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4 국내 상륙, 한 시간 써보니…

이기성 wlrl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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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4가 국내에 상륙(?)했다. 팬택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개념 멀티플레이스 쇼핑몰 라츠(Lots, www.lotsshop.com)에 애플 아이폰 4가 등장한 것은 지난 10일.

라츠는 모바일 IT 기기와 액세서리, 주변기기 등을 취급하는 곳으로 매장을 찾는 고객을 위해 미국 현지 구매를 통해 아이폰 4를 들여와 이를 각 매장(강남, 노원, 수원, 안양 등 4곳)에 배치, 시연해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 4를 한발 앞서 시연해볼 수 있다는 사실에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었으나, 강남과 노원 매장은 아이폰 4가 등장한 첫 주말에 다녀간 이들의 입 소문 여파로 매장을 찾는 방문객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와 평일 오후 라츠 안양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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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한가한 시간을 틈타 매장을 방문했기에 아이폰 4를 마음껏 시연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높은 관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취재를 하는 내내 아이폰 4를 찾는 고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다행히 시연을 위해 마련된 아이폰 4가 2대였기에 망정이지, 한 대뿐이었다면 취재는커녕 손가락만 빨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라츠 측은 이런 상황을 예상한 듯 각 매장에 2~3대의 아이폰 4를 배치했다고 한다).

아이폰 4를 만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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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손에 쥔 아이폰 4. 현재 아이폰 3Gs를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이폰 4의 그립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런저런 표현을 더해 아이폰 3Gs가 유선형으로 약간 뭉툭한 느낌이었다면, 아이폰 4는 모서리를 제외하고 곡선을 모두 생략해 애매한 부분 없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 게다가 조금 작아진 크기(3Gs에 비해 얇고 심플해짐) 탓인지 안정적으로 손에 움켜쥘 수 있었다(물론 사람에 따라 손 크기가 다를 수 있으므로, 절대적인 평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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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첫 느낌을 뒤로하고 디자인을 살펴보면 아이폰 4는 아이팟 터치부터 이어온 크롬 라인(전면부 외곽)을 생략하는 등, 불필요한 요소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그 때문에 한눈에 보기에도 군더더기 없이 심플해진 모습. 또 한가지 크롬 라인이 사라지면서 보호 필름에 대한 문제(곡선 부분에 보호 필름을 제대로 부착하기 어렵고, 쉬이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도 더는 염려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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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살펴봤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아이폰 4를 다뤄볼 차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3.5인치 디스플레이였다. 제원상 960x640 해상도를 지원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Retina Display, IPS 패널)가 탑재된 아이폰 4는 아이폰 3Gs와 비교해 콘트라스트(명암 대비)가 강해진 느낌의 진한 색감과 선명해진 화면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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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픽셀이 두드러져 보이고 글자를 분간할 수 없는 아이폰 3Gs와 달리 아이폰 4는 글자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아이폰 4 화면의 줄무늬는 카메라의 셔터스피드와 주사율 차이로 나타난 것으로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광시야각 패널(IPS 패널: 시야각과 명암비가 우수함)을 채택한 탓인지 어느 각도에서 화면을 바라보더라도 흐트러짐 없이 균일한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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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스마트폰에 밀려 디스플레이만큼은 내세우지 못했던 아이폰 3Gs와 새로운 아이폰 4의 차이는 이렇게 분명하게 나타났다. 물론 일반 사용자들은 디스플레이의 차이를 크게 통감하지 못할 테지만, 아몰레드(AMOLED)라 불리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대대적인 홍보로 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진 점을 고려했을 때, 아이폰 4의 디스플레이도 모두가 만족스러워할 만한 변화임이 틀림없다.

업그레이드 된 카메라 기능의 성능은?

눈을 돌려 아이폰 4 발표 당시 화제를 모았던 내장 카메라(5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 디지털 5배줌 채택, 탭 포커스: 화면 터치로 초점을 맞춤, 3Gs에는 없던 LED 플래시 탑재 등 다양한 변화) 기능을 살펴보기로 했다.

카메라 아이콘을 누르자, 아이폰 3Gs와 달리 신속하게 촬영 모드(약 0.5초 내외)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는 초기 동작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돌발적인 상황에 전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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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카메라를 통해 나타나는 화상이 아이폰 3Gs에 비해 자연스럽고 부드러웠으며, 향상된 디스플레이 덕분에 밝고 선명한 느낌이었다(이상하리만치 우중충한 화상을 보여주는 아이폰 3Gs의 내장 카메라와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이렇게 디스플레이를 통해 나타나는 만족스러운 모습과 실제 결과물(사진 파일)의 차이는 어떨지 궁금했다. 이에 아이폰 4와 아이폰 3Gs를 같은 위치에 놓고 사진을 촬영해보니, 우선 결과물의 크기부터 차이가 났다(아이폰 4는 2,592x1,936 / 아이폰 3Gs는 2,048x1,536 크기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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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화소 수가 달라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결과물의 크기는 사실상 ‘품질(퀄리티)’을 의미하는 것으로 프린트 출력이나 인화 시 아이폰 4가 아이폰 3Gs보다 질적으로 나은 결과물을 제공한다고 풀어서 얘기할 수 있겠다.

