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이문규 munch@itdonga.com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도 혼전의 연속이다. 물론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S가 여전히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러 제조사의 최신 스마트폰(안드로이드폰)이 만만치 않은 기능과 디자인으로 이들의 자리를 견제하고 있다. 올 2011년 1분기를 기준으로 아이폰/갤럭시 그룹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로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아크(이하 아크)' 등을 꼽을 수 있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

특히 아크는 안드로이드 2.3(진저브레드) 운영체제와 소니 고유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채택하여 천편일률적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더 빠른가'가 보다는 '얼마나 독특한가'에 소비자의 시선이 고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분야가 그랬듯이, 스마트폰도 사양과 성능만이 선택의 기준이 되던 시절은 지났음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가전 브랜드인 '소니'와 정통 휴대폰 브랜드인 '에릭슨'의 제휴로 탄생한 스마트폰, 엑스페리아는 그 동안, 너무 독창적인 나머지 오히려 현실성이 없다는 평을 받으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초소형 스마트폰으로 반짝 눈길을 끌었던 'X10 미니'가 대표적이다. 내장 프로세서(CPU)와 메모리(램), 디스플레이 크기 등의 하드웨어 사양이 강조되던 초기 시장 분위기에 동참하지 못한 결과다. 소니에 무한한 신뢰를 보이는 이른바 '소니맨'들의 반응도 냉담했다(다만 해외에서는 서브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 대용으로 어느 정도 인기를 누리긴 했다).

이에 지난 4월 출시된 아크(Arc)는 출시 이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제품을 먼저 접한 일부 외신 언론은 아이폰에 대적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작품'이라 호평했다. 사용자들의 반응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소니맨들은 이제야 진정 '소니다운' 스마트폰이 나왔다며 아크 출시를 반가워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의 시선을 다시 돌릴 수 있었을까? 그들이 말하는 아크의 '소니다움(sony-like)'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아크는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무엇이 다른가?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3)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3)

소니에릭슨의 ‘웰메이드 작품’, 아크를 사용하며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했다.

매력적인 허리 라인이 포인트

아크를 손에 쥔 지인들의 반응은 한결 같은 반응을 보였다. 매력적인 라인의 뒷태 때문이다. 그 동안 깎아지른 듯이 각진 제품들만 봐 왔기에 아크의 수려한 곡선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현재 '그 놈이 그 놈'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디자인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4.2인치인데 뒷면 곡선으로 인해 한 손에 착 감기는 그림감이 매력이다. 쥐고 있기 편안하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할 듯싶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3)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3)

117g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도 이러한 그림감에 한몫 한다. 일반적으로 4인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 120g 이상인데, 아크는 4.2인치를 달고도 이 정도다. 잘록한 허리(8.7mm)로 인한 무게 감량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4)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4)

각종 작동 버튼은 여타 스마트폰과 크게 다른 건 없다. 있어야 할 건 있고 없을 건 없다. 충전 커넥터가 우측 상단에 달려 있는 것이 다소 이색적이다.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고 사용할 때 큰 불편은 없었다. 그리고 오디오/비디오 전문 업체 스마트폰답게 마이크로 HDMI 포트를 제공한다(하긴 '소니'에서 HDMI를 배제하면 말이 안되지). 스마트폰에 HDMI 포트가 무슨 의미있느냐 묻는다면 십중팔구 집에 HD TV가 없는 사람일 테다. 아크는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이다. HD TV와 연결해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아크는 4.2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해상도는 854x480이다. 4인치 스마트폰이 보통 800x480 해상도를 지원하니 0.2인치 큰 값어치는 하는 셈이다. 화면 품질은(개인적으로) 약간 뿌연 감이 있는 듯하지만, 소니 고유의 디스플레이 기술인 '브라비아 엔진(모바일 브라비아)'이 적용되어 동영상 감상에는 만족스러운 화질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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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5)

아크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자니, 소니에릭슨이 이번에 전작 스마트폰의 실패를 만회하는데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것 같았다. 그 동안 노트북이나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등에서 보여줬던 '소니다움'이 스마트폰에서는 아크에 와서야 유감없이 발휘되는 듯했다.

사진/동영상 촬영 기능은 단연 탁월

역시 캠코더/디카 분야에서 특유의 촬영 기술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브랜드답게 스마트폰에서도 카메라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에 걸맞게 사진 및 동영상 촬영 기능에 '소니 전용 기술'을 가미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니 캠코더(핸디캠 시리즈)에 적용된 '엑스모어(EXmor) R' 센서가 내장되어, 다른 스마트폰은 흉내 내지 못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엑스모어 센서는 야간이나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할 때, 말 그대로 '빛'을 발한다. 조금만 어두워도 정상적인 촬영이 불가능한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아크는 책상 아래 등과 같은 컴컴한 공간에서도 놀라우리만큼 밝게 촬영된다. 그것도 HD급 화질로 촬영된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6)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6)

사진의 경우에도 소니의 f/2.4렌즈(숫자는 조리개 값을 의미, 낮을수록 밝음)를 채용해서 빛이 부족해도 무난한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실제로 아크를 통해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해 본 바로는, 별도의 캠코더와 디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하단에는 셔터 버튼도 달려 있어 촬영이 용이하다. 참고로 카메라 화소수는 810만이며, 컴퓨터로 확인한 사진 품질은 800만 화소의 일반 디카로 찍은 사진과 거의 흡사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치고는 상당한 품질이다. 역시 소니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 또는 동영상은 마이크로 HDMI 케이블을 통해 HD TV로 출력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이가 뛰어 노는 모습을 아크로 HD급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HD TV에 연결해 곧바로 보면 되는 것이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7)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7)

