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法] 모빌리티 시대, 우리가 미처 몰랐던 도로교통 관련 규정
복잡한 첨단 기능을 결합한 자동차에 결함과 오작동이 발생하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급발진 사고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고 유형도 천차만별입니다. 전기차 전환을 맞아 새로 도입되는 자동차 관련 법안도 다양합니다. 이에 IT동아는 법무법인 엘앤엘 정경일 대표변호사(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와 함께 자동차 관련 법과 판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는 [자동차와 法] 기고를 연재합니다.
최근 개인 채널을 운영하는 이들이 늘면서 운전 중에 유튜브 방송을 하는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을 운전하는 이들도 늘었습니다. 인도와 도로 위에서 실외 배송로봇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술로 다양한 사례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숙지해야 할 도로교통 관련 규정은 무엇일까요?
영상표시장치 조작 또는 시청 금지
도로교통법 제49조에 따르면, 운전자는 ‘운전 중에 티비와 같은 영상표시장치를 조작하거나, 시청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법령상 금지되는 행위는 ‘운전 중에 영상표시장치를 통해 방송 등을 수신하거나 재생하는 것’이며, 내비게이션이나 후방 카메라 등 안전 운행에 필요한 영상 시청은 예외로 인정됩니다. 유튜브나 동영상 시청, 모바일 게임 등을 운전 중에 보거나, 하는 행위는 법 위반으로 범칙금과 벌점 부과 대상입니다.
블랙박스와 개인정보 보호
블랙박스로 촬영된 영상에는 타인의 얼굴, 차량 번호판 등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무단으로 SNS나 유튜브 등에 공개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블랙박스의 음성 녹음 기능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블랙박스에 녹음된 대화가 당사자 간 대화가 아닌 제3자 간 대화일 경우, 이는 '통신비밀보호법' 상 불법 도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교통 참여자: 자율주행차와 이동로봇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량을 운전하고 있더라도, 운전자의 주의 의무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도로교통법 제46조의2에 따르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 운전자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직접 운전 요구에 지체 없이 대응해 조향장치, 제동장치 및 그 밖의 장치를 직접 조작해 운전’해야 합니다.
이는 자율주행 모드에서도 운전자는 언제든지 차량 제어를 넘겨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의 경우,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제어권 이양을 요청하면 즉시 대응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운전자는 주의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현행법에 의하면 자율주행 시스템은 아직까지 주행보조 수단일 뿐입니다.
실외 이동로봇의 인도 통행이 허용되면서 어떤 법규가 적용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배달로봇, 물류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실외 이동로봇은 도로교통법상 '보행자'의 지위를 가집니다. 이는 실외이동 로봇도 보행자와 마찬가지로 인도 이용이 가능하며,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고, 차량은 보행자와 동일하게 실외 이동로봇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단, 실외 이동로봇은 최고속도 제한과 크기 제한을 준수해야 하며, 운영자는 로봇의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결론: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 도로교통 관련 규정의 균형점
도로교통 관련 규정은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를 반영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모빌리티 수단이 등장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규정들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영상 표시 장치 관련 규정, 블랙박스와 개인정보 보호, 자율주행차와 실외 이동로봇의 법적 지위 등은 모두 변화하는 모빌리티 환경 속에서 중요성을 더하는 법적 쟁점들입니다.
이러한 규정들은 교통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한 중요한 법적 장치이지만,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많은 도전과 논란도 제기합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교통 기술의 등장에 따라 도로교통 관련 규정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할 것이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법적 지식을 갖추고 안전하게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경일 변호사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수료(제40기)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교통사고·손해배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