이런 결과물의 크기를 둘째 치고 화각(렌즈로 담아낼 수 있는 각도)의 차이도 상당했다. 화각이 넓다는 것은 화면에 더 많은 풍경을 담아낼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데, 화각이 좁은 렌즈라면 뒤로 몇 걸음 더 물러서야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런 아이폰 4 카메라 기능의 변화가 꽤 인상적이었다.

예리한 사람이라면 이미 눈치를 챘을지 모르겠지만, 본 기사에 첫 머리를 장식한 사진(라츠 매장 전경)이 바로 아이폰 4로 촬영한 사진이다. 후문이지만 취재 후 원본 폴더에 DSLR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과 아이폰 4/ 아이폰 3Gs로 촬영한 사진을 한꺼번에 넣고 편집에 들어갔다.

편집을 마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은 아이폰 4로 촬영한 사진을 D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인 줄 알고 아무렇지도 않게 ‘첫머리에 넣어야지’하면서 편집(리사이즈)을 했다는 것. 그 후에 비교 사진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이를 알아챘다.

놀라움에 동료 기자에게 사진을 먼저 보여주고 나중에 아이폰 4로 촬영한 것이라고 알려주자 마찬가지로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줄 알았다는 반응.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런 생각을 들게 했는지 묻자, “색감과 선예도(경계가 뚜렷한 정도)가 만족스럽고, 품질 자체도 디카 못지않다.”라고 대답했다. 그만큼 아이폰 4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결과물이 우수했다는 것으로 스티브 잡스(애플 CEO)가 아이폰 4 발표 당시 유난히 카메라 기능을 부각한 이유를 이제 알겠다.

아이폰 4 논란의 화두 '수신율'

카메라 기능에 이어 유심히 살펴본 부분은 이슈가 되고 있는 ‘수신율’이다. 시연을 위해 마련된 아이폰 4는 정식 출시된 제품이 아니기에 아직 전파인증을 획득하지 못해 개통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아이폰 4를 손에 쥐었을 때, 안테나를 가려 통화 품질이 낮아진다는 논란(흔히 ‘데스그립’이라 말함)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해당 안테나가 통화 외에도 와이파이(무선랜)와 GPS 수신을 함께 담당한다고 하지만 논란의 화두를 확실하게 얘기하지 못하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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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대로 실제 문제가 되고 있는 안테나 부분을 손으로 감싸고,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보니 특별히 느려진다거나, 접속이 끊기는 현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외국의 사례에서는 와이파이 감도를 나타내는 안테나의 개수가 줄어든다고 했는데, 양손으로 아이폰 4를 감싸고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봐도 그런 변화는 없었다(행여 시연 장소의 와이파이 신호 감도가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것 같아, 테스트는 해당 지역에서 잡히는 안테나 감도 두 칸 정도의 다른 와이파이 신호에 연결한 결과다). 이런 결과로 보아, 아무래도 데스그립의 실체를 밝히는 일은 정식 출시 후로 미뤄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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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3Gs 사용자로서 정식 출시에 앞서 아이폰 4를 만져보니 디자인과 업그레이드된 기능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다만, 다른 기능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폰 3Gs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이런 걸 보면 애플이 참 잘 만든 운영체계: iOS 하나로 ‘뽕을 제대로 뽑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연 아이폰 4가 대한민국에서 ‘흔한 폰(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대폰)’이 된 아이폰 3Gs처럼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이폰 4를 만날 수 있는 ‘라츠(Lots)’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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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츠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이 통합된 체험형 IT 전문 쇼핑공간’을 컨셉으로 “Buy Different”라는 세상에 흔한 쇼핑공간과는 다르게, 다른 곳에서, 다른 상품을 고르고 사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슬로건으로 탄생한 팬택계열의 독자적인 유통 브랜드다.

현재 라츠 오프라인 매장은 수도권 내 강남, 노원, 수원, 안양 4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노트북(넷북), PMP, MP3P, 전자사전, 카메라와 같은 모바일 IT 기기와 이어폰, 헤드셋, 패션 케이스, 액세서리, PC 주변기기 등을 판매하는 한편, 구매에 앞서 고객이 자유롭게 만지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오감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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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프라인 매장은 체험형 IT 전문 쇼핑공간으로서 국내에서 만날 수 없는 혹은 독점적으로 공개되는 유수 브랜드의 모바일 IT 제품을 가장 먼저 접해 볼 수 있도록 ‘라츠와 함께하는 1st Touch’ 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츠와 함께하는 1st Touch’는 고객이 빠르게 IT 상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성 고객서비스로 첫 번째로 애플 아이패드(iPad), 두 번째로 스카이 시리우스(Sirius), 세 번째로 애플 아이폰 4(iPhone 4)가 준비됐다.

라츠 마케팅 담당자는 “라츠는 IT 제품 체험에 한하지 않고 문화 체험 등의 확장 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며, 고객이 언제나 부담 없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여 즐길 수 있는 신개념 IT 놀이터로서의 공간이자 체험/쇼핑공간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4개 매장을 필두로 앞으로 전국 주요 도시, 주요 핵심 상권 내 독립 매장을 포함하여 약 70여 개 매장이 추가로 오픈 될 예정이며, 올 하반기 온라인 쇼핑몰(www.lotsshop.com)이 열리는 시점부터 타사와 차별화된 온-오프라인 통합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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