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5만 원짜리 스마트폰 쓸만해? 화웨이 Y6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필자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개통했다. 약 30개월이 지난 지금, 약정이 이미 끝났지만 아직까지 스마트폰을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운 단말기를 구매하는 가격이 너무 비싸며, 단말기 대금을 매달 통신 요금에 더해 할부로 내더라도 2년에 이르는 약정 기간에는 위약금 때문에 새로운 제품에 눈을 돌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단통법이 등장한 이후 공시 지원금 및 추가 지원금 외에 별도의 보조금(흔히 불법 보조금이라고 부르는 그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오늘날, 큰마음을 먹지 않으면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화웨이가 내놓은 스마트폰 Y6는 흥미로운 대안이다.

화웨이 Y6
화웨이 Y6

우선 가격 이야기부터 하자. 화웨이 Y6의 출고가는 15만 4,000원이며 가장 저렴한 요금제(LG유플러스 '음성무한 데이터 29.9')를 선택했을 때 공시 지원금은 13만 4,000원이다. 여기에 추가 지원금 2만 원을 더하면 구매자가 부담하는 단말기 가격은 0원이다. 구매자는 매달 통신요금인 3만 2,890원(부가세 포함)만 납부하면 된다. 만약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해 단말기 할부금을 추가하더라도 매달 납부하는 요금은 3만 2,000원 정도다.

사실상 공짜폰이다
사실상 공짜폰이다

사실 과거 중국산 제품은 이른바 '대륙의 연금술'로 빚어낸 짝퉁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인식도 옛날 이야기다. 2015년 한 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요약하면 중국 기업의 약진이라 할 수 있다. 주로 생산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이 자체적인 제조 기술을 갖추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시장에도 화웨이, 레노버 등이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5년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보며 1위는 삼성 2위 애플이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3위 화웨이, 4위 레노버, 5위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14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을 중국 기업이 가져온 형국이다.

화웨이 Y6
화웨이 Y6

화웨이 Y6는 독특한 UI가 특징이다. 이모션UI라 불리는 것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아닌 아이폰을 보는 느낌이다. 대표적인 것이 앱 서랍이다. 보통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모든 앱이 앱 서랍에 보관되고, 우리는 이 중 필요한 앱을 바탕화면에 꺼내놓고 사용한다. 그런데 이모션UI에는 앱 서랍이 없다. 앱을 설치하면 모든 앱이 바탕화면에 나타난다. 아이콘 디자인 역시 약간 둥그스름한 형태로 아이폰과 비슷하다.

화웨이 이모션UI
화웨이 이모션UI

잠금화면에서 화면 아래쪽을 위로 쓸어 올리면 녹음기, 계산기, LED 조명, 카메라 등의 앱을 즉시 실행할 수 있는 버튼이 나타나며, 화면 잠금을 풀지 않아도 각 기능을 즉시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카메라나 녹음기 등은 급하게 써야할 상황도 종종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유용하다.

잠금화면의 도구 메뉴
잠금화면의 도구 메뉴

그렇다면 15만 원대 스마트폰의 실제 사용 성능은 어떨까? 국내에서 흔히 쓰는 고사양 제품과 비교하면 당연히 부족하지만, 1/5~1/6 정도에 불과한 제품 가격을 생각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우선 게임을 실행해봤다. 고사양 모바일 게임 중 하나인 아스팔트 8의 경우 체감상 로딩이 조금 길었지만, 게임 자체는 무리없이 즐길 수준이다. 프레임 드롭이 약간 느껴지기는 하지만, 드리프트나 배럴롤 등 각종 조작을 사용하는 것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게임을 실행하는 모습
게임을 실행하는 모습

각종 미디어 콘텐츠도 무난하게 재생한다. 기본 음악 재생 앱의 경우 MP3뿐만 아니라 FLAC 등의 무손실 음원도 기본 재생할 수 있으며, 이밖에 OGG, WAV 등의 포맷도 지원한다. 다만 WMA는 지원하지 않는다. 기본 음악 재생 앱에서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음악 파일을 넣으면 제목 아래에 SQ와 HQ라는 마크가 붙는다. 일반 음질(Standard Quality)과 고음질(High Quality)로 추정할 수 있는데, 압축/손실 음원인 MP3 파일에는 HQ라는 마크가, 무손실 음원인 FLAC과 무손실/WAV 파일에는 SQ라는 마크가 붙는다.

