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스타트업 in 홍릉] 엠티엠이엔티 “차세대 스마트 팩토리로 나스닥 노린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아날로그 제조 공장의 기술과 기기를 디지털로 바꾸면 수많은 장점을 얻는다. 업무와 생산 효율을 높이고, 운용 환경의 변화나 기기 고장 등 돌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유지 보수도 한결 쉬워진다. 무엇보다, 디지털 기술과 기기에서 각종 운용 데이터를 추출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세계 각국의 제조 공장들이 디지털화 기술인 ‘스마트 팩토리’에 관심을 갖고 서둘러 도입하는 이유다.
스마트 팩토리의 진화형, 'ESG를 위한 클린 스마트 팩토리'는 ESG 경영 시대의 필수 기술로도 꼽힌다. 미쉐린, 애플의 탄소중립형 공장이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아날로그 제조 공장을 스마트 팩토리로 바꾸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이미 구축한 기술과 기기들의 종류·호환성과 노후 여부, 업종 특성에 따른 기술과 기기의 차이에 공장 규모의 한계,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기기에 익숙해져야 하는 직원들의 적응 문제까지. 수많은 장벽 때문에 아날로그 제조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스마트 팩토리는 기술과 기기들을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해 운용해야 효과를 낸다. 그러려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이를 제어할 소프트웨어 기술도 필수지만, 아직 스마트 팩토리 하드웨어를 다루는 소프트웨어는 많이 발전하지 못했다. 그 결과 기술과 기기 일부에만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제조 공장이 많다. 이 경우 기술과 기기간 호환성이 떨어져 유지보수 비용은 되려 늘고, 운용 효율은 기대한 것만큼 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홍릉강소연구특구 스타트업 ‘엠티엠이엔티’가 해결하려 한다. 이들의 장점은 ‘개발 능력’이다. 아날로그 제조 공장의 디지털화, 스마트 팩토리를 다루는 기업은 대부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가운데 하나만 다룬다. 그래서 각기 다른 기업에서 만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어울리지 못해 효용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엠티엠이엔티는 제조 공장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현장에 두루 적용 가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설계 능력을 가졌다. 탄소중립형 공장, 스마트 해썹과 ESG 인증 시스템(비콥 인증, B Corporation Certification), 클린 스마트 팩토리 구축 능력도 가졌다. 나아가 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팩토리, 아날로그의 디지털화에서 몇 단계 더 나아가서 이 디지털 환경에서 유용한 데이터를 추출 가능하도록 꾸민 ‘카푸(Chapu)’ 솔루션을 제시했다
진성기 엠티엠이엔티 대표는 2016년 세계 경제 포럼에 참가, 4차 산업혁명의 유행과 기술을 만나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스마트 팩토리다.
그는 먼저 우리나라와 세계의 스마트 팩토리 시장 양상을 분석했다. 스마트 팩토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개 생산관리 시스템인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를 떠올린다. 그래서 많은 스마트 팩토리 기업들이 MES 연구 개발에 집중한다. 하지만, 제조 공장 현장에 가면 MES 외에도 다룰 사항이 많다. 어떤 공장에 어떤 기술과 기기가 설치됐는지, 여기에 어떤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적용하고 어떻게 연결할지를 상세히 조사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상승 효과를 낼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에 엠티엠이엔티는 스마트 팩토리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함께 갈고 닦았다. 센서, IoT 기술을 연구 개발해 기존 공장의 설비는 유지하고, 주요 센서와 제어기만 교체하면 되는 스마트 팩토리 전환 기술로 만들었다.
엠티엠이엔티의 카푸 솔루션은 공장의 실정에 맞게, 기존의 설비에 모듈만 추가하면 되는 범용 기술이므로 적용 범위가 아주 넓다. 여기에 공장이 원하는 데이터나 기능을 맞춤형 소프트웨어로 개발해 적용한다. 그러면 공장 내 기술과 기기의 공정과 운용, 결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를 제어하고 이 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도 통합 관리 가능하다. 엠티엠이엔티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므로, 문제 발생 시 대처도 빠르다. 공장이 원하는 대로 스마트 팩토리의 기능의 수정과 보완도 손쉽게 해낸다.
엠티엠이엔티는 스마트 팩토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앞세워 이미 여러 부문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이뤘다. 진출한 부문도 제조업과 식품업, 화학과 임가공, 인쇄 등 다양하다. 저마다 운용 환경과 공정, 기술과 기기, 결과물 모두 다른 부문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성공리에 이룬 것 자체가 이들의 기술력이 높다는 증거다.
