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배송 데이터 ‘디버’, AI·자율주행·로봇으로 차세대 물류 인프라 구현 [스타트업-ing]
[IT동아 김예지 기자] 전화 접수와 수기 메모에 의존하던 전통 퀵서비스 시장이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의 물결을 타고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디버(dver corp.)는 기존 배송 중개 사업을 넘어 AI와 자율주행, 로봇을 연결하는 ‘디지털 라스트마일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디버는 지난 7년간 축적해 온 배송 데이터와 기업 네트워크, 오프라인 거점을 미래 물류 인프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웹·앱 기반 B2B 디지털 퀵서비스 플랫폼 ‘디버(dver)’로 건물 밖 라스트마일 배송을 디지털화한 데 이어, 스마트 메일룸 ‘디포스트(DPOST)’를 통해 건물 내부의 물류 거점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목적기반차량(PBV)과 실내외 배송 로봇을 디포스트와 연동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배송 데이터와 150여 개 거점…미래 물류의 자산으로
디버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물류 거점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물류 스타트업과 차별화된다. 디버는 고객이 웹·앱을 통해 배송을 접수하는 디지털 퀵서비스 플랫폼으로, 현재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HD현대, 한섬, 컴퓨존 등 2000여 개 기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스마트 메일룸 디포스트는 디버가 건물 내부의 물류 거점을 확보하는 핵심 서비스다. 기업이나 대형 오피스 빌딩 내부에 전문 메일룸을 구축해 우편과 택배, 퀵, 국제물류, 사내 배송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 인력과 시스템 없이도 사내에서 발생하는 물류 업무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여의도 IFC, 아셈타워, 센터필드 등을 포함해 전국 150여 개 거점에서 운영 중이며, 지난 7년간 누적 배송 건수는 500만 건을 돌파했다. 장승래 디버 대표는 “확보한 데이터와 거점은 자율주행 및 로봇 배송으로 확장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디버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 중개를 넘어 물류가 발생하는 기업과 건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무인 물류를 구현하는 것이다. 장승래 대표는 “디버와 디포스트의 결합은 건물 안팎의 물류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외부 배송은 디버가, 건물에 도착한 물품은 디포스트가 인계받아 수령과 보관, 사내 전달까지 관리하는 방식”이라며, “자율주행차와 배송 로봇 연동 실증이 진행되면서 디버가 구축해 온 물류 네트워크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화 접수를 포기했던 디버, AI로 다시 전화를 잡다

최근 디버는 음성 기반 AI 접수 서비스 ‘디버콜AI’를 선보였다. 전화가 오면 AI가 대화로 배송 정보를 인식하고 주문을 자동 처리하는 방식이다. 장승래 대표는 “웹·앱 자동화를 지향해온 디버 입장에서 전화는 입력 오차나 상담 인력 부담 때문에 디지털화하기 까다로운 레거시 채널이었기에 초기에는 의도적으로 배제했으나, 최근 AI 기술로 정면 돌파했다”고 밝혔다.
디버콜AI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구조화된 주문 정보로 변환한다. 기존 고객의 경우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해 15초 만에 접수를 끝낼 수 있다. 익숙한 전화 인터페이스는 유지하면서 후속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셈이다. 현재 베타 테스트 단계로 제공 중이며, 연말까지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향후 디버는 디버콜AI와 디포스트를 연계해 사무실 내 전화 한 통으로 물품 발송이 가능하도록 고도화할 방침이다. 웹과 앱, 전화 등 고객이 어떤 방식으로 주문하더라도 하나의 관제 시스템과 배송 인프라로 연결되는 ‘채널 통합형 라스트마일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기업의 ‘디지털 우체국’에서 오피스 물류 컨시어지로

디버는 디포스트에 구내 배송 로봇을 연계해 임직원에게 물품을 직접 전달하는 ‘오피스 물류 컨시어지’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각 거점에는 전문 운영 매니저가 상주해 SLA(서비스 수준 계약) 기준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간 리포트로 물류 현황을 공유한다. 국내 택배는 제휴사를 통해 처리하고, 최근 DHL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어 국제우편까지 영역을 넓혔다. 장승래 대표는 “퀵, 택배, 등기, 국제우편을 한곳에서 처리하고 부서별 비용까지 관리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자체 디지털 우체국을 운영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디버가 디포스트의 거점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메일룸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여러 배송사가 개별 사무실까지 이동하는 대신 디포스트에서 물류를 통합 처리하면 동선이 대폭 단축된다. 여기에 배송 로봇을 연결하면 디포스트는 단순 보관소를 넘어 건물 내 물류 허브로 진화하게 된다. 장승래 대표는 “건물 안팎의 물류 흐름을 일원화하고, 자율주행과 로봇이 결합되면 디포스트는 도심과 오피스를 잇는 유기적인 물류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와 거점 기반 무인 물류 생태계 구축

디버는 향후 반복적인 라스트마일 구간을 자율주행차와 배송 로봇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과 진행 중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PBV가 건물 인근까지 이동하면 실외 로봇이 이를 디포스트로 옮기고, 실내 로봇이 각 사무실로 최종 전달하는 연계 모델을 실증 중이다.
자율주행 차량이나 로봇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간은 공동 물류 거점을 지정해 배송원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보완한다. HD현대 GRC와 프론트원 등 일부 디포스트 거점에서는 이미 배송 로봇이 실제 업무에 투입되어 물품 수령 및 전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장승래 대표는 “피지컬 AI 시대에는 물류 프로세스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며, “인건비와 유가 상승 속에서 로봇과 자율주행을 활용하면 배송의 정시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현장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해야 할 업무와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 반복 이동은 점차 무인화하고, 사람은 고객 대응 및 현장 운영 최적화처럼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검증한 물류 모델,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으로
디버는 지난해 약 1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한 약 17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약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및 ‘초격차 스타트업(DIPS)’에 선정된 바 있다.
디버는 국내에서 구축한 기업 물류 모델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와 협력해 프리미엄 아파트와 오피스 단지를 대상으로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확대하고, 향후 건설사의 해외 사업과 연계해 동반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 기반 배송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장승래 대표는 “디버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히 퀵서비스 기업이나 메일룸 운영회사에 머물지 않는다. AI가 주문을 받고, 플랫폼이 배송을 관제하며,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이 실제 배송을 수행하고, 디포스트가 건물 내부의 물류 허브 역할을 하는 통합 구조”라며, “지난 7년간 확보한 배송 데이터와 기업 고객, 오프라인 거점이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7년이 인프라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단계”라며, “기술 고도화를 거쳐 2029년 IPO를 추진하고, 무인 물류 시대를 이끄는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