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펜으로 담은 아날로그 감성, '디지털 예쁜 엽서전'

나진희 najin@itdonga.com

까만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라디오를 들으며 '내가 쓴 사연이 채택될까'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일... 아마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는 추억 속으로 사라진 장면일 거다.

마지막으로 손편지를 끄적여 본 게 언제던가. 이메일, 문자, 메신저 등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직접 손으로 또박또박 쓴 글만큼 진심과 정성을 전달하기에는 살짝 부족한 면이 있다.

이러한 아날로그적인 향수를 되살려내고자 삼성전자가 MBC와 손잡고 '삼성 갤럭시노트4 디지털 예쁜 엽서전'을 개최했다. 사라졌던 MBC '예쁜 엽서전'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를 만나 10년 만에 부활한 것.

디지털 예쁜 엽서전
디지털 예쁜 엽서전

디지털 예쁜 엽서전은 청취자가 라디오 방송국으로 보낸 디지털 엽서/일반 종이 엽서 중 우수작을 뽑아 시상하고 전시하는 행사다. 스마트폰의 디지털적인 편리함과 엽서의 아날로그 감성이 적당히 버무려졌다.

노란 은행잎이 흩날리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삼성전자와 MBC가 엽서전 팝업 전시장을 마련했다. 따뜻한 사연이 적힌 엽서들이 갤럭시노트4, 갤럭시탭S 등에 담겨 관람객들을 만났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오는 12월 4일까지 전시장이 운영된다.

8,565건의 응모, 24건의 수상작

엽서전에 대한 청취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무려 총 8,565건의 엽서가 방송국으로 날아들었다. 엽서전은 갤럭시노트로 작성한 '디지털 엽서' 부문과 종이 엽서인 '일반 부문' 등 두 부문으로 나눠 응모받았는데 이 중 약 40%, 즉 3,446건이 디지털 엽서였다.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디지털 예쁜 엽서전
디지털 예쁜 엽서전

전시회 첫날인 25일, 엽서전 시상식이 있었다.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의 DJ 박경림 씨가 진행을 맡았고,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의 DJ 김현철 씨와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의 DJ 조영남 씨가 수상자들에게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참고로 엽서전의 심사는 총 3차까지 치열하게 치러졌다. 3차 심사를 맡았던 MBC 방송미술국 박명호 국장은 "엽서 중에는 예술성을 가미한 작품도 많았다. 특히 갤럭시노트의 캘리그라피 펜 툴 등을 이용해 다양한 글씨체를 만들어낸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의외로 감성적이고 정감있는 글씨체가 많이 나왔다. 한 작품 한 작품 다 정성이 들어 있어 수상작을 뽑기 무척 힘들었다"며 심사평을 전했다.

수상자는 상패와 함께 우수상 100만 원, 동상 200만 원, 은상 300만 원, 금상 4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엽서 내용은 라디오의 특성상 소소하고 따뜻한 일상을 표현한 것이 많았다. 종이배를 타고 있는 상상 속 자신의 모습, 손주 곁에 누워 미소짓는 아버지의 모습, 앞으로 태어날 아기와 함께 하는 부부의 모습 등이었다.

삼성 갤럭시노트4 디지털 예쁜 엽서전 수상
단체사진
삼성 갤럭시노트4 디지털 예쁜 엽서전 수상 단체사진

디지털 엽서 부문 금상은 강원도 정선의 작은 초등학교 교사 안희진 씨가 받았다. 그는 전교생이 22명인 벽탄 초등학교에 근무 중이다.

디지털 예쁜 엽서전
디지털 예쁜 엽서전

안 씨는 자신의 반 학생 7명과의 학교 생활을 엽서에 그려 출품했다. 안 씨는 갤럭시노트4의 캘리그라피 펜으로 독특한 서체를 만들어냈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귀엽게 그려넣었다. S노트를 활용해 아이들과 찍은 사진도 붙여 엽서를 더 다채롭게 꾸몄다. 안 씨는 "엽서전 덕분에 벽탄 초등학교 전교생 22명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며, "상금으로 전교생과 치킨 피자 파티를 열 계획"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일반 엽서 부문 금상 수상자 민다솜 씨는 "고민이 많았던 시절, 눈을 뜬 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라디오를 들으며 힘을 냈다"며, "다른 분들의 힘든 사연에 공감도 하고 DJ의 응원에 위로도 받으며 많이 힘을 냈다. 이렇게 뜻하지 않게 엽서전에서 수상까지 하게되어 무척 뿌듯하다. 부모님도 좋아하셨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MBC 라디오 김도인 국장은 "요즘은 라디오 한 프로그램당 하루에 문자가 몇 통 왔는지, 1등 문자는 누구인지 등 양과 속도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청취자와 질적으로 교감하는 면에서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퇴보한 것이 사실이다"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보이는 라디오' 등 라디오가 기술적으로는 많이 발전했지만 이것이 라디오의 앞날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공감하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유지할 때 라디오가 지속할 수 있을 것. 이번 엽서전으로 라디오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게 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예쁜 엽서전
디지털 예쁜 엽서전

전시관은 '웃음', '열정', '설렘', '따뜻한 나눔' 등 4가지 테마존으로 구성된다. 각 존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과 연계되어 꾸며졌다. 관람객은 각 존에서 응모작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갤럭시탭S 등도 체험해볼 수 있다. 직접 갤럭시노트4를 활용해 엽서를 만들면 이를 인쇄해주는 코너도 있다. 전시회는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은 오후 7시까지 진행되며 관람객은 인근 카페에서 사용 가능한 음료 교환권도 받는다.

디지털 예쁜 엽서전
디지털 예쁜 엽서전

전시관을 찾아 갈 여유가 없다면 삼성전자 홈페이지(www.samsung.com/sec)나 갤럭시 전용 디지털 매거진 서비스 '페이퍼가든' 앱에서 엽서 작품들을 감상해보자. 엽서를 확대해 세세히 살펴보는 것도 가능하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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