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60년마다 돌아온다는 백호의 해 2010년이 저물어간다. IT동아 편집부는 연말을 맞아 올해 IT분야의 주요 트렌드, 사건사고, 내년 전망을 담은 기획 3부작을 준비했다. 오늘은 연말 결산 그 두 번째로 2010년 한해 IT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사건사고를 정리했다.

1부 - IT동아가 정리한 2010년을 뒤흔든 IT 트렌드

2부 - IT동아가 정리한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사건사고

3부 - IT동아가 전망하는 2011년을 빛낼 예상 트렌드

1. 트위터, 잘 써야 약이지!

‘낯선 곳에 갔다가 볼일이 급해 화장실을 찾았는데 휴지가 없다. 옆 칸에는 아무도 없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지인도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하나?’

지난 5월 일본 아키하바라 양판점 화장실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이다. 트위터 ID ‘naika_tei’를 쓰는 이 일본 남자는 고민 끝에 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날렸다. “도와주세요, 휴지가 없어요! 아키바 요도바시 3층 남자화장실 독방” 메시지를 본 트위터 팔로워(follower)들은 급히 주변에 리트윗(RT,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전파)을 날렸고, 15분만에 이 남자는 익명의 청년으로부터 휴지를 건네 받았다.

[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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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1)

소위 ‘변소남’으로 불리는 이 훈훈한(?) 사건은 트위터의 실시간 전파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트위터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다. 국내에서는 지난 9월 태풍 곤파스가 몰아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로 교통정보를 전파해 출근길 소통에 큰 도움을 줬다. 방송, 신문, 인터넷보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위터는 새로운 미디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다. 지난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 때 트위터에는 연평도 위성 사진이 트위터를 통해 나돌았다. 하지만 이 사진은 사실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바그다드를 찍은 사진이었다. 이걸 몰랐던 일부 언론은 이 사진을 그대로 가져다가 보도하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정보 또는 거짓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전파됐을 때 그 피해는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악의적으로 트위터를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트위터의 신뢰도는 땅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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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2)

또한 트위터는 유명인들과 일반인들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실시간 소통창구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때로는 감정싸움 장소로 변질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나우콤 문용식 대표는 ‘이마트피자’에 관해 트위터로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문 대표는 반말을 썼고, 정 부회장은 문 대표의 과거 구속 이력을 끄집어내 응수했다. 술자리에서나 벌어질 싸움이 트위터에서 일어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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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3)

11월에는 EBS의 송효은 PD가 가수 휘성에게 남긴 독설이 화제가 됐다. 송 PD가 지인의 트위터 게시물에 “휘성의 작사 센스는 찌질한 캐릭터만큼이나 구리다”고 남긴 글이 퍼졌고, 결국 송 PD가 직접 휘성의 트위터에 사과글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또 12월에는 싸이더스HQ 정훈탁 대표가 트위터에 박진영의 사진과 함께 ‘ㄱㅅㄲ’라는 자음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사건들은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는 유명인들이 한 번 내뱉은 말이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내년부터는 트위터 문화에서 신중과 책임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 유출, 자살, 불량… 애플에 마가 꼈다

아이폰, 아이패드로 연타석 홈런을 친 애플은 이제 전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IT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애플의 성공에는 많은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4월에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4’가 출시 전에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애플 직원이 술집에 실수로 놓고 간 아이폰4의 프로토타입이 IT전문 블로그 기즈모도로 넘어갔고, 기즈모도는 제품을 낱낱이 분해해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매년 여름 WWDC(세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깜짝쇼 형식으로 신제품을 공개했던 애플 입장에서는 김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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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4)

5월에는 애플의 제품 부품을 생산하는 대만 공장 폭스콘에서 직원들의 집단 자살 시도가 있었다. 대부분 20대 초반인 폭스콘 직원들은 공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견디지 못한 끝에 건물 옥상에서 연이어 몸을 던졌다. 1월부터 5월까지 폭스콘에서 일어난 자살 기도는 총 12건으로, 이중 9명이 사망했다. 이 일로 인해 폭스콘은 ‘자살공장’이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애플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불매운동 조짐이 일자 애플은 HP등과 공동으로 나서 공장 환경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자살은 끊이질 않았다. 11월까지 폭스콘에서 자살한 직원은 총 14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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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5)

아이폰4 출시를 시작한 7월에는 데스그립(death-grip, 수신불량) 문제가 터졌다. 아이폰4의 좌측 하단부분에 손이 닿으면 안테나 감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이에 애플은 “수신불량은 모든 휴대폰이 겪고 있는 문제”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고, 자구책으로 아이폰4 구매자들에게 범퍼 케이스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출시를 강행한 애플에 대해 미국 언론들과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3. 스티브 잡스, 경영능력은 최고지만 입조심 좀..

