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로 길어지고 TV만큼 커지고, 모니터 세대교체 가시화

김영우 pengo@itdonga.com

PC 주변기기 중에서도 모니터는 교체 주기가 상당히 긴 편에 속한다. CPU나 그래픽카드와 같이 성능에 관련된 구성품도 아닌데다 키보드나 마우스처럼 값이 싼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간격이 조금 길 뿐이지 모니터 역시 교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는 분명히 있다.

이를 테면 2000년대 초반에는 뚱뚱한 CRT 모니터에서 얇은 LCD 모니터로, 2005년 즈음에는 4:3(가로:세로) 화면비의 모니터에서 16:10이나 16:9 화면비의 와이드 모니터로 '대세'가 바뀐 바 있다. 화면의 크기도 점차 커져서 와이드 모니터 보급 초기에는 19인치, 20인치 크기의 모니터가 많이 쓰였으나 2010년 즈음부터는 23인치, 27인치 크기의 모니터가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극장 스크린 비율의 파노라마 모니터, 보급 본격화

그리고 최근 들어 또 다시 새로운 경향의 모니터가 다수 등장, 세대 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보급을 시작한 신세대 모니터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역시 이른바 ‘파노라마 모니터’로 불리는 제품들이다.

파노라마 모니터는 기존의 모니터보다 한층 좌우로 화면이 길어진 것이 특징이다. 현재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와이드 모니터는 23인치, 27인치 크기 제품의 경우 1,920 X 1,080 해상도, 즉 16:9의 화면비를 갖춘 것이 많다. 하지만 파노라마 모니터의 경우 29인치 크기 기준으로 2,560 X 1,080 해상도의 21:9 화면비를 갖추고 있다.

LG전자 파노라마 모니터
LG전자 파노라마 모니터

21:9 화면비는 극장용 영화의 화면비로 가장 널리 쓰이는 2.35:1(21.15:9)의 시네마스코프 비율과 유사하다. 때문에 파노라마 모니터를 이용해 영화를 감상하면 화면 위 아래쪽에 검은 공백이 생기지 않으며, 영상의 비율이 왜곡되는 현상도 최소화 할 수 있다. 그리고 21:9 화면비를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기존의 와이드 모니터보다 한층 넓은 공간을 보며 플레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여러 창을 한꺼번에 열고 문서작업이나 인터넷서핑을 할 때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파노라마 모니터의 보급에 첫 포문을 연 건 대기업들이다. 작년 11월, LG전자의 29EA93, 델의 U2913WM 등의 제품이 첫 선을 보였다. 특히 LG전자의 움직임이 활발한데, 올 6월에는 HDTV 수신기능을 갖춘 29MA93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기능 향상 모델인 29EA73, 29EB73 등을 발표하는 등 파노라마 모니터의 보급에 팔을 걷고 나섰다.

이런 대기업의 움직임에 중소기업들도 호응하고 있다. 올 3~5월을 전후하여 크로스오버, 알파스캔, 아치바 등의 업체에서도 파노라마 모니터를 출시했다. 이들 중소기업의 제품들은 대기업 제품에 비해 한층 싸게 살 수 있어 실속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30인치 넘는 대화면 모니터, TV대용으로 손색 없어

파노라마 모니터와 더불어 모니터 업계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또 하나의 분야가 바로 대형 모니터다. 특히 30인치급이나 40인치급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55인치, 70인치에 달하는 초대형 모니터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사실 32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는 PC전용이라기보다는 TV의 대체품으로 더 활용성이 높다. 지상파 신호를 수신하는 기능이 없을 뿐이지 전반적인 형태는 TV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은 같은 화면 크기의 TV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튜너(tuner)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데다 모니터 제품은 TV에 비해 전파인증 과정이 간단하다.

30인치 모니터
30인치 모니터

더욱이 최근에는 케이블TV나 IPTV, 위성TV와 같이 외부에 셋톱박스를 연결해서 방송을 수신하는 TV시청 형태가 일반화되고 있어 이런 대형 모니터를 TV대용으로 쓰는데 그다지 문제가 없다. 셋톱박스를 이용해서 방송을 시청하면 튜너의 내장 유무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꽉 잡고 있는 TV시장에 직접 뛰어드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아치바, 크로스오버, 그린아이티씨와 같은 중소기업들이 대형 모니터 제품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화면 크기나 제품의 전반적인 형태는 TV와 유사하나 가격은 같은 화면 크기의 TV에 비해 한층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리모컨을 제공해 편의성을 높이거나 피봇(화면 회전) 기능 등을 더해 활용성을 넓힌 제품도 있어 기본의 모니터나 TV와 자못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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