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내 리튬 배터리 휴대 금지…‘만약 갖고 탔다면?’

김예지 yj@itdonga.com

[IT동아 김예지 기자] 지난 7월 1일부터 광역철도 및 도시철도 내 리튬 배터리 반입 제한 규정이 본격 시행됐다. 이에 따라 리튬 배터리를 장착한 이동수단과 대용량 리튬 배터리(160Wh 초과)의 열차 내 반입이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관련 규정을 잘 모르는 승객이 많은 만큼, 핵심 기준과 수칙을 정리했다.

휴대품 반입 제한 안내문 / 출처=IT동아
휴대품 반입 제한 안내문 / 출처=IT동아

최근 배터리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리튬 배터리 탑재 물품의 휴대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제한 물품은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동휠 등 리튬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모든 개인형 이동장치(PM)와, 160Wh를 초과하는 휴대용(방송, 캠핑용 등) 대용량 리튬 배터리이다. 무동력 접이식 자전거는 기존처럼 휴대할 수 있지만, 접이식 여부와 관계없이 리튬 배터리가 장착된 제품은 반입이 불가능하다.

이번 조치는 고속열차인 KTX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은 물론, 수도권 전철과 대경선, 동해선 등 전국 광역철도 및 도시철도, 공항철도 구간 전체에서 적용된다. 특히 수도권 전철을 포함한 광역철도 구역에서는 열차 탑승뿐만 아니라 역사 플랫폼과 승차장 내부로 해당 물품을 들고 들어오는 반입 행위 자체가 전면 금지된다.

다만, 일상용 배터리는 대부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160Wh를 보조배터리 용량으로 환산하면 약 4만 3000mAh 이상의 용량이다. 시중에서 흔히 쓰이는 10000mAh 등의 보조배터리는 허용 기준치에 미달하므로 열차 탑승 시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및 관련 보조배터리는 안심하고 휴대해도 무방하다. 또한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과 노약자가 사용하는 전동휠체어와 의료용 스쿠터는 예외적으로 반입이 허용된다. 반면, 캠핑이나 야외 작업에 쓰이는 초대형 파워뱅크나 전동킥보드용 고전압 교체용 배터리는 반입이 금지되니 주의한다.

휴대품 반입 제한 안내문 / 출처=IT동아
휴대품 반입 제한 안내문 / 출처=IT동아

리튬 배터리는 리튬(Li) 계열 물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로, 스마트폰부터 전동킥보드 등 다양한 개인 이동수단과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그러나 외부 충격, 결함, 과충전, 고온 환경 등의 상황에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특히 리튬 배터리 화재는 내부 배터리가 모두 연소되기 전까지 발화 반응이 계속되고 재발화 가능성도 높아 초기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밀폐된 열차 내부에서 사고 발생 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발생한 배터리 화재 사고는 총 612건으로, 2019년 51건에서 2023년 179건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화재가 발생한 장치별로는 전동킥보드 배터리가 467건으로 전체의 76.3%를 차지했고, 전기자전거 배터리가 84건(13.7%)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지하철 역사 및 열차 내 배터리 발화 사고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해 9월 서울 지하철 합정역에서 승객이 들고 탄 전기스쿠터용 대용량 배터리에서 연기가 분출돼 열차가 무정차 통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촌역, 잠실역, 목동역 등에서도 승객의 휴대용 보조배터리 과열로 연기가 발생해 시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존에는 배터리 반입 제한에 대한 명확한 강제 규정이 없어 권고 수준에 그쳤으나, 여객운송약관 개정을 통해 제도적 집행력이 확보됐다. 한편, 현재 항공업계에서도 100Wh(2만 7000mAh) 이하 보조배터리만 기내에 직접 휴대하는 방식으로 반입을 허용하되, 160Wh 초과 배터리는 기내와 위탁수하물 모두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역내 안전설비 관련 안내 / 출처=IT동아
역내 안전설비 관련 안내 / 출처=IT동아

만약 승객이 금지 조치를 무시하고 전동킥보드나 160Wh 초과 대용량 배터리를 소지한 채 열차나 역사 내에 진입하면 단계별 법적·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여객운송약관 및 철도안전법에 따라 철도종사자는 휴대 금지물품을 소지한 승객에게 내용물 확인을 요구할 수 있으며, 금지 물품으로 확인될 경우 도중역 하차 요구 및 역사 밖 퇴거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휴대품의 도난, 분실, 파손은 물론 해당 휴대품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모든 민·형사상 책임은 소지자 본인에게 돌아간다.

허용 기준인 160Wh 이하의 보조배터리를 소지할 때도 승객 스스로 안전 수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배터리 외형이 부풀어 오른 ‘스웰링 현상’이 있거나 외관에 균열이 생긴 제품은 화재 위험이 높으므로 사용을 중단하고 반입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고열이나 연기가 발생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가방 깊숙한 곳이나 밀폐된 용기 대신 눈에 잘 띄도록 보관하는 것이 좋다. 역사 내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무단 충전도 금지된다. 평소 리튬 배터리는 직사광선과 고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만약 열차나 열차 내에서 보조배터리 발열이나 연기 발생 등 비상 상황을 목격하거나 겪게 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하고 가까운 역무원이나 승무원에게 신속히 알린다. 비상 상황 시 빠른 대처를 위해 평소 전동차 내부 출입문 수동 개방함 위치와, 비상 인터폰, 소화기 위치를 기억해두자. 역사 내부에서는 화재 대피 마스크, 비상전화, 소화전 및 비상벨, 휴대용 비상조명등과 같은 안전 설비의 위치를 확인해두는 게 좋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리튬 배터리 화재 진압을 위한 대책으로 리튬 배터리 수조, 질식소화포, 보조배터리 격리 보관 백 등 기술기준 정립을 거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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