올해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여러 가지 이슈로 가십거리에 올랐다. 그 중에는 위에서 다뤘던 것처럼 외부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스스로 막말을 던져 ‘제 무덤을 판’ 경우도 많았다.

4월 잡스는 애플 홈페이지에 어도비의 플래시 기술에 대해 혹평하는 장문의 글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잡스는 그 동안 애플의 제품에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로 “플래시가 중요한 기술적 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HTML5와 같은 개방형 시스템을 개발 중이기 때문에 굳이 플래시를 쓸 필요가 없다”고 장담했다. 이에 어도비의 CEO 샨타누 나라옌은 “잡스의 발언은 애플이 플래시를 누르기 위한 의도를 숨기기 위한 연막장치”라며 불쾌함을 표했다. 안그래도 그 동안 불편했던 애플과 어도비와의 관계에 잡스가 확인사살을 날린 셈이다.

[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6)
[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6)

하지만 플래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잡스의 장담은 오래 가지 않았다. 지난 9월 애플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제한을 완화하면서 플래시 개발 툴을 허락한다고 발표했다. 플래시 툴을 선호하는 많은 개발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11월에는 플래시 동영상을 부분적으로 볼 수 있는 앱이 애플 앱스토어 등록을 마쳤다. 이에 관계자들은 애플이 플래시 기술을 우회적으로 허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잡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을 겨냥해 7인치 태블릿 PC에 관해 퍼부은 독설도 화제가 됐다. 지난 10월 잡스는 애플 실적발표회 현장에서 “7인치 태블릿 PC는 출시하자마자 사망(Dead on Arrival)하게 될 것”이라며 “7인치 태블릿 PC는 전화로 쓰기에는 크고 아이패드와 경쟁하기에는 작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7인치 태블릿 PC들은 사망하지 않았다. 비록 아이패드의 판매량에는 못미쳤지만 꾸준한 판매고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애플도 작은 태블릿 PC를 내놓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최근 북미 주요 매체들은 내년에 출시할 아이패드2가 현재 아이패드 크기의 절반 정도(약 5인치) 크기가 될 것이라고 앞다투어 보도했다. 만일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잡스는 과거 자신이 내뱉었던 경솔한 발언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4. 구글 스트리트뷰, 몰카보다 더하네!

2007년 구글은 실제 거리의 사진을 이용한 지도서비스 ‘구글 스트리트 뷰’를 선보였다. 구글 스트리트뷰는 지도의 지정한 곳 주변 광경 360% 모두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위해 구글 직원들은 몇 년간 카메라가 장착된 차량을 타고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문제는 이 서비스가 기존 위성 사진과는 달리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의 얼굴과 자동차 번호판 숫자까지 적나라하게 노출한다는 점이었다. 이에 전세계적으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다. 올해 3월에는 대만 화련지역 사진에 알몸으로 창틀에 매달려 있는 여성이 발견됐다. 이 사진을 본 많은 사람들이 이 집에 찾아왔고, 여성은 결국 이사를 택해야 했다. 이어 대만 타이둥에서도 트럭을 운전하던 남성이 몰래 노상방뇨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인터넷에 돌았고, 8월에는 영국 길가에서 시체놀이(죽은척 하는 놀이)를 하던 소녀가 공개돼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11월에는 독일 주택가에서 알몸으로 트렁크에 들어가던 남성이 포착됐으며 캐나다에서도 자신의 집 안에서 나체로 독서를 하던 남성이 사진에 찍혀 곤욕을 치뤘다. 한국에서도 더 이상 강 건너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해 10월부터 구글코리아가 서울시내 정보 수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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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7)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구글이 지도 제작 정보 이외에 무선 인터넷망에서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내역까지 취득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었다. 이에 7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인 정보 무단 수집 혐의로 구글을 제소했고, 홍콩, 호주, 그리스 등 12개국 이상에서 조사가 시작됐다. 한국 경찰도 같은 이유로 8월 구글코리아에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논란이 거세짐에도 불구하고 구글 측은 요청 시 사진을 삭제해줄 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아 비난을 샀다. 심지어 지난 10월 구글 CEO 에릭 슈미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면) 이사를 가라”고 발언해 빈축을 샀다.

5. 휴대폰, 폭탄 기능도 됩니다?

