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SaaS 시대] 더존비즈온 박원용 부사장 “찾아온 기회, 놓치지 않겠다”

“그동안 기회도 없었고, 설령 기회가 있더라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건 사실입니다. ‘ERP 10’이라는 신제품을 통해서 공공이나 대기업 시장에서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더존비즈온(이하 더존)에서 전사적자원관리(ERP)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박원용 부사장은 와신상담하며 포기하지 않고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준비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존이 국내 대표적인 ERP 업체로 90년대 중반부터 15년이 넘도록 ERP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동안 신사업 위주로 취재를 진행하다가 더존의 근간인 ERP 파트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자리를 마련했다.

더존비즈온 박원용 부사장, 출처: 테크수다
더존비즈온 박원용 부사장, 출처: 테크수다

더존은 세무회계 분야에서 출발해 점차 기업 규모와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대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왔다. 최근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실적은 매출 730억 원, 영업이익 1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3%, 영업이익은 20.2% 증가했다.

특히, 확장형 ERP 사업에서만 전년 동기대비 9.5% 매출 증가를 달성했고, 차세대 ERP 시스템인 ERP 10을 앞세워 대형 프로젝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동서발전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공공기관 고객 확보에 나선 더존은 올 9월엔 한국가스기술공사 차세대정보시스템 사업을 수주했다. 더존 입장에서는 80억 원 규모의 공공 기관 프로젝트에서 외산 업체들과 경쟁에서 승리한 사례라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국 공공 기관들은 국산보다는 외산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기존 노후화된 레거시 시스템을 고도화해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 통합, 혁신하기 위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더존비즈온의 차세대 ERP인 ‘ERP 10’이 공급된다.

더존 ERP 10, 출처: 더존비즈온
더존 ERP 10, 출처: 더존비즈온

ERP 10은 20년 이상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업 규모별 ERP를 구축하며 쌓아온 오랜 노하우를 담은 차세대 ERP 시스템이다. 전자정부프레임워크 기반의 개발 플랫폼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구축 효율성과 확장 구현성의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게 더존측의 설명이다.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실시간 경영(Real Time Enterprise)과 업무프로세스 자동화(RPA)를 실현하고 기업 내 축적된 빅데이터 관리까지 가능토록 업그레이드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현대백화점과 올해 부민병원그룹을 ERP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다양한 사업군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부민병원의 경우 의료업계 ‘디지털 전환’과 협업, 헬스케어 솔루션 사업 본격 모색이라는 다목적 카드도 있다.

박원용 부사장은 “완전 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회계 패키지 솔루션이 있고 그 다음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아이큐브’라는 이런 제품이 있습니다. 저희 사업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ERP iU’, 그 다음에 올해 처음 출시가 된 ‘ERP 10’, 이게 주로 대기업라든가 그룹사, 더 나아가서는 대형 공공기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이런 제품으로 구성 되어져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영역에 맞게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별히 이렇게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박원용 부사장은 회계 패키지 중소기업용 ERP들은 완전 패키지 기반으로 고객한테 구축을 하고 큰 기업들의 경우 패키지를 적용하더라도 해당 업종에 특화된 기능과 프로세스가 있어서 맞춤형 지원을 위해 고객 규모별로 제품 라인업을 별도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기업부터 건설, 의료 분야 등 해당 기업이 속한 영역에서 활용하려는 내용들은 최대한 다양한 템플릿을 제공하고 또 템플릿을 파트너나 회사가 만들어서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밝힌대로 동서발전이나 한국가스기술공사 등 공공 기관 수주는 외산 솔루션이 철옹성처럼 버틴 곳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다. IMF 구제 금융 당시 회계 투명성 이슈, 글로벌 회계 기준에 부합하는 게 국가적 큰 아젠다였고 해외 투자 기관이나 신용평가사들과의 관계 등 다목적 카드로 공공기관들은 외산 ERP를 도입해 사용했다.

이런 시장에 국산 ERP 업체들이 도전하고 있고 더존비즈온도 이 사업을 강화해 가고 있는 와중에 소기의 성과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은 단순히 국산이니 써다라고 한다고 쉽게 빗장을 열어주지 않는다.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예전에는 실제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충족할만한 그런 제품을 공급하지 못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해당 고객의 요구사항들을 만족스럽게 제공을 못하다 보니까 구축 사례가 부족했다. 기회를 주고 싶어도 기회를 살리지 못한 시기가 있었다.

