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딱 필요한 기능만 담다, 벨킨 사운드폼 완전무선 이어폰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2016년 아이폰 7에서 이어폰 단자가 사라질 때만 해도, 세간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애플은 삭제된 이어폰 단자 대신 무선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에어팟’을 선보였는데, 이 제품 역시 출시도 전에 혹평을 받았다. 이어폰 사용을 위해 충전을 해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분실의 우려도 적지 않다. 또한 음질 면에서도 유선 이어폰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유선 이어폰을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에어팟 출시 이후 시장 판도는 완전무선 이어폰이 대세가 되었다. 초창기에는 일부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가의 제품만 출시되었으나, 지금은 만 원 초반에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하지만 완전무선 이어폰의 형태나 생김새가 대체로 비슷한 탓에,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나 브랜드 이외에 비교할만한 포인트를 찾기 어려운 점이 문제다. 어떤 기준을 놓고 보아야 나에게 잘 맞는 무선 이어폰을 선택할 수 있을까? 벨킨 사운드폼 트루 무선 이어버즈(이하 벨킨 사운드폼)를 바탕으로, 완전무선 이어폰의 주요 특징과 활용도에 대해 알아보자

무선 형태와 작은 크기가 인상적, 벨킨 사운드폼

벨킨 사운드폼 트루 무선 이어버즈는 필수 기능에 집중한 완전무선 이어폰이다. 출처=IT동아
벨킨 사운드폼 트루 무선 이어버즈는 필수 기능에 집중한 완전무선 이어폰이다. 출처=IT동아

완전무선 이어폰을 선택하는 조건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브랜드나 음질과 같은 음향기기 자체의 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누군가는 배터리 성능이나 충전 방식, 무게 등 실용성을 중시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음향기기는 단순히 음악감상 목적을 떠나서 핸즈프리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만약 음향기기에 따른 차이나 취향이 확고하다면 브랜드별 제품을 직접 들어본 다음 고르면 되고, 실용성을 따진다면 본인이 활용할 상황에 맞는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는 게 좋다.

만약 실용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라면 ▲ 오픈형 및 밀폐형 여부 ▲ 배터리 성능 ▲ 블루투스 ▲ 방진방습 여부 등을 따지자. 통화 음질도 고려해야하는 요소지만, 대다수 완전무선 이어폰은 마이크 위치가 입과 멀기 때문에 고질적으로 통화 음질이 떨어진다. 통화 음질이 우선이라면 완전무선 이어폰 대신 블루투스 이어셋을 고르는 것이 좋다.

벨킨 사운드폼은 밀폐형(커널형) 형태로 돼있어, 착용 시 외부 소음이 차단된다. 출처=IT동아
벨킨 사운드폼은 밀폐형(커널형) 형태로 돼있어, 착용 시 외부 소음이 차단된다. 출처=IT동아

완전무선 이어폰을 선택하기 전, 가장 최초로 선택하는 요소는 오픈형, 그리고 밀폐형(커널형) 여부다. 여기서 오픈형은 에어팟 1세대 제품이 대표적이다. 오픈형은 착용감이 좋지만, 외부 소음이 유입되고 재생하고 있는 음원이 새어나간다. 대신에 주변 환경을 인지할 수 있어서 항상 착용하는 경우에 좋다. 반대로 밀폐형은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방식이고, 소리가 새어 나가지도 않는다. 따라서 볼륨이 작아도 음원을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반대로 주변 소음을 들을 수 없어 상시 착용하기는 곤란하고, 잘 맞지 않는 제품은 귀가 짓눌릴 수 있다.

벨킨 사운드폼은 블루투스 5.0를 기반으로 하며, 이어폰 10g, 케이스 40g의 커널형 완전무선 이어폰이다. 해당 제품처럼 귓구멍 안쪽까지 스피커가 들어가고, 고무로 밀폐하는 방식이면 밀폐형일 가능성이 높다. 블루투스는 무선전송 규격으로 현재 5.0 버전까지 나와 있지만, 4.0인 제품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오픈형과 밀폐형 여부까지 선택했다면, 그다음은 제품 외관 및 기능을 따져볼 차례다.