음원을 재생하는 모습
음원을 재생하는 모습

참고로 기본 음악 재생 앱을 이용할 때 헤드폰을 연결하면 이퀄라이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소리의 입체감이나 중저음 강화 등의 설정을 조절할 수 있으며 원하는 음역의 소리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

헤드폰을 연결했을 때 나타나는 이퀄라이져
헤드폰을 연결했을 때 나타나는 이퀄라이져

동영상의 경우 MP4나 MKV 정도를 지원하며, 파일은 풀HD급도 원활하게 재생한다. 의외로 AVI 형식은 기본 앱에서 직접 재생할 수 없으며, SMI 형식의 자막 파일도 지원하지 않는다. 동영상 플레이어 만큼은 순정 대신 다른 앱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동영상을 재생하는 모습
동영상을 재생하는 모습

기본 저장 공간은 8GB다. 기본 설치된 앱이 비교적 많으며, 여기에 운영체제 설치를 위한 용량까지 있으니, 실제로 사용자가 쓸 수 있는 공간은 4GB 안팎이다. 기본 설치된 앱만 하더라도 구글 앱이 16개, 통신사 앱이 6개며, 이밖에 라인, 밴드, 다음 지도, 후스콜, 알약, 클린마스터 등의 앱이 설치돼 있다(여기에 화웨이가 제공하는 각종 기본 앱까지 있다). 구글 앱 및 일부 필수 앱을 제외하면 모두 사용자가 지울 수 있으니 공간을 확보하고 싶다면 이를 지우면 된다. 그래도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이용하면 된다.

다양한 기본 앱
다양한 기본 앱

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는 200만 화소다. 카메라의 성능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F2.0 조리개로 어두운 곳에서도 비교적 노이즈가 적고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접사 기능도 지원한다. 카메라와 피사체 거리가 5cm 정도라도 초점을 잡을 수 있다. Y6에 탑재된 기본 앱 중 '돋보기'는 이러한 기능을 극대화한 앱이다. 풀HD 모니터의 화소가 보일 정도로 확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초접사
초접사

<초접사 기능으로 사진을 촬영한 모습>

기본 카메라 앱에는 피사체 추적 기능도 있다. 사용자가 특정 영역을 터치해 초점을 맞추면 해당 영역의 피사체를 따라 초점이 움직인다. 다만 디지털 카메라처럼 빠르고 정확한 초점 이동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런 기능이 있다는 것 정도에 만족해야 하겠다.

피사체 추적 기능
피사체 추적 기능

화웨이 Y6는 가격을 낮추기 위한 흔적이 곳곳에 보이기도 한다. 우선 해상도는 HD며, 탈착식 제품이지만 초가 배터리 및 배터리 충전 케이스, 번들 이어폰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 상자에 들어있는 것은 보호 필름, 충전용 케이블과 충전기 등만 들어있다.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버리고 가격을 낮춘 모습이다.

외산 제품은 A/S가 어렵다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화웨이는 이를 위해 지난해 화웨이 X3를 출시하면서 국내에 서비스센터를 마련했으며, Y6 출시와 함께 전국 서비스센터를 50개로 늘렸다. 또한, 서비스센터를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용자를 위해 퀵이나 택배를 이용한 서비스도 지원한다. 품질보증기간 이내의 무상 수리에 해당하는 제품이라면 택배 서비스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퀵 서비스는 서울 지역에 한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참고: http://consumer.huawei.com/kr/support/quick-post- service/index.htm).

화웨이는 이 밖에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한 1:1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톡 '친구찾기'에서 ID 검색란에 '@화웨이코리아디바이스'를 검색해 친구로 추가하면, 관련 문의 사항을 채팅을 통해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화웨이 Y6의 객관적인 성능을 보면 당연히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해 떨어진다. 하지만 15만 원대라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편의를 위한 기능과 UI는 물론, 물론 일반적인 사용에는 전혀 문제되지 않은 성능을 갖췄다. 자녀를 위한 스마트폰 혹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아주 적절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화웨이 Y6
화웨이 Y6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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