제품 업그레이드, 컨설팅 역량 강화, 산업에 대한 이해 등을 꾸준히 올리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박원용 부사장은 “국산이기 때문에 밀어줘야 된다는 논리보다는 실제로 제품이 좋으면 각 기관에서도 외산과 국산을 공정하게 비교해서 선택하지 않을까 이런 논리로 제품 개발을 계속 준비 해왔습니다”라고 전하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역량을 업그레이드 한 결과”라고 최근 성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10월 21일 한국가스기술공사 대전 본사에서 진행한 ‘차세대 정보시스템(K-ERP) 구축 사업’ 킥오프 행사, 출처: 더존비즈온
지난 10월 21일 한국가스기술공사 대전 본사에서 진행한 ‘차세대 정보시스템(K-ERP) 구축 사업’ 킥오프 행사, 출처: 더존비즈온

실시간성과 업무 자동화 이슈가 있지만 공공 시장을 넘기 위해 기술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했을까.

더존비즈온은 공공 기관들은 오픈소스 기반의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하길 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실시간 처리나 회계 투명성 강화, 업무 자동화 등도 개선하면서 빈틈을 채워나갔다.

보통 결산 업무의 경우 월말, 분기, 연차로 나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일, 더 나아가 매 시간 경영 상황을 판단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과 대응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ERP 부분은 프로세스 혁신이나 디지털전환과 같은 큰 패러다임 전환 이슈로 인해서 단순히 솔루션 회사 혼자 끌고 갈 수 없다. 컨설팅 회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박원용 부사장은 “저희는 두 가지 형태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컨설팅 인력에 대한 역량을 키우는 방식과 전문 컨설팅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이죠. 대형 IT 서비스 회사들과 협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제품이 마련된 만큼 쓸 수 있는 카드는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시대에 대비해 SaaS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소기업 대상 ERP는 이미 SaaS 형태로 클라우드로 다 전환을 했고, 중견기업용도 점차 이전중이다. 대기업용 ERP 10은 설치형과 클라우드를 모두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온전한 SaaS 형태의 서비스는 올해말까지 더 준비해서 2021년 본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더존비즈온 박원용 부사장
더존비즈온 박원용 부사장

박원용 부사장은 “저희 제품들은 순차적으로 클라우드 기반 SaaS로 전환하고 있습니다”라면서 “구축 형태를 선호하는 기업들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장 요구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미래 대응도 동시 병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원용 부사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Q1>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더존비즈온 ERP사업본부 박원용 부사장 입니다. 저는 확장형 ERP의 영업, 구축, 개발 운영 등 ERP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Q2> 더존비즈온의 ERP 제품은 표준형(iCUBE), 확장형(iU, 10) 비영리공공기관, 건설기업용으로 일단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런 전략을 구사하시는 이유와 각 제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더존비즈온의 ERP는 기업 규모와 산업군에 맞춰 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제품이 준비돼 있습니다. 회계 패키지, 표준형 ERP, 확장형 ERP 등 크게 3가지 제품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회계패키지’는 주로 소기업 및 세무회계사무실, ‘표준형 ERP’는 중소기업, ‘확장형 ERP’는 중견기업, 대기업 및 그룹사, 규모 있는 공공기관 등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더존비즈온이 중소기업을 위한 lite ERP(iCUBE)부터 중견/대기업/그룹사를 위한 Extended ERP(ERP 10) 그리고, 공공기관과 비영리기관을 위한 ERP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산업별 고객의 수요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Q3> 국내 시장에서 외산 벤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IMF 구제 금융 사태 이후 기업 투명성 이슈가 부각되면서 외산 제품을 쓰는 것이 투명성 인식과 외자 유치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지만 역으로 보면 국산 ERP 업체들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도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시장을 개척해 오신 비결도 궁금합니다.

