 발음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나 성인들에게 적용하면서, 파닉스를 학습해야 모든 영어를 술술 읽고 발음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영어권 원어민도 아직까지도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제대로 읽고 발음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렇게 잘못 활용되고 있는 파닉스 학습법부터 걷어내야 한다. 그리고 좀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발음 학습이 가능할 새로운 대안법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영어 발음기호를 통해 하나하나의 알파벳 발음을 익히는 수 밖에는 없다. 발음기호만이라도 확실히 학습, 훈련할 수 있다면 어떤 영단어도 표준 발음으로 정확히 읽고 발음할 수 있다.

영어권 원어민도 모르는 단어를 보면 사전을 뒤져 발음기호를 확인해 해당 단어의 정확한 발음을 학습한다. 다만 이 역시 그나마 발음기호를 아는 이들에 한한 것이며, 발음기호 자체를 모르면 누군가가 가르쳐 주기 전까지는 정확한 발음을 스스로 학습하기 어렵다(예를 들어, 'Singer'는 가수의 의미를 가질 때는 [싱어]라고 발음하지만, 특정 재봉틀 회사의 브랜드 이름이 될 때는 [싱거]라 발음한다).

스톱사운드 발음
훈련
스톱사운드 발음 훈련

영어발음 학습을 제공하는 센딕넷 김명기 대표는, "그동안 파닉스의 학습효과와 대안 교육법에 관해 영어학원 원장이나 교사,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았다. 이들은 파닉스 학습이 그리 효율적이지 않은 건 인정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발음 교육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본원은 '스톱사운드(STOP SOUND, 사잇소리)' 학습 과정을 개발, 적용했다. 이미 많은 수강생들로부터 학습효과를 입증 받고 특허 기술로 등록했다. 파닉스 학습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전했다. 김 대표는 최근 스톱사운드 강의와 원리, 자가학습법 등을 자세히 정리한 <발음의 신> 서적도 출간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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