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친환경건물사업팀 “기후위기 취약계층 지원사업, 시민 돕고 도시 아름다움 더하고”
[IT동아 차주경 기자] 여름은 늘 덥지만, 올 여름은 유독 예년보다 더웠다. 문제는, 나날이 심해지는 세계 기후 이변 때문에 여름철 무더위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은 점이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폭염 일수는 2005년에는 5일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18일에 달했다. 이 경향은 더욱 나빠질 예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071년경 서울의 폭염 일수는 69일, 두 달을 훌쩍 넘을 정도로 심해질 전망이다.
건물마다 에어컨과 같은 냉방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결코 해답이 아니다. 냉방장치는 움직일 때 전기를 많이 쓰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이산화탄소는 여름철 무더위를 더 심하게 하는 물질이다. 무엇보다 노후 건물이나 주택, 옥탑방이나 반지하 등에는 구조 한계상 냉방장치를 설치하기 어렵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친환경건물과 친환경건물사업팀이 맡은 ‘기후위기 취약계층·지역 지원사업’이 주목받는 이유가 이것이다. 무더위에 힘들어하는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주거지나 이용시설에, 단차열페인트를 도포하는 아주 간편한 방식으로 큰 효용을 만든 덕분이다.
서울시 친환경건물사업팀이 속한 기후환경본부 친환경건물과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중립을 달성하도록 돕는 부서다. 서울시에 특화된 건물 에너지 정책을 개발·시행하는 한편, 신고 등급제를 마련해 건물에 대입하는 방식으로 탄소 중립을 이끈다. 건물에 에너지 신고 등급제를 적용해서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것, 나아가 서울시의 건물들이 지속가능한 친환경 건물이 되도록 이끄는 것이 주요 임무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친환경건물과는 건물 에너지 총량제의 완성도를 높일 데이터 구축 사업, 건물이 내뿜는 온실가스를 줄일 각종 지원 사업에도 힘쓴다.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도록 공사 비용을 장기·저리 대출해주는 ‘BRP(Building Retrofit Project, 건물에너지효율화사업)’, 노후 주택의 단열 창호와 조명을 친환경 자재로 바꿀 때 비용을 최대 90% 지원하는 ‘서울시 새빛주택 지원 사업’ 등이 사례다.

기후위기 취약계층·지역 지원사업의 일환인 '단차열페인트 도포 지원사업'도 이 곳이 맡는다. 나형선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친환경건물과장은 이 사업을 일석삼조로 소개한다. 단차열페인트를 지붕에 바르는 것만으로 건물 내외부 온도를 낮추고, 온도 제어에 쓰는 전력 소비량을 줄이며, 건물의 미관까지 더 좋게 만드는 덕분이다.
서울시는 앞서 기후위기에 취약한 지역에 사는 저소득 가구, 어린이와 장애인들이 무더위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BRP와 새빛주택 지원 사업 등을 펼쳤다. 여기에 손쉽게 강력한 효과를 내는 단차열페인트 도포 지원사업을 추가했다. 이전에도 건물에 단차열페인트 도포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었지만, 대상이 경로당이나 주민센터 등 공공 건물로 제한됐다. 나형선 과장과 서울시 친환경건물과는 올해 처음으로 자체 예산을 확보, 이 사업의 적용 범위를 취약계층 거주 주택과 민간 복지시설 등 민간 건물로 확장했다.

이 때 서울시 친환경건물사업팀은 대상 지역으로 서울시 동대문과 중랑, 성북과 노원 등 서울형 차열페인트특화지구 네 곳을 선정했다. 건물이 여러 개 모인 지구를 선정해서 단차열페인트를 도포하면 건물 내외부의 온도를 제어할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 봤을 때 미관상 보기 좋은 효과도 얻는다. 실제로 차열페인트를 건물에 먼저 적용한 미국 뉴욕시 등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건물 지붕과 외벽의 색깔이 일정한 것을 볼 수 있다.
서울시 친환경건물사업팀은 특화지구 네 곳에 있는 취약 계층 거주주택, 국공립어린이집 및 복지시설 등 335개소에 단차열페인트를 발랐다. 면적은 6만 1648㎡로 축구장 8개 크기가 넘는다. 단차열페인트를 발랐을 뿐이지만, 건물의 표면 온도는 10℃ 이상 낮아졌다. 이들 건물이 8월 한여름철 냉난방에 쓰던 전기 요금도 지난해보다 최대 40% 가까이 줄었다. 덕분에 시민 2000여 명이 한결 여름을 시원하게 보낸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이 결과는 분석 대상 가구 수가 제한적인 만큼, 서울시는 앞으로 더 많은 대상건물의 에너지 절감 효과와 열 저감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나형선 과장은 기후위기 취약계층·지역 지원사업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환경 변화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냉난방장치를 추가하거나 건물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건물 천장과 외벽에 단차열페인트를 바르는 것만으로 탁월한 내외부 온도 제어 효과를 발휘한다. 이 효과는 곧 냉난방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번 성과를 토대로 서울시는 2027년부터 차열페인트 보급 사업을 개별 건물 단위에서 지역 단위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자치구 수요조사에 따라 개별 대상지를 선정하는 방식이 많았다. 앞으로는 폭염 취약지역을 여러 건물이 모인 ‘특화지구’로 지정해 차열페인트를 집중 시공한다. 개별 건물의 온도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전체의 열환경과 도시 경관을 함께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지원 대상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 개정을 통해 기존 취약계층 중심의 지원에서 사용승인 후 10년 이상 된 노후 주택 거주자까지 지원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주택뿐 아니라 폭염에 취약한 노후 주택까지 지원, 지원 사각지대를 줄이는 것이다. 나아가 특정 가구가 지원 대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지역 단위의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지원 대상 선정에는 서울연구원이 개발 중인 폭염지도와 열취약지수도 활용한다. 폭염 노출 정도, 취약계층 분포, 건물 노후도, 최상층·옥탑방·반지하 등 주거 형태를 종합 검토해 폭염에 취약한 지역과 건물을 우선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 시기도 앞당긴다. 올해 취약가구 거주 주택 등에 대한 시공이 6월 전에 마무리돼 만족도가 높았다. 2027년에도 연초에 사업계획을 세우고 민간 건물은 4~6월, 공공건물은 2~4월에 시공해 폭염이 본격화되기 전에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나형선 과장은 “차열페인트 사업은 폭염에 취약한 시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기후적응 정책이다.”라며 “앞으로는 폭염 취약지역을 데이터로 확인하고, 필요한 지역에 사업을 집중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폭염이 본격화되기 전 시공을 완료하고, 취약계층뿐 아니라 노후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까지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건물 단위 지원을 지역 단위의 차열페인트 특화지구로 발전시켜 시민의 생활환경과 도시 경관을 함께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