벨킨 사운드폼을 두시간 정도 착용했지만 특별히 귀가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착용감은 사람마다 다르다. 출처=IT동아
벨킨 사운드폼을 두시간 정도 착용했지만 특별히 귀가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착용감은 사람마다 다르다. 출처=IT동아

벨킨 사운드폼은 이어폰과 케이스에 LED가 달려있어 활성 상태나 배터리 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 조작은 착용 후 이어폰 바깥 판을 터치해서 조작한다. 왼쪽이나 오른쪽을 한 번씩 누르면 볼륨 조절, 두 번 누르면 재생 및 일시정지인 식이다. LED 여부나 조작 방법이 제품 선택에 영향을 줄 만큼 큰 요소는 아니지만, 가능한 많은 기능을 표시하고 조작이 간편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아울러 벨킨 사운드폼은 IPX5등급 방습 기능이 적용돼 간단한 운동이나 촉촉하게 내리는 비 정도는 잠깐 막을 수 있다. 방진방습 기능이 있으면 땀방울이 흘러 들어가 고장 나는 사례도 막을 수 있으니 가급적 적용된 제품을 고르자.

배터리는 이어폰 자체로 5시간, 이어폰 케이스가 24시간 전원을 갖는다. 출처=IT동아
배터리는 이어폰 자체로 5시간, 이어폰 케이스가 24시간 전원을 갖는다. 출처=IT동아

완전무선 이어폰의 배터리 성능은 이어폰에 내장된 배터리, 그리고 케이스에 탑재된 배터리 두 가지를 모두 봐야 한다. 이어폰 자체에 내장된 배터리가 워낙 작기 때문에 자주자주 케이스를 통해 전력을 충전하고 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벨킨 사운드폼의 경우 이어폰 자체만으로 연속 재생 기준 다섯시간을 쓸 수 있고, 충전 케이스가 완충 상태일 때 전체 24시간 동안 쓸 수 있다. 케이스 내장 배터리로 이어폰을 약 4번 정도 완충시킬 수 있고, 자주 충전하는 편이라면 충분한 용량이다. 배터리 충전은 이어폰 케이스 후면의 마이크로 USB(5핀) 케이블을 연결해 이뤄진다.

해당 제품의 음원 표현은 철저히 저음 강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출처=IT동아
해당 제품의 음원 표현은 철저히 저음 강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출처=IT동아

음질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인 영역이다. 하지만 음악 감상에 어느정도 비중을 두고 있다면 저가형 제품은 피해야 한다. 최근 블루투스 음향 장치의 음질이 유선에 가까울 정도가 되긴 했어도, 블루투스 모듈 품질에 따라 화이트 노이즈(잡음)이 섞이고, 재생 중 지직거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 신뢰성이 입증된 음향기기 전문 브랜드나, 그 정도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벨킨 사운드폼의 경우, 확연한 저음 강화가 느껴지고, 최대 음압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가는 화이트 노이즈가 미세하게 느껴지지만, 매우 조용한 경우에나 느낄 수 있다. 재생 특성상 EDM이나 메탈 음악이 잘 어울리는 편이고, 중음역대가 많은 보컬 역시 무난하다는 느낌이다.

적절한 완성도, 저음 강조하는 음질 인상적

고가의 완전무선 이어폰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나 움직임 감지 센서, 무선 충전, 전용 앱 등을 제공하고, 음질 역시 믿을만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모든 사용자가 이런 고가의, 고성능 제품을 찾는 건 아니다. 사람에 따라 음질은 적절하되, 가격과 완성도는 합리적인 제품을 선호할 수도 있다. 벨킨 사운드폼이 이 조건에 부합한다. 벨킨 사운드폼은 6만 원대 후반으로 저가형 제품은 피하고 싶지만, 고가의 이어폰은 선뜻 손이 가지 않은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이다. 벨킨은 이미 애플 전용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로, 오랫동안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내놓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실용적인 구성을 갖춘 완전무선 이어폰을 찾는다면 음향 전문 브랜드의 완전무선 이어폰보다는, 전자제품 기업의 완전무선 이어폰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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