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프 임정환 대표 "기술 기업의 사명은 끊임없는 증명··· 독자 AI도 해낼 것"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결과물들을 계속해서 만들고 끊임없이 증명하고자 하며, 자금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기술개발을 멈추기보다는 세상에 증명하고자 더 많은 연구 개발과 자원을 활용했다. 제대로 된 기술력은 반드시 인정받는다는 믿음이 있고, 그 순간이 더 빨리 다가오도록 열심히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임정환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대표 겸 기술최고책임자 / 출처=IT동아
임정환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대표 겸 기술최고책임자 / 출처=IT동아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이하 모티프)는 지난 2025년 2월, 인공지능(이하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Moreh)의 사내 AI 팀으로부터 시작했다. 10명 남짓의 작은 조직이었지만 임정환 대표가 기술최고책임자 겸 대표로 모티프의 구심점이 됐다. 모티프는 이제 막 설립 1년 차를 넘어선 신생 기업이지만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월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 2차 단계평가에 합류했으며, 오는 7월 31일 제출을 목표로 우리나라 대표 AI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AI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담금질되는 이 시점에 임정환 대표를 만나고 왔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 AI에 필요한 역량 모두 갖춘 ‘풀스택’ 기술 기업

임정환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해 펍지(現 크래프톤), 삼성전자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근무했다. 모레와의 인연은 2021년 기계학습 엔지니어로 시작했고 이후 사내 AI 조직을 이끌다가 지금의 모티프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임정환 대표에게 모티프에 대한 사업 설명부터 부탁했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IT 인프라 전문 기업 모레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 출처=IT동아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IT 인프라 전문 기업 모레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 출처=IT동아

임정환 대표는 “기본적으로 생성형 AI 모델을 연구 개발 중이며, 자체 기술로 대형언어모델(이하 LLM), 이미지 및 비디오 생성까지 다 다루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모레에서 분사한 기업 특성상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 인프라와 관련해서도 전반적으로 다 갖추고 있으며 조직 규모는 작지만 AI의 개발 범위만큼은 오픈AI와 비견될 정도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설립 1년 차라 사업 성과에 대해 얘기하는 이르지만 “올해 들어 AI 모델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모델 자체를 설계해 달라는 수요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고, 금융 분야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정부가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어서 우리 역시 참여하려고 노력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모델을 구축해 연계되는 사업 모델까지 출시하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모티프는 LLM 개발 역량뿐만 아니라 AI 인프라 관련 기술까지 갖췄다. 그래서 드물게 엔비디아 GPU는 물론 AMD GPU도 같이 활용해 서비스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IT동아
모티프는 LLM 개발 역량뿐만 아니라 AI 인프라 관련 기술까지 갖췄다. 그래서 드물게 엔비디아 GPU는 물론 AMD GPU도 같이 활용해 서비스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IT동아

흥미로운 점은 기술에 대한 모티프의 접근 방식이다. 국내에 이미 모티프 정도 규모의 AI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많지만,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거의 없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모델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하거나 세부 보정해서 활용하는 게 기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반면 모티프는 학습 데이터부터 데이터 엔지니어링, 모델 아키텍처 및 신경망 설계 기술, 그리고 이미지 및 비디오 분석을 위한 멀티모달 기술까지 모두 독자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의 기술 개발을 밑바닥에서부터 긁어서 시작한다는 뜻으로 ‘프롬 스크래치’라고 부른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중도합류할 수 있었던 이유도 모티프가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음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그 기술력이 가장 잘 드러난 모델이 지난해 출시한 Motif-2-12.7B LLM이다.

자체 개발한 Motif-2-12.7B로 세계적 수준의 성능·기술력 입증

Motif-2-12.7B은 지난해 11월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 형태로 출시됐으며, 모티프가 프롬 스크래치로 개발했다. 해당 모델은 모델에서 문맥을 파악할 때 신호와 노이즈 제거 경로를 분리해 추론함으로써 핵심 정보만 얻고 메모리 효율은 끌어올리는 ‘그룹별 차등 어텐션’, 기존 기계학습 최적화 알고리즘 대신 가중치 행렬 자체를 직교화하여 개발 속도는 끌어올리고 전력 효율은 높인 뮤온 옵티마이저를 더 극대화하도록 병렬 처리 구조를 독자적으로 변형한 ‘뮤온 옵티마이저 병렬화’가 적용됐다.

이를 활용해 메모리 최대치 사용량은 최대 4배 정도 줄이면서 처리량은 유지했고, 27만 2000시간 동안 5조 5000억 개의 토큰만 사용해 개발을 끝냈다. 체급이 더 작은 메타 라마 3 8B는 약 15조 개, 알리바바 큐웬 2.5 14B는 18조 개가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적은 양이다. 그러면서 성능은 지난해 12월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기준 11위를 차지했다. 당시 gpt-oss 120B가 9위인 점을 감안하면 세계적인 수준인데 이와 관련된 기술을 임정환 대표는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출시한 지 약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등재된 544개 모델 중 27위로 지능 지수가 매우 높다 / 출처=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출시한 지 약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등재된 544개 모델 중 27위로 지능 지수가 매우 높다 / 출처=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임정환 대표는 “LLM 기술 경쟁에서 엄청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기는 지났고, 1점 차이의 경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급 수준에서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우리가 만든 AI가 구글과 성능이 비슷하다면 모두가 구글 것을 쓸 것이다.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이유는 우리가 얼마나 성능을 최대한 확보했고, 기술적으로 고도화했는가에 대한 기술적 결과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회사가 기술적으로 위협을 받는다면 존속할 가치가 없다. 남들이 보고 따라왔을 때 그만큼 앞서있어야 하고, 우리는 충분히 앞서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기술을 공개하더라도 우려할 이유가 없고, 더 신뢰를 주고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이미 국내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모티프의 오픈소스를 활용해 기술을 들여다보고 이들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임정환 대표 역시 열정적인 기술적 추종자들을 만드는 게 목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에 임하는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각오

