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비젼코스모 송기봉 대표, "강소기업의 원동력은 기술력 기반의 품질 경영"
[IT동아 남시현 기자] “비젼코스모는 가격에 타협하지 않고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품질 우선주의 기업이다. 품질 기조가 잘 지켜지지 않는 기업은 오래가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또 품질에 맞는 걸맞은 대우를 해주는 기업들이 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서울 금천구 비젼코스모 사무실에서 만난 송기봉 대표는 품질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2009년 설립된 비젼코스모는 세계 최초로 화상 드라이브 스루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으로, 현재 국내 최대의 드라이브 스루 설치 및 운영 기업이다. 아울러 자체 공장을 활용한 하드웨어 설계 및 제조 역량과 기업부설 연구소를 통한 소프트웨어 및 유지 보수까지 모두 가능해 IT 분야에서는 드물게 소품종 소량 생산을 실천하고 있다. 비젼코스모 송기봉 대표가 걸어온 길과 사업 역량을 집중 조명한다.
“현장직, 창업 실패, 독학까지 모든 게 비젼코스모의 자산”
비젼코스모는 송 대표가 걸어온 모든 여정과 경험이 결합된 결과다. 송 대표는 86년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현장직으로 경력을 시작했고, 자재 부서로 옮겨 자재 수급, 원가 절감, 품질 관리 등의 경험을 쌓았다. 90년대 초반에는 컴퓨터 기반 업무환경에 대해 독학했고, 이후 회사의 전산실로 자리를 옮겨 전자결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역량을 보여줬다. 그러다 IMF 당시 웹 에이전시를 창업했으나 준비가 부족해 3년 만에 사업을 정리했고, 이후 상경하여 아시아 및 중동, 아프리카 등의 특급호텔에 VOD(주문형 비디오) 시스템을 설치하고 영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에 입사했다. 이 회사에서 송 대표는 객실 정보화 시스템을 개발 및 구축 서비스하는 연구팀에서 10여년 간 팀장으로 근무했으며, 세계 최초로 호텔 IP-VOD 서비스를 런칭 하기도 했다.
그러다 재직 중인 기업이 해외 기업에 인수합병되면서 현재 연구소장 등과 함께 비젼코스모를 설립한다. 송 대표는 “앞서 재직했던 회사에서 아태지역 호텔에 객실 IT정보화 서비스와 호텔 로비의 디지털 정보 서비스를 기획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인수 합병되버리자 비젼코스모를 설립해 프로젝트를 행동에 옮겼다. 우리가 쌓아온 것들을 함께해 온 사람들과 이어서 해나가자는 생각으로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물론 과거에 창업을 실패한 경험이 거름이 되어 창업 과정은 초창기에는 힘이 들었지만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더 노력하며 현재의 비젼코스모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전국의 화상 드라이브 스루 솔루션, 비젼코스모의 손끝에서 나와
비젼코스모가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기업인 만큼, 남들이 모두다 레드오션 이라고 여기는 디지털사이니지 시장의 맞춤형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통합 업체)이 블루오션으로 보고 방향을 잡았다.
송 대표는 “가장 처음 시작한 사업은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기상수집 데이터를 제주도의 기관 및 행정 센터, 연구소, 학교 등에 사이니지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이런 사업들을 여럿 수주하며 회사의 역량을 키우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스타벅스가 비젼코스모의 기술력을 믿고 작은 프로젝트 하나를 맡기면서 그 프로젝트를 계기로 화상주문 드라이브스루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는 단초가 된다.
2012년 당시 스타벅스코리아 경영진이 미국 스타벅스의 화상 서비스를 도입 검토하였으나 기술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해 스타벅스코리아가 독자적으로 화상 드라이브 스루 개발에 나서면서 송 대표를 찾았다. 송 대표는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서비스를 완성해달라고 주문받았고, 하드웨어를 먼저 완성해 납기를 맞추고 추후 소프트웨어를 보완하는 방식을 활용해 경주보문로 DT점에 세계 최초의 화상 드라이브 스루 솔루션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비젼코스모는 400여 개 이상의 스타벅스 DT 매장에 드라이브 스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버거킹, 이디야 커피, 할리스, 빽다방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DT 매장에도 솔루션을 납품하고 있다. 또한, 비젼코스모의 자회사인 티디에스디스플레이도 자체 영업조직으로 폴 바셋,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기타 개인 드라이브 스루 카페 등에 꾸준히 공급 설치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젼코스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필요한 다양한 IT 제품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자원관리 및 예약 시스템, 기업용 스마트 보드, 콘텐츠 관리 시스템이 포함된 광고용 디지털 디스플레이, 태양전지를 활용한 버스 정류장 및 벤치, 전동차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 각종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있다. IT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고객 맞춤형 소량생산을 전문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인 셈이다.
빠른 고객 대응과 품질 우선주의로 앞서나가
하지만 비젼코스모의 사업 영역 중 다수의 영역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진출해 있는 경쟁 시장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 제품과도 경쟁하고 있다. 그럼에도 비젼코스모의 사업이 순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송 대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룬다는 건 의미가 크다. 기획부터 제조, 설치, 사후지원까지 모든 과정이 원팀으로 추진되니 그만큼 빠르고 신속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고, 비용이나 설계 등에서도 문제가 없다. 덕분에 다른 기업에서 1년 정도 걸리는 프로젝트도 우리가 맡으면 2~3개월안에 끝난다”라고 말했다.
중국산 등과 대비해 우수한 제조 역량과 사후 지원도 장점으로 꼽았다. 송 대표는 ”스타벅스 화상 드라이브 스루의 경우 7년 주기로 시스템이 교체되기 때문에 옥외에서 5년 이상은 버텨야 한다. 이를 버틸 수 있도록 제조하는 기술력, 그리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와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 우리를 선택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솔루션 도입을 앞둔 기업에 2천만 원에 2년을 쓸지, 3천만 원에 5년을 쓸지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한다. 여기서 후자 쪽 선택이 비젼코스모의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마음가짐은 취미 생활에서조차 엿보인다. 비젼코스모의 사업범위에는 ‘스피커’ 항목이 있는데, 이는 송기봉 대표가 직접 인클로저(스피커 통)를 직접 디자인하고 설계, 제작하는 수제 스피커에 대한 내용이다. 송 대표는 “처음에 스타벅스 DT를 설치할 때 미국산 스피커를 설치하려 했으나, 국내 환경에서 선호하는 음역대와 미국 제품간의 음역대가 달라서 직접 스피커를 개발하고 적용하게 됐다. 이때 응용한 기술들로 이미 다섯 개의 디자인 등록도 냈고, 틈틈이 수제 스피커를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떤 시각으로는 업무의 연장이겠지만, 이마저도 취미로 승화하여 삶의 여유로 녹여내는 게 그의 모습이었다.
임직원 하나하나가 행복한 기업 만들 것
송기봉 대표가 바라보는 비젼코스모의 미래는 명확하다.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보다는 임직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 송 대표는 “비젼코스모는 우리가 더 잘 살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회사 매출 규모보다는 1인당 매출 규모를 늘리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직원들 하나하나가 더 잘 살고 가족처럼 함께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업 형태를 ‘독일식 기업 형태’라고 했으며 창업 이후부터 쭉 이런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송 대표가 추구하는 비젼코스모의 목표, 그리고 품질 우선주의 경영은 어떤 기업에 있어서도 귀감이 될 만하다. 그의 노력이 부단히 이어지기를 희망해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