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깨 부담 더는 가벼운 교육용 노트북, 에이수스 BR1100F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좋은 노트북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게임을 원활히 즐기려면 성능 좋은 게이밍 노트북을 구매하면 된다. 그런데 간단한 문서작업과 영상시청을 원한다면 성능 자체가 우선순위는 아니다.

이런 경우엔 노트북의 휴대성과 가성비가 더 중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로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이 일반화되면서, 가볍고 저렴한 노트북을 찾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었다.

화면 각도를 조절해서 태블릿PC처럼 사용하기
화면 각도를 조절해서 태블릿PC처럼 사용하기

이런 흐름에 맞춰, 대표적인 글로벌 PC 제조사 에이수스도 가성비에 집중한 교육용 노트북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서 소개할 에이수스 BR1100FKA(이하 BR1100F)는 화면 각도를 조절해 노트북이나 태블릿PC로 쓸 수 있는 투인원(2-in-1) 제품이다.

터치스크린이 가능하며, 터치 및 필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 펜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노트북을 태블릿PC 상태로 바꾼 뒤, 스타일러스 펜으로 편하게 필기할 수 있다. 웹 페이지를 스크롤하거나 파일을 선택해 옮기는 작업을 할 때도, 손가락이나 스타일러스 펜을 쓰면 터치패드보다 더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다. 스타일러스 펜은 좌측면 홀더에 보관하고 충전하면 된다.

스타일러스 펜 사용하기
스타일러스 펜 사용하기

스타일러스 펜 사용 시 화면에 받친 손바닥은 인식하지 않는 '팜 리젝션' 기능이 있어서, 일반 터치 펜보다 필기와 그리기 작업을 정교하게 할 수 있다. 대신 태블릿PC 상태에서 펜으로 글자를 써서 검색할 때, 글자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다. 반듯하게 적어야만 인식이 잘 되는데, 글자를 급하게 날려 쓰는 필자의 필체는 제대로 인식되지 않았다.

모니터 상단에 있는 웹캠으로, 물리적인 셔터가 달려 있다.
모니터 상단에 있는 웹캠으로, 물리적인 셔터가 달려 있다.

화면 크기는 11.6인치이며, 1,366 X 768의 해상도를 갖췄다. 이와 더불어 어느 방향에서 보든 이미지 왜곡이 없는 상하좌우 178도 광시야각 패널을 지원한다.

모니터 상단엔 셔터를 닫아 캠을 가릴 수 있는 웹캠이 있고, 키보드 위에도 별도의 카메라가 내장돼있다. 이는 화면을 뒤집어서 사용하는 플립 디자인의 특성상, 태블릿PC 상태에선 사진 촬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화면을 완전히 뒤로 넘긴 태블릿PC 상태는 카메라 방향 때문에, 화면을 보면서 사진을 촬영하는 게 쉽지 않다. 스마트폰에서 셀프 촬영만 되는 상황을 생각하면 된다. 이때 키보드 위 카메라가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태블릿PC 상태에서도 사진을 편하게 촬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원격수업이나 화상회의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제공된다. 노이즈 캔슬링은 마이크 주변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상쇄해 목소리를 또렷하게 전달하는 기능이다. 시끄러울 정도로 노래를 켠 상태에서 노트북으로 영상 촬영을 해보니, 노랫소리는 깔끔하게 지워지고 필자의 목소리만 또렷하게 들렸다. 대신 노트북 상태로 실험했을 땐 목소리를 작게 내도 오히려 소리가 증폭됐지만, 태블릿PC 상태로 넘어가면 기능이 불안정해져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필자의 음성도 같이 지워졌다.

모서리와 가장자리가 모두 고무 범퍼로 마감이 됨
모서리와 가장자리가 모두 고무 범퍼로 마감이 됨

바닥 면에 달린 고무 막대
바닥 면에 달린 고무 막대

에이수스 BR1100F는 안정성에 특히 신경을 쓴 제품이다. 4개의 모서리와 가장자리를 모두 고무 범퍼로 마감해서 노트북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충격을 최소화했으며, 바닥 면에 고무 막대를 달아 미끄러운 곳에서도 노트북을 고정할 수 있게 했다. 이 튀어나온 고무 막대가 지지대 역할을 하니,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손에서 놓치는 일이 없다. 노트북을 자주 떨어뜨리는 필자에겐 도움이 되는 설계다.