모티프는 올해 2월 독자 AI 파운데이션 참여가 결정되었고, 개발 기한을 고려해 다른 컨소시엄보다 한 달 뒤인 7월 31일까지 결과물을 제출한다. 짧은 시간 동안 20명 남짓한 임직원이 완전히 새로운 대형언어모델 하나를 만들고 있다. 제출 결과물은 300B(매개변수 3000억 개)급 대형 모델이며 310B급 비전언어모델과 320B급 비전액션모델로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진행된 독자 AI 파운데이션 1차 발표회에서 축사를 발표 중이다 / 출처=IT동아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진행된 독자 AI 파운데이션 1차 발표회에서 축사를 발표 중이다 / 출처=IT동아

임정환 대표는 “모티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은 인원으로 LLM을 개발하는 회사다. 전체 임직원 25명 중 3명을 제외하면 모두 엔지니어고, LLM을 직접 개발하는 인원은 최근 한 명을 충원했는데도 다섯 명이다. 구글만 해도 AI 파이프라인 전체 부서는 수천 명이지만 순수하게 텍스트 기반의 LLM을 개발하는 연구 리드 및 코어 엔지니어는 30명에서 50명 정도다. 따라서 모델의 성능과 일인당 효율을 고려하면 각 컨소시엄 중 우리가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자부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은 K-AI, 국가대표 AI 사업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 공공과 기업, 국민 모두를 위한 AI를 만드는 사업인 만큼 그 부담감과 사명감은 지금까지 그 어떤 작업보다도 명확할 것이다. 부담감을 묻자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몰아붙여지고 있다. 그리고 어떤 결과물이든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결과와 실제 반응이 다를 수 있음은 인지하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전반적으로 이 모델을 만드는 것, 이것을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정환 대표는 소통이 잘되고 열정적인 팀원이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인재상이라고 밝혔다 / 출처=IT동아
임정환 대표는 소통이 잘되고 열정적인 팀원이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인재상이라고 밝혔다 / 출처=IT동아

개발 로드맵은 모티프의 개발 계획과 궤를 같이한다. 임정환 대표는 “LLM을 개발할 때 어떻게 잘 만들고, 어떤 아키텍처를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지 정교하게 녹여서 모델을 만든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으로는 일단 LLM을 만들지만 VLM과 VLA는 향후 최종 합격 여부에 따라 진행되는 건이다. 당장은 LLM에만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머지않아 언어를 넘어 현실 세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월드모델이 중요해질 것이라 보고 VLM과 VLA까지 개발 중이다. 올해 초 공개한 Motif-Video 2B 모델의 경우 글로벌 엔지니어 커뮤니티에서는 반응이 좋았고, 올해 안에 더 큰 비디오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 어느때보다 많은 도움이 있고, 함께 더 나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성장하는 회사다. 지난 5월 240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 임정환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인재다. 임정환 대표는 “지금 회사에 필요한 것은 확장세에 발맞출 인재들이다. 고용 한파인 점도 있고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으로 인재가 몰리는 분위기긴 하지만 함께할 사람들은 계속 찾고 있다. 기술적 역량과 지식은 함께하면서 배울 수 있으니 성실하고, 소통이 잘 되고 허심탄회하고 겸손하게 일할 사람을 찾는다. 논문의 숫자보다는 태도가 올바른 사람이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인재상”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대표가 만들고자 하는 모티프테크놀로지는 결국 사람의 기억에 남는 회사다. 마지막으로 임정환 대표는 “세상이 우리를 기술회사로 기억하게끔 만들고 싶고,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어쨌든 회사인 만큼 연구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성장도 이뤄야하고, 그러다 보면 도움을 받는 일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 향후에 300B 모델을 출시하면 기업과 국민 모두가 주신 도움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형태로 결론이 날진 모르겠지만 대표로 있는 동안에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해서 결과가 나온다고 믿고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오는 7월 31일까지 독자 AI 파운데이션 결과물을 제출한다. 한달 남짓 남은 만큼 사무실 전반이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 출처=IT동아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오는 7월 31일까지 독자 AI 파운데이션 결과물을 제출한다. 한달 남짓 남은 만큼 사무실 전반이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 출처=IT동아

인터뷰가 마무리되고 짧은 사진 촬영 후 사무실을 나왔다.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첫인상보다도 끝인상이 더 좋았다. 이제 모티프에 주어진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의 개발 기간은 약 한 달 남짓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투입되어도 시간이 모자를 분위기다. 임정환 대표는 최고기술책임자로서의 회사는 물론 기술적 방향까지 다 책임지고 있어서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이다. 기자와 마주 보는 시간까지는 여유를 잃지 않았지만 나서자마자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임정환 대표의 역량과 태도 모두 끝까지 인상적이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 2차 발표는 8월 중에 진행되며, 발표를 통해 업스테이지, LG AI연구원, SK텔레콤,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중 세 개 기업이 남아 오는 2027년 2월에 3차 평가를 진행한다. 어느 기업이 최종적으로 국가대표 AI로 선발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결과와 관계없이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크게 주목받을 것에는 점엔 모두가 이견이 없을 것이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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