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터치, 포스터치, 3D터치... 터치 기술 진화의 다음 단계는?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잠시라도 손에서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하고, 무언가를 자꾸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터치하고 화면을 스크롤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날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터치'는 그저 당연한 기능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이러한 터치 기술이 지금처럼 실현되기까지 휴대폰은 여러 단계의 진화 과정을 거쳤다.

자판이 마르고 닳도록 누르고 또 눌렀던 '피쳐폰 시대'
피쳐폰(일반 휴대폰)을 사용하던 시절만 해도 우리는 자판 위의 수많은 버튼을 하나하나 눌러 보면서 기능과 조작 방법을 익혀야 했다. 문자메시지를 많이 이용했던 사용자라면 자판 위 숫자가 닳고 닳아 희미해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삼성의 천지인, LG의 나랏글 등 숫자-한글 겸용 자판이 대세를 이뤘다.

버튼 꾹꾹 눌러 입력했던 피쳐폰 시대
버튼 꾹꾹 눌러 입력했던 피쳐폰 시대

만지면 반응하던 풀 터치 스크린폰의 등장, '터치폰 시대'
2000년 대 후반 들어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휴대폰이 속속 등장하면서 더욱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졌으며, 숫자 자판은 디스플레이 속 가상 자판으로 대체됐다. 이때 등장한 터치폰은 터치패널이 탑재된 디스플레이와 최소한의 물리적 버튼만으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터치 인식 정확도나 속도에서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다.

풀 터치 스크린을 내장한 터치폰
풀 터치 스크린을 내장한 터치폰

더욱 빠르고 정교한 터치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 시대'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스마트폰은 이전보다 더욱 발전된 터치 기술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터치 인식 속도와 정확도가 보완된 터치스크린을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시작했으며,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및 편의 기능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업체들은 혁신적인 터치 기술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6S'와 안드로이드폰인 '화웨이 메이트 S(Huawei Mate S)’를 꼽을 수 있다. 지난 9월, 애플과 화웨이는 각각 '3D터치'와 '포스터치(Force Touch)'라는 새로운 차원의 터치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사용자의 손가락이 '어디'를 터치하는 지에 집중하며 터치 정확도를 개선하는데 주력한 반면, 이제는 '얼마나 세게' 누르는지, 즉 터치 강도를 인식하는 기능과 손가락 끝, 관절, 손톱과 펜까지 구별하여 인식할 수 있는 터치 기술들이 스마트폰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폰 6S의 3D터치 기술
아이폰 6S의 3D터치 기술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 S(사진, 코럴 핑크 모델)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포스터치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공개와 동시에 많은 화제를 일으켰다. 또한, 전작 P8에 적용됐던 '너클(Knuckle) 센스' 기술이 메이트 S에 '너클 센스 2.0'으로 업그레이드 되며 점점 진화하는 스마트폰 터치 기술 트렌드를 보여줬다. 너클 센스 기술은 손가락 마디를 인식할 수 있는 터치 기술이다.

포스터치 기술이 적용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
S'
포스터치 기술이 적용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 S'

'톡'과 '꾹'을 구별하는 포스터치 기술
앞서 언급한 포스터치는 스크린에 가해지는 손가락의 압력 정도를 지능적으로 감지하는 기술이다. 이는 애플 맥북이나 애플워치를 통해 공개된 적 있지만, 스마트폰에 적용된 것은 화웨이 메이트 S가 최초다. 화웨이의 포스터치 기술은 터치 강도에 따른 이미지 확대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한층 풍부해진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미리보기 모드에서 썸네일을 세게 누르면 사진을 확대해 빠르게 훑어볼 수 있으며, 디스플레이 가장자리를 세게 누르면 미리 설정해놓은 앱을 실행시키는 '매직 코너(Magic Corner)' 기능, 디스플레이 아래 쪽을 세게 누르면 '뒤로 가기', '홈으로 가기', '최근 실행한 앱 목록'을 보여주는 '매직 바텀(Magic Bottom)' 기능도 지원한다.

화웨이 관계자에 따르면, 메이트 S의 압력 감지 기능은 저울로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압력을 정확히 감지한다. 스마트폰 화면 위에 100g~400g 무게의 물체를 올려 놓으면 무게 측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화웨이는 지난 IFA(베를린국제가전박람회) 2015 행사에서 메이트 S 화면 위에 오렌지를 올려놓고 무게를 재는 모습을 시연한 바 있다.

저울로도 사용할 만한 정교한 압력 측정이
가능
저울로도 사용할 만한 정교한 압력 측정이 가능

손가락 마디로 다양한 기능을 실행하는 '너클 센스'
한편 너클 센스는 스크린을 '무엇'으로 터치하는 지도 구분한다. 너클 센스 기술은 손가락 끝, 관절, 손톱 및 스타일러스 펜을 각각 구별함으로써 보다 개인화되고 실감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이트 S에 탑재된 너클터치 2.0은 손가락 마디로 화면에 알파벳 'c', 'm', 'e'를 그리면 각각 카메라, 음악 재생 및 인터넷 브라우저 등이 실행된다. 이미지 잘라내기 및 복사도 가능하며, 동영상 재생 시 화면을 툭툭 두드리면 화면이 캡처된다.

터치 기술이야 말로 현재로서는 스마트폰의 핵심에 가장 닿아있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터치 기술은 물체 표면의 굴곡 혹은 사용자의 DNA 까지도 인지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리라 예상한다. 혁신적인 터치 기술은 앱 실행 단계를 줄여 사용시간을 단축하고, 사용자들이 편리하고 유연하게 다양한 앱을 실행시킬 수 있게 하여 스마트폰 사용자 경험의 진화를 이끌게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차세대 스마트폰 터치 기술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는 바로 '최적화'다. 사용자들이 수 많은 터치 패턴, 기능을 혼동하지 않고 편리하게 이용하게끔 기기를 최적화하는 단계가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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