2004년 LG전자는 ‘폭탄밥솥’으로 곤욕을 치렀다. 2002년부터 생산한 일부 밥솥에 결함이 있어 연이어 폭발사고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일로 LG전자는 대대적인 리콜을 실시했고, 결국 회사 이미지를 위해 전기밥솥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지난 해에는 삼성전자의 양문형 냉장고가 폭발했다. 삼성전자도 21만 대에 이르는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으며, 당시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또 LG 노트북의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올해에는 휴대폰에서 폭발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삼성전자의 매직홀폰을 구입한 이모씨는 지난 5월 자신의 휴대폰이 폭발했다며 인터넷에 사진을 올렸다. 이씨는 아침운동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책상 위에 충전 중이던 휴대폰이 불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휴대폰 내부 폭발이 아니라 외부 발화가 문제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도 삼성전자 터치폰이 폭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동차 의자 사이로 빠진 휴대폰을 꺼내기 위해 의자를 당긴 순간 휴대폰이 폭발했고, 피해자는 눈에 액정 조각이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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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8)

8월에는 인도에서 휴대폰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한 남성이 사망했다. 그는 노키아 휴대폰을 가지고 혼자 숲에 들어갔다가 다음 날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남성은 왼쪽 귀와 목에 화상을 입었고 그 옆에는 부서진 휴대폰과 배터리가 놓여 있었다. 또 12월에는 미국에서 모토로라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던 남성이 폭발 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그는 “통화 중 폭발음 소리를 들었고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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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9)

6. 자식 굶어 죽는 것도 모르고 게임을?

올해 3월, 게임에 빠져 친딸을 굶겨 죽인 부부의 이야기가 전국을 경악케 했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3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김모씨(41)와 그의 부인(25)에 대해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미숙아 판정을 받은 김씨 부부의 딸은 지난 해 태어나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다가 굶어 죽었다. 김씨 부부는 딸을 반지하방에 내버려둔 채 2개월여 간 PC방에서 매일 게임을 했다. 신생아는 수시로 음식물을 섭취해야 하지만 김씨의 딸은 하루에 한 번 20cc의 분유를 먹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시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을 때 젖병에 담겨 있던 분유는 썩어 있었을 정도. 사망 당시 딸의 몸무게는 2.58kg로 바싹 마른 상태였다.

수원지방법원은 김씨부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부인은 만삭인 점을 감안해 3년간 집행을 유예 받았다. 유상재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생활환경이 어렵고 지능이 낮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게임에 중독돼 딸을 기아로 사망하게 방치한 것은 부모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저버린 행위”라며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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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10)

하지만 친딸을 굶겨 죽이고도 또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았다. 또한 부부가 즐긴 게임 속에는 사이버 아이를 키우는 콘텐츠가 담겨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김씨 부부는 호된 질타를 받았다.

7. 안이한 대처, 공든 LG탑 무너졌다

한 때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양대산맥으로 군림했다. 총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한 초콜릿폰을 앞세워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그러나 현재 LG전자 휴대폰 사업부는 그 어떤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도태됐기 때문이다.

결국 LG전자 휴대폰 사업부는 올해 3분기 영업실적에서 3,038억 원의 손실을 입었고 LG전자가 2007년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내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국내 휴대폰 점유율도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년도 3분기에 초콜릿폰으로 4,600억 원의 흑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뒤늦게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든 LG전자는 야심작 옵티머스Q,와 옵티머스Z로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이 두 제품은 처참할 정도로 판매량이 저조했다. 이에 LG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경쟁제품보다 출시가격이 30만 원 가량 저렴한 옵티머스원으로 재기를 노린 것이다. 이 중저가 전략에 힘입어 옵티머스원은 출시 40여일만에 글로벌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고 두 달 만에 200만 대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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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11)

하지만 아직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보급형 스마트폰만 판매해서는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은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브랜드가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완벽하게 제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야 한다. 따라서 다음 달 출시되는 세계최초의 듀얼코어 스마트폰 옵티머스2X가 재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8. 스마트폰 OS 업그레이드 했더니 주소록이 없어졌네?

11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의 운영체제를 안드로이드 2.2버전(프로요)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그런데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업그레이드 후 애플리케이션이나 주소록이 삭제되는 등 스마트폰이 초기화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발빠르게 문제를 해결한 프로요 버전을 내놓았지만 왜 초기화가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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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IT 정리] 2010년 IT를 뜨겁게 달군 8대 사건사고 (12)

관계자들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최적화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 팬텍, LG전자, 모토로라, HTC 등은 구글이나 애플처럼 운영체제 등의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 아니다. 구글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가져다가 쓰는 휴대폰 제조사일 뿐이다. 따라서 구글이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발표할 때마다 해당 운영체제를 자사의 제품에 맞게 최적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러 기업이 제각각 만들다 보니 기술 표준화도 이루어지지 않고 업그레이드 적용 시기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급하게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초기화와 같은 버그가 생길 수도 있다. 초기화 문제는 비단 삼성전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표준화가 시급하다. 이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제 2, 제 3의 초기화 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글/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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