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투자자 유입 기대감에 시세 급등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공식 승인했다. 이들 비트코인 현물 ETF는 11일(현지 시간)부터 거래소에 상장 및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가상자산 업계는 개인 및 기관투자자 유입을 촉진해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 출처=셔터스톡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 출처=셔터스톡

다양한 투자자 유입 기대, 비트코인 현물 ETF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 시세 변동에 맞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펀드다. 투자자가 펀드에 참여하면 운용사는 펀드 규모에 맞춰 비트코인을 매입한다. 펀드 가치는 비트코인 시세와 같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다양한 투자자의 유입을 돕는다. 지금까지 기관투자자나 법인의 경우 규제나 보안 사고 위험 탓에 비트코인 투자를 꺼렸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 게다가 전문 운용사를 거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가상자산 지갑이나 계좌를 개설할 필요가 없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가상자산 관련 지식이 없어도 주식이나 채권처럼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자산 관리 부담도 줄어든다. 전문 운용사가 안전하게 보관해 주기 때문이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지속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요청했다. 지난 2013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 창립자인 윙클보스 형제를 시작으로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등 대형 자산운용사가 나섰다. 하지만 SEC는 승인을 미루거나 거절했다. 시세 변동성이 크고 사기나 시장 조작에 취약하며 투자자 보호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SEC 홈페이지에 게재된 게리 겐슬러 위원장의 성명서 / 출처=SEC
SEC 홈페이지에 게재된 게리 겐슬러 위원장의 성명서 / 출처=SEC

SEC,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10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주식 상장 및 거래를 승인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그는 ETF 대신 ETP(Exchange Traded Product)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ETP는 펀드와 채권을 포함하는 상품군을 말한다.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계기에 대해 그레이스케일 소송에 대한 판결을 지목했다.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2021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SEC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해 8월 SEC의 승인 거부 사유가 명확하지 않고 소명이 적절하지 못하다며 다시 검토하라고 판결했다. 그는 “그레이스케일 소송 판결에 대해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한 결과 앞으로 지속 가능한 길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지만 비트코인 자체를 승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트코인은 랜섬웨어, 자금세탁, 제재 회피, 테러 자금 조달 등 불법 활동에도 사용되는 투기적으로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며 “투자자는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의 가치와 연계된 상품에 대한 수많은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개인 및 기관투자자 유입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IT동아
비트코인 현물 ETF는 개인 및 기관투자자 유입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IT동아

기관 투자자 유입으로 시세 상승 기대

이번에 SEC가 상장 및 거래를 승인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총 11개다. 각 ETF의 운용사는 그레이스케일, 아크인베스트, 비트와이즈, 블랙록, 반에크, 위즈덤트리, 인베스코, 피델리티, 발키리, 프랭클린 템플턴, 해시덱스다. 이들은 비트코인 현물 ETP 승인 다음 날인 11일(현지 시간)부터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기관 투자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유동성을 제공하고 이에 힘입어 비트코인 시세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계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기관투자자 유입을 유도해 올해만 500억~1000억 달러(약 65조~131조 원)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며 “비트코인 시세는 2025년 20만 달러(약 2억 6000만 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출처=코인마켓캡(12일 0시 기준)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출처=코인마켓캡(12일 0시 기준)

이런 기대감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비트코인(BTC)은 4만 8676.15달러(약 6400만 원)로 전날 대비 8.43% 상승했다. 이더리움(ETH)의 경우 12.39% 오른 2682.34달러(약 35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비트코인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 주요 가상자산이 일제히 올랐다. 특히 카르다노(ADA), 아발란체(AVAX), 폴카닷(DOT) 등은 20%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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