국내 ERP 시장 초기에는 많은 기업들에게 ERP 도입 시 외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선진적인 경영 방법으로 인식됐습니다. 대안이 될만한 국산 제품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외산 ERP를 도입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큰 투자일 뿐 대부분의 국내 기업 실정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존비즈온은 국내 기업에 맞는 경영관리 SW와 ERP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급하며 국내 기업과 함께 동반성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ERP가 기업에 꼭 필요한 솔루션으로 자리잡았고 더존비즈온은 국내 ERP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며 외산 ERP와 당당히 경쟁하고 있습니다.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제품은 철저하게 고객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초기에 중견/대기업시장에서 고전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단계별로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구축경험을 축적하면서 외산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Q4> 대형 고객사에는 아직 취약하다는 ‘루머’ 혹은 선입견도 상당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편견 혹은 선입견을 어떻게 극복 대응하시나요.

그런 선입견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년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해왔으며, 대형고객 즉, 대기업 그룹사 및 공공기관에 적합한 차세대 ERP를 출시했습니다. 차세대 ERP인 ERP 10입니다.

ERP 10은 중견기업과 대기업, 글로벌 기업까지도 커버할 수 있는 최신 IT기술을 반영한 차세대 ERP입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능(실시간 업무처리, 글로벌 대응 등), 운영환경(온프레미스, 클라우드), 가격정책 등을 충분히 고려해 준비된 제품입니다. 제품에 걸맞은 인적 인프라를 강화하고 체계적인 구축 방법론까지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의 경우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기반의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는데, ERP 10은 Java기반의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호환성 인증을 받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듈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타 ERP들과 달리 기술에 비종속성을 갖고 있고 확장성이 매우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ERP 10으로 현대백화점그룹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작년 대형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에 이어 올해 한국가스기술공사의 ERP 사업을 수주해 구축을 진행 중입니다.

이렇듯 최근 대기업, 공기업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한 실적이 근거가 돼 국산 ERP에 대한 편견을 기술력과 수행 실적으로 증명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묵묵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며 제품의 우수성을 검증해나가려고 합니다.

Q5> 민간 기업들보다 오히려 공공기관이 외산 제품 의존도가 높았는데 최근 이런 벽을 허물고 계십니다. 어떻게 설득하고 있으신지요. 그리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정부가 노력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외산 제품과 경쟁 하기 위해서 품질력 강화에 노력했으며 기능적인 면에서도 경쟁력을 향상시켜 왔습니다. 비용적인 면에서도 경쟁력 있는 가격 공급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ERP 벤더의 일방적인 라이선스 정책이나 과도한 유지보수 비용 과금으로 인하여 많은 공공기관이 ‘탈 외산 ERP’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의 분위기와 맞물려 더존의 ERP10이 외산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더존비즈온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IT기업입니다. 그런데 막상 공공기관에 우리 ERP시스템을 제안하려면 외산제품과 경쟁에 역차별이 존재합니다. 대기업 참여제한에 따라 중소규모 기업인 외산 제품의 국내 비즈니스파트너사들이 주로 제안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더존비즈온은 국산 IT 솔루션이지만 공공시장의 문턱이 높습니다. 정부에서 이 같은 역차별적인 부분을 해소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6> 글로벌 경쟁사의 경우 기존 구축형 모델 이외에 클라우드 기반 ERP 제품도 선보이고 있는데요. 더존은 이런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하시고 나아가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도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ERP 10을 완전한 SaaS 형태도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내년 중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Q7> 국내 제조사들이 신남방 정책 혹은 그 이전에도 동남아 지역에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객들을 겨냥해서 현지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할텐데요.

국내기업 중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해외 현지에도 더존 ERP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더존비즈온은 이미 중국, 일본에 현지법인을 두고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 지역에는 현지 IT 기업과 함께 구축과 유지관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는 코로나 19로 인해 현지 파트너와 비대면 솔루션을 통해 영업, 구축, 유지보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8> 올해 성과와 내년도 계획을 알려주십시오.

올해는 ERP 10이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된 해입니다. 출시와 동시에 한국가스기술공사를 포함하여 여러 분야 및 업종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습니다. 기존에 수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안정적으로 프로젝트가 수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업종, 대기업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좋은 성과를 낼 계획입니다.

글 / 도안구 IT 칼럼니스트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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