한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에 적용한 MES가 좋은 사례다. 이 기업은 지금까지 제조 공장 기계마다 공정 관리자를 할당했다. 이들이 공정 현황과 데이터를 손으로 기록하면, 그 결과를 또 다른 관리자가 모아 액셀 문서로 정리하는 구조였다. 엠티엠이엔티는 이 곳에 스마트 팩토리 하드웨어와 함께 실시간 데이터 취합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그 결과, 제조 공장 기계의 모든 공정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도 자동 기록하는 구조를 구축, 운용 효율을 크게 높였다.
엠티엠이엔티는 식품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도 해냈다. 식품 공장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든다. 따라서 위생 관리와 품질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식품 공장 역시 위의 자동차 부품 공장처럼, 내부 생산 설비의 위생 관리와 품질 유지를 사람이 했다. 그러니 시간이 오래 걸렸고, 공정 가동 중 이물질과 같은 돌발 상황이나 결원이 생기면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 엠티엠이엔티는 위생 관리와 품질 유지 기준을 데이터에서 추출해 각 공정에 도입, 자동화 구조를 만들었다. 이 역시 생산량 증대로 이어졌다.
화장품을 만드는 화학 공장에서도 엠티엠이엔티의 스마트 팩토리가 활약 중이다. 이 부문의 특징은 생산량 증가, 품질 검사는 물론 제조 방법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점이다. 어떤 제품을 생산하려면 작업자들이 제조 방법을 완벽하게 알도록 가르쳐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 기술은 이 제조 방법을 현장 작업자에게 자동화 전달한다. 중앙 관리자가 생산할 제품을 골라 제조 방법을 입력하면, 현장 작업자에게 상세한 제조 방법과 주의 사항이 전달된다. 덕분에 비숙련 작업자도 원활하게 제품을 생산 가능하고, 이는 생산량 증대와 불량률 감소로 이어진다.
엠티엠이엔티는 위 사례를 들며 공장을 운용하는 모든 산업 부문에 스마트 팩토리를 적용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공장 맞춤형 스마트 팩토리’인 셈이다. 공장 현장의 전체 장비의 역할과 기능을 파악하고 이들을 통합 제어하는 능력, 제어 과정에서 공장에서 쓰기 유용한 운용 데이터까지 추출하는 점이 엠티엠이엔티의 경쟁력이다.
물론, 엠티엠이엔티의 지금까지의 여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스마트 팩토리의 장점이 알려진 지금과 달리, 엠티엠이엔티가 문을 열었던 때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디지털화를 꺼리는 제조 공장 대표들이 많았다. 이들에게 꾸준히 스마트 팩토리가 가져다 줄 혜택과 기술 발전 현황을 꾸준히 설명한 덕분에, 최근에는 먼저 찾아와 엠티엠이엔티의 문을 두드리고 자문을 구하는 제조 공장이 늘었다고 한다.
기업,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잘 활용해 가치를 만들도록 이끄는 것은 엠티엠이엔티가 풀어야 할 과제다.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도 정작 실무자와 작업자들이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효과는 나지 않는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시, 기술과 기기 설치 뿐만 아니라 운영 관리와 조율까지 수 개월이 걸리는 점도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엠티엠이엔티는 지금까지 스마트 팩토리를 보급해 거둔 성과를 토대로 장단점을 적극 알려 문제를 풀 예정이다.
진성기 대표는 세계 경기 침체 때문에 파트너 공장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를 해결할 해외 수출과 경쟁력 강화를 올해 풀어야 할 문제로 소개했다. 홍릉강소연구특구 입주 후 얻은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제약 및 ICT 기업과의 협업을 시도해 파트너 공장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엠티엠이엔티는 2023년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고도화한다. 더욱 다양한 부문의 기업,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를 단계별로 적용·확장하도록 도울 목적에서다. 스마트 팩토리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성과를 낸 후,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와의 융합도 시도한다. 이렇게 차근차근 성장해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해외로도 전파, 미국 나스닥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진성기 대표는 “기업과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물론, 새로운 경영 화제인 탄소 중립과 ESG 경영까지 도우려 한다. 나아가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서 세계 스마트 팩토리 업계의 새로운 유행을 만들고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