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퀵서치] 경찰청 디지털자산 보관, 업비트 커스터디란?
[IT동아 한만혁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경찰청의 ‘압수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습니다. 두나무는 자사 디지털자산 수탁(커스터디) 서비스인 ‘업비트 커스터디’를 통해 향후 1년간 경찰이 압수한 디지털자산을 보관 및 관리하게 됩니다. 이번 시간에는 경찰청이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와 업비트 커스터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찰청, 디지털자산의 안전한 보관 및 관리 위해 위탁 보관 사업 추진
최근 공공기관의 디지털자산 유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압수, 압류한 디지털자산에 대한 별도 관리 지침이 없고 담당자의 인식이 부족한 탓입니다. 지난 2025년 8월 광주지방검찰청은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니모닉 코드(디지털자산 지갑 암호)를 입력하면서 30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 320개를 도난당했습니다. 경찰청 역시 지난 2021년 11월에 압류해 USB메모리에 보관하던 2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 22개를 분실했습니다. 국세청에서도 니모닉 코드가 담긴 보도자료를 그대로 배포해 수백만 원 규모의 디지털자산을 탈취당했습니다.
이에 공공기관의 디지털자산 보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지난 4월 재정경제부는 ‘공공분야 가상자산 보유·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압수, 압류한 디지털자산의 취득, 보관, 점검, 사고 대응에 대한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경찰청은 이와 별개로 자체적인 디지털자산 위탁 보관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압수한 디지털자산의 안전한 보관과 효율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입니다. 경찰청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압수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 입찰공고를 냈습니다. 하지만 모두 무산됐습니다. 입찰 기업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것이죠. 조건이 까다롭고 예산 규모가 작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경찰청은 지난 6월 사업 예산을 기존보다 3.2배 늘린 2억 6700만 원으로 늘리고,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완료하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디지털자산 보관, 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업자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죠.
해당 사업에는 두나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헥토월렛원, 디에스알브이랩스(DSRV), 한국디지털에셋(KODA), 비댁스(BDACS) 등 6개 기업이 입찰했습니다. 경찰청은 지난달 2일 참여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계획 발표 심사를 진행했고, 7월 8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기술 평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두나무 94.14점, 한국디지털자산수탁 90.32점, 헥토월렛원은 85.85점을 받았고, 두나무가 1순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후 두나무는 경찰청과 세부 요구사항에 대한 기술 협상을 진행했고, 지난 8월 7일 최종 낙찰자로 확정됐습니다.

경찰청 디지털자산 보관, 업비트 커스터디
두나무는 이번 사업을 통해 경찰청이 압수한 디지털자산을 법인, 기관 전용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 업비트 커스터디에 보관 및 관리합니다.
업비트 커스터디는 업비트가 다년간 축적한 보관 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난해 8월 출시한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입니다. 고객이 맡긴 모든 디지털자산을 외부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에 100% 보관해 해킹 등 외부 침입을 원천 차단합니다. 또한 다자간 연산(MPC), 분산 키 생성(DKG) 기술, 여러 명의 서명이 있어야 거래를 승인할 수 있는 멀티시그(Multi-Signature) 기술 등 다중 관리 체계를 적용해 하나의 개인키 유출로 인한 자산 탈취 가능성을 원천 봉쇄합니다.
이 외에도 자산의 종류와 사용 목적에 따라 지갑을 나눠 관리할 수 있는 맞춤형 지갑 구성 기능을 제공하며, 야간과 휴일에도 공백 없이 가동되는 365일 24시간 실시간 관제 인프라, 역할 기반 권한 분리와 결재 체계, 자금세탁방지(AML) 및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 디지털자산 이전 시 송수신인 정보를 확인하도록 하는 트래블룰 기반 출금 관리 체계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과 특징은 경찰청이 요구하는 압수 디지털자산 보관관리 요건에 부합하는 요소들입니다.
두나무는 그동안 쌓아온 보안 기술력과 철저한 통제 역량을 바탕으로 공공 안보와 디지털 치안 인프라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나무, 공공 수탁 시장 확대 발판 마련
정부가 보유한 압수, 압류 디지털자산 규모는 지난 4월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자료 기준 약 780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청 외에도 검찰청, 국세청, 관세청,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압수, 압류 사례가 늘고 있죠. 공공기관의 디지털자산 위탁 보관 수요는 점차 확대될 전망입니다.
두나무는 이번 경찰청 사업 수주 덕에 공공 부문 디지털자산 수탁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습니다. 향후 경찰청 사업과 유사한 공공기관의 디지털자산 수탁 사업 공고가 나올 경우, 두나무가 한층 유리한 입지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형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전문 수탁 업체를 제치고 공공 사업을 수주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 수탁 업체들은 법인의 디지털자산 시장 참여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는데 공공 시장마저 빼앗기면 생존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경찰청의 이번 사업은 공공기관의 디지털자산 관리 체계가 한층 더 고도화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압수 디지털자산 관리 부실로 인한 국가 자산 손실은 줄고, 수사기관의 디지털자산 악용 범죄에 대한 대응력은 강화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의 디지털자산 수탁 시장이 확대되고, 보다 다양한 사업자의 기술력을 검증할 수 있는 장으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