행여 실수로 노트북을 놓쳐도, 군용 장비 수준의 내구성 테스트인 MIL-STD-810H 규격을 통과할 정도라, 1.2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외관의 매끄러움 대신 스크래치 방지를 위해서 마이크로 딤플 처리한 외관
외관의 매끄러움 대신 스크래치 방지를 위해서 마이크로 딤플 처리한 외관

외관은 스크래치를 방지하기 위해서 마이크로 딤플로 3D 텍스처 마감을 했다. 노트북을 힘주어 긁어도 흔적이 남지 않는 게 인상적이긴 했지만, 상판에 지문이 많이 남는다. 노트북 색상은 다크 그레이(짙은 회색)이며, 무게는 1.4kg로 가벼워서 가방에 넣어도 큰 부담이 없다.

키보드는 눌리는 깊이가 얕아서 눌렀을 때 찰진 맛은 없지만, 그만큼 소음이 적다. 얻는 만큼 잃기도 하는 것이다. 노트북 자체가 작아서 키보드 공간도 좁은데, 널찍한 키보드에 익숙한 사람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크기다. 키보드에 마이크 음소거 키가 있어서, 화상회의에서 키를 누르고 바로 음소거 상태로 전환할 수 있다.

좌우 측면에 입출력 단자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좌우 측면에 입출력 단자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본체 좌우 측면에는 각종 입출력 단자가 나란히 배치돼 있다. 좌측면에는 전원 포트, 범용성이 높으며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USB 3.2 Gen 2 타입 C형 단자와 USB 3.2 Gen 1(기존의 USB 3.0) A형 단자, 영상 출력을 위한 HDMI 출력 단자 1개, 스타일러스 펜 홀더가 있다. 우측면에는 3.5mm 헤드폰/마이크 콤보 잭과 USB 2.0 포트 A형 단자, 1Gbps의 속도인 기가비트를 지원하는 유선 랜 포트(RJ45)가 있다.

CPU는 교육용 노트북을 겨냥해 출시된 인텔 셀러론 N4500이다. 2코어 2스레드를 탑재한 인텔 셀러론 N4500의 경우, 기본 1.1GHz로 구동하다가 최대 2.8GHz까지 올라간다.

메모리는 4GB를 내장했고, 부팅속도가 빠른 SSD의 일종인 eMMC를 장착했다. 용량은 128GB이다. 이 정도면 원격회의, 강의 및 필기, 워드 작업 등 가벼운 학습 및 교육/업무/멀티미디어 감상을 큰 불편 없이 실행하는 성능이다.

윈도 10 프로 에듀케이션(Pro Education) 버전이 기본 설치돼 있다. 원격지원과 제어가 가능하고 수업 중 학생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알람을 OFF 상태로 세팅할 수 있어, 교육용 운영체제로 적합하다.

에이수스 BR1100F를 며칠간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역시 가벼운 무게다. 노트북을 이동하며 사용하는 이들에게 무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노트북으로 쓰면서, 바로 태블릿PC 상태로 전환해 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급하게 메모를 하거나, 수업을 들으면서 빠르게 필기하는 데 유용하다.

다만, 태블릿PC 상태로 쓸 때 한 손으로 들기에는 사용자에 따라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화면 각도를 조정해서 거치대에 걸쳐 놓은 태블릿PC처럼 쓸 수 있으니, 이를 단점이라 지적하긴 어렵다.

배터리도 자주 충전할 필요 없이 한 번만 충전해도 종일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전력 설정으로 세팅하고 배터리 100% 상태에서 전원 어댑터를 뺀 뒤 유튜브 동영상을 연속으로 시청해봤다.

약 4시간이 지나고 확인해보니 배터리가 57% 정도 남아있었다. 배터리 용량은 42Wh이며,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선 8~9시간 까지는 쓸 수 있을 것이다.

영상시청
영상시청

단, 막연하게 ‘작고 저렴한 노트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면, 이 노트북은 좀더 고민이 필요한 제품이다. 어떤 노트북을 원하는지 먼저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가볍고 가성비 우수하면서 여러 프로그램을 능숙히 돌릴 수 있는 노트북을 찾는다면, 에이수스 BR1100F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서두에 언급한 대로, 교육용/온라인 강의용 노트북이나 업무용으로 간단히 쓸 수 있는 노트북이라면 에이수스 BR1100F를 추천할 만하다. BR1100F의 공식 가격은 52만 9,000원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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