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병원.kr', '반도체.kr' 확보 가능? '유보어' 한글 도메인 이모저모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가비아(2026년 8월 25일)

제목: 가비아, 한글.kr '유보어' 도메인 사전 예약 접수

출처=가비아
출처=가비아

요약: 가비아가 한글.kr 도메인의 유보어(등록 제한어) 개방을 앞두고 사전 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유보어는 도메인의 안정적 운영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동안 등록이 제한됐던 단어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국가도메인 활성화를 위해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방으로 기업과 기관은 '반도체', '병원'처럼 특정 산업이나 서비스를 대표하는 일반명사를 한글.kr 도메인으로 쓸 수 있게 된다. 도메인은 선착순으로 등록되는 만큼, 가비아는 일반등록이 시작되는 9월 30일에 맞춰 고객이 미리 신청한 도메인의 접수를 대신 진행하는 사전 예약 서비스를 8월 25일부터 9월 28일까지 제공한다.

해설: 온라인에서 도메인은 단순한 인터넷 주소를 넘어, 그 자체로 브랜드이자 자산으로 취급받는다. 특정 산업이나 서비스를 대표하는 단어를 도메인으로 확보하면, 사용자가 별도의 검색 과정 없이도 주소창에 그 단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해당 기업이나 서비스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insurance.com', 'hotels.com'처럼 업종을 대표하는 영문 도메인이 수백억 원대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짧고 직관적인 단어일수록, 그리고 검색 빈도가 높은 단어일수록 그 가치는 커진다.

문제는 이런 '좋은 도메인'을 아무나 등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도메인은 동일한 주소를 단 하나의 사용자만 가질 수 있는 데다, 전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그래서 업종을 대표하는 일반명사나 유명 상표와 비슷한 도메인을 미리 선점해 두었다가 원래 권리자에게 비싼 값에 되파는 이른바 '도메인 스쿼팅'이 오랫동안 골칫거리로 지적돼 왔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국가 도메인인 kr 및 한글.kr에 한해 일부 단어의 등록을 아예 제한해 왔다. 이렇게 등록이 제한된 단어를 '유보어'라고 부른다. '반도체', '병원', '변호사'처럼 특정 업종이나 서비스를 통째로 대표하는 일반명사가 대표적이다.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할 공공성 짙은 단어를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선점해 독점하거나, 이를 되파는 용도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던 셈이다.

그런데 KISA는 제7차 인터넷주소자원 기본계획에 따라 국가도메인의 이용을 활성화하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그동안 묶어뒀던 이 유보어를 순차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개방이 이뤄지면 그동안 쓸 수 없었던 업종 대표 단어를 정식으로 한글.kr 도메인에 등록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반도체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면 '반도체.kr'을, 병원이라면 '병원.kr'을 자사의 도메인으로 확보하는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실제 업종을 대표하는 단어를 그대로 주소로 쓸 수 있게 된다면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개방된 유보어도 결국은 선착순으로 등록된다는 점이 변수다. 일반등록이 시작되는 시점에 같은 단어를 원하는 신청이 몰리면 경합이 벌어지고, 그 결과에 따라 등록 여부가 갈린다. 가비아가 이번에 시작한 사전 예약 접수는 이런 상황에 대비한 서비스다. 원하는 유보어를 미리 신청해 두면, 일반등록이 열리는 9월 30일에 가비아가 해당 신청을 대신 접수해 주는 방식이다. 다만 사전 예약을 했다고 등록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접수 시점의 경합 결과에 따라 최종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같은 도메인에 신청이 몰리면 예약을 해뒀더라도 등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이번 사전 예약 접수는 실질적인 도메인 확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유보어 개방이라는 제도 변화 자체를 널리 알리는 효과도 있다. 유보어가 무엇이고 어떤 단어들이 새로 개방되는지, 그리고 이를 확보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는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정보이기 때문이다. 색다른 도메인 기반 마케팅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이번 소식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