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1주년, 글로벌 선도 기업 요람으로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이제 한국 콘텐츠 산업은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도자)로서 세계가 보고 배우는 선례 사례를 만들어야 하는 지점에 와있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5일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개소 1주년 기념행사 환영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강남구 역삼동 창업자 거리에 연 창업보육센터다. 창의적 콘텐츠와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성공적 창업과 도약을 돕는 비즈니스 환경과 맞춤형 엑셀러레이팅을 지원한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개소 1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행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와 입주 기업들의 성과를 공유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개소 후 1년 동안 41개의 스타트업이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를 거쳐가며 매출액 245억 원과 91명분 일자리를 창출했다. 현재는 15개 기업이 센터에 입주해 있으며, 올해부터 시행한 멤버십 제도를 통해 20개 기업이 추가로 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다. 멤버십 제도는 입주 기업 외 기업에게도 멤버십을 통해 센터의 인프라와 지원 사업을 제공하는 제도다.

조현래 원장은 환영사에서 “눈에 안 띄는 변방의 국가였던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건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열정, 노력, 꿈 때문”이라며 “여러분의 포부와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타드(ATAD) ▲소울엑스(SOULX) ▲플룸디(PLUME.D) 등 주요 입주 기업 세 곳의 대표도 단상에 올라 기업을 소개하고,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입주 후 거둔 성과를 발표했다.

박영선 아타드 대표가 아타드를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박영선 아타드 대표가 아타드를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아타드는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AI 기업들이 AI 개발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를 구매해 이용한 뒤 이를 다시 되팔 수 있도록 해 데이터 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기존 데이터 시장에서는 데이터를 구매해도 소유권은 이전이 되지 않아 데이터 재판매가 불가능했지만 아타드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위변조 방지를 통한 신뢰성도 확보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아타드는 올해 1월 법인 설립 후 짧은 기간 안에 빠르게 성장하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블록체인 기술검증 해외지원 사업, KB유니콘클럽 3기, IBK 창공 9기에 선정되는 등의 성과도 거두고 있다. 우선 B2B 거래를 시작으로 향후 개인 금융 데이터나 의료 데이터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영선 아타드 대표는 “오는 3년 안에 예비 유니콘, 5년 안에 유니콘, 7년 안에 나스닥 상장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황영택 소울엑스 대표가 소울엑스를 소개하고 있다 /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황영택 소울엑스 대표가 소울엑스를 소개하고 있다 /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소울엑스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포괄하는 확장현실(XR) 미디어 콘텐츠 제작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어린아이도 게임을 하듯 쉽게 X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기존 XR 콘텐츠는 3D 전문가나 방송 전문가 등 전문인력과 기업 위주로 제작이 됐는데, 이를 인플루언서를 비롯한 비전문가들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한 셈이다.

황영택 소울엑스 대표는 솔루션 개발 배경에 대해 “과거 방송국이나 특정 단체만 제작할 수 있었던 영상 콘텐츠를 누구나 제작하는 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뤄졌다”면서 “XR 콘텐츠 분야에도 그에 맞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소울엑스 측은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입주 후 매출, 기술 개발, 인력채용, 홍보 등 주요 지수가 100%에서 200% 사이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대구온라인학교에 솔루션을 납품하면서 수익 확보와 더불어 솔루션의 안정성과 신뢰성도 대외적으로 인정받으며 시장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게 됐다.

플룸디 소개와 성과 공유에 나선 이경민 플룸디 대표 / 출처=IT동아
플룸디 소개와 성과 공유에 나선 이경민 플룸디 대표 / 출처=IT동아

플룸디는 버츄얼 유튜버, 이른바 버튜버를 위한 아바타 풀 트래킹 솔루션인 아바킷(AvaKit)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버튜버는 실제 내 모습이 아닌, 3D 아바타 캐릭터를 내세워 유튜브 방송을 하는 인터넷 방송인을 일컫는 말이다.

기존에는 아바타가 표정이나 신체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게 하려면 고가의 트래킹 장비가 있어야 했지만 플룸디는 노트북 내장 카메라나 저렴한 웹캠 하나만으로도 이를 가능하게 했다. AI 딥러닝 모델을 적용한 덕분이다. 플룸디 측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유통 플랫폼인 스팀을 통해 아바킷(Avakit)을 앞서 해보기(Early Access) 형태로 출시해 별다른 홍보 없이도 3개월 만에 3000명이 넘는 실제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도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가 실제 모습이 아닌 플룸디의 솔루션으로 구현한 3D 아바타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 진행자는 실제 모습 대신 플룸디의 솔루션으로 구현된 3D 아바타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 출처=IT동아
이날 행사 진행자는 실제 모습 대신 플룸디의 솔루션으로 구현된 3D 아바타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 출처=IT동아

세 기업은 모두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의 인프라와 지원으로 지금과 같은 안정적이면서도 가파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박영선 아타드 대표는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를 통해 실제 투자자들 앞에서 투자설명회(IR)를 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특히 콘진원에서 개최하는 행사는 규모가 커 벤처캐피털(VC) 관계자 40~50명이 다양하게 참여한다. 한 번에 여러 명에게 효율적으로 회사를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영선 대표는 또한 “실제 VC들에게 우리 제품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이경민 플룸디 대표는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입주 기업으로서 스타트업 이벤트인 넥스트라이즈 행사 때 한국콘텐츠진흥원 전시관의 얼굴과도 같은 가운데 자리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투자자를 비롯한 다양한 분들께 기업을 알릴 수 있었고, 협력 기회도 얻었다”고 말했다.

황영택 소울엑스 대표는 특히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의 스튜디오, 촬영 장비 등 인프라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 밝혔다. 또한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입주를 통해 임대료, 주차비 등 크고 작은 비용을 직간접적으로 아끼면서 연간 5000만 원의 고정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고 부언했다.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1주년 기념 행사 참여자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뉴콘텐츠기업지원센터 1주년 기념 행사 참여자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많은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창업자 거리라는 입지 또한 장점으로 꼽혔다. 황영택 대표는 “스튜디오를 비롯한 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해 주변의 많은 스타트업과 협업을 도모하고,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플룸디 대표도 “지난해에는 입주 기업만 있었지만 올해 멤버십 제도가 생기면서 많은 기업이 합류하게 됐다”면서 “멤버십 기업 중 시너지를 낼 만한 기업을 찾아 협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VC와의 협업 기회도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목소리도 나왔다. 박영선 아타드 대표는 “콘텐츠는 결국 글로벌 사업”이라며 “콘텐츠진흥원이 나서서 글로벌 주요 VC와의 밀접한 협업 기회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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