스마트폰에서 전화 통화나 문자 메시지 송수신 기능 외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능이 아마도 사진/동영상 촬영일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스마트폰은 대부분 아직도 싱글 코어네, 듀얼 코어네 기본 사양과 성능만을 강조한다. 아크는 사양 대신에 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다. 스마트폰은 이제 특수용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2.3 기반의 독창적인 사용 환경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한 스마트폰은 최근까지 2.2(프로요) 버전이 대세였다. 얼마 전부터는 2.3(진저브레드) 버전이 그 세를 잇고 있다. 삼성의 넥서스S를 시작으로, 얼마 전 출시된 갤럭시S 2도 진저브레드를 내쟁했다. 아크 역시 마찬가지다. 최신 제품답게 진저브레드를 채택했고, 소니 제품답게 독특하고 개성 있는 사용자 환경(UI, User Interface)을 갖췄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9)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9)

기본적인 화면 구성과 구조는 다른 안드로이드폰과 흡사하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갈수록 아크만의 특징을 속속 발견할 수 있다. 일례로 홈 화면의 아이콘을 삭제하는 경우가 그렇다.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홈 화면의 아이콘을 꾹 누르고 있으면, 화면 하단에 휴지통 아이콘이 나타나고 해당 아이콘을 휴지통으로 끌면 아이콘이 삭제된다. 아크도 마찬가지인데, 아크에서는 휴지통 뚜껑이 열리는 모션을 보여준다. 별것 아니지만 이와 같은 세세한 차별점이 아크에는 많이 숨어 있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8)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8)

기본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이나 홈 화면용 위젯 등도 기존 안드로이드폰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FM라디오가 기본 지원된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대신 외산 안드로이드폰이 대게 그렇듯 DMB 방송은 지원하지 않는다.

티가 없으면 옥이 아니다?

아크에도 티는 있었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배터리다. 아크는(삼성 갤럭시S처럼) 뒷 커버를 벗겨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2개의 배터리를 제공한다. 배터리 용량은 1,500mAh로 상대적으로 적지 않은 용량임에도 체감적인 배터리 소모가 제법 심하다. 소니의 공식 사양에는 대기시간이 400시간, 즉 보름 이상 간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완충 상태에서) 3일 정도 지나니 배터리가 거의 바닥이었다. 물론 배터리 사용 시간이야 테스트 환경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테스트가 리뷰한 이 제품 배터리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으니 아예 단정 지을 수 없는 문제이다. 어찌 됐건 사용자 자신의 배터리 절약 습관이 필요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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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0)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이지만 동영상 재생에 약간의 제한이 있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크에는 퀄컴 사의 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가 내장돼 있는데, 일부 독특한 코덱이 적용된 720p급 이상의 고해상도 동영상은 원활한 재생이 어려웠다. 프로세서 사양 때문이라기보다 내장 코덱의 지원 여부 때문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이는 아크뿐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폰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 외에 일반적인 품질의 동영상은 문제없이 잘 재생된다.

대게 동영상은 해상도 차이로 인해 재생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를 대비해 아크는 컴퓨터와 연결한 후 동영상 파일을 복사하면 아크에 맞는 해상도로 자동으로 변환(인코딩)된다(mp4 파일). 다른 스마트폰에는 없는 독특한 기능이다. 물론 용량이 클수록 변환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별도로 변환 작업을 해주지 않아도 되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간편하긴 하다. 단 변환하지 않아도 재생되는 동영상도 더러 있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1)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1)

참고로 30분 분량의 동영상(약 200MB)을 변환하는데 10여 분 정도가 소요되니, 이보다 용량이 큰 동영상이라면 변환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결정적으로 동영상 재생 시 자막파일(smi 형식)을 기본 지원하지 않는 점이 매우 아쉽다. 즉 기본 동영상 재생 어플로는 자막 출력이 안되니 마켓 등을 통해 다른 도영상 어플을 내려 받아 설치해야 한다. 테스트한 바로는 ‘Soul Movie’가 자막 출력이 가능했다. 소니 제품은 전통적으로 동영상 재생 시 smi 자막 파일을 지원하지 않는다. PSP도 그렇고 플레이스테이션도 그렇다. 아마도 smi 자막 파일을 사용한다는 게 동영상 불법 배포 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그런가 보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2)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2)

이외에 전화번호 검색 시 한글 초성 검색이 지원하지 않는 점도 다소 불편했다. 더구나 스마트폰이 아닌 구형 피처폰(일반 휴대폰)에서도 지원되는 초성 검색이 되지 않으니 일일이 자음, 모음을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초성 검색이 이리도 편리한 기능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됐다.

참,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되는데 T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린다. 현재 아크에는 안드로이드 마켓만 활성화되어 있을 뿐 T스토어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별도로 T스토어 어플을 설치해 사용할 순 있겠지만, 마켓만큼 중요한 어플 소스인 T스토어가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게 의아하면서도 아쉬울 따름이다. 다만 업데이트 등을 통해 가능해지리라 사려된다.

스마트폰, 성능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

얼마 전 삼성 갤럭시S 2가 본격 출시됨에 따라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한번 술렁이고 있다. 또한 애플 아이폰5 역시 올해 하반기 출시가 점쳐 지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러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두 제품과 차별되지 않은 제품으로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 그 동안 사용해 본 바로는 아크는 이들과는 지향점이 다르다고 판단됐다. 이들은 대게 프로세서 성능이나 디스플레이 품질, 메모리 용량 등 주로 하드웨어적인 사양을 강조하지만, 아크는 그 보다는 사진, 동영상, 음악, SNS 등 다분히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능을 고려하는 사용자는 두 스마트폰이 적합하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패턴을 따지고 싶다면 아크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3)
본격 엔터테인먼트 스마트폰,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아크 (13)

이어지는 2부에서는 아크 내부에 적용된 진저브레드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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