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움에 빠릿빠릿함을 더한 'AMD 라이젠 3000XT' 간단 정리
[IT동아 강형석 기자] AMD는 현행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제품군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었다. 바로 'AMD 라이젠 3000XT 시리즈'가 그것으로 속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 고성능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예정이다. 기존 X가 담당하던 역할을 XT가 이어 받게 되는 셈이다.
선택지는 3가지다. 가장 기본이 되는 라이젠 5 3600XT, 8개 코어를 바탕으로 효율성을 높인 라이젠 7 3800XT, 성능과 효율을 모두 높인 라이젠 9 3900XT다. 큰 틀은 변함이 없지만 소소한 부분에서 변화를 이뤄내 완성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AMD는 어떻게 성능을 높인 프로세서를 선보일 수 있었을까?
7nm 공정의 최적화로 이뤄낸 성능
3세대 라이젠, 그 중 XT 제품군은 정점에 위치한 프로세서다. 하지만 큰 변화를 주기 보다 작은 변화를 주면서 남은 부분을 사용자 스스로 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본적으로 라이젠 5 3600XT를 제외하면 냉각장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제조사 제공 냉각장치가 아닌, 사설 냉각장치를 통해 냉각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다. 3600XT에는 레이스 스파이어(Wraith Spire)가 기본 제공된다.
기본 작동 속도는 그대로지만 최대 작동 속도가 적게는 100MHz(3600XT, 3900XT)에서 많게는 200MHz(3800XT) 까지 상승했다. 큰 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최대 속도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작동속도 범위가 넓어진 것이 최대 이점이다. 여기에 고성능 냉각장치와 오버클럭으로 속도를 높여주면 더 빠른 처리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비결은 AMD가 적용한 7nm 공정의 최적화에 있다. 현재 AMD는 대만 TSMC의 미세공정 기술을 통해 프로세서를 생산 중이다. 초기에는 기술 도입 단계이기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수율이 높아지면 개발에 여유가 어느 정도 생긴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세서의 작동 범위 확대가 가능해진다. XT의 등장도 이 연장선에 있는 셈이다.
평균 작동 속도가 상승하지만 열설계전력(TDP)은 모두 기존과 동일한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라이젠 5 3600XT는 95W, 나머지 두 프로세서는 105W로 기존과 변화가 없다. 전력 소모는 큰 차이 없으면서 처리 속도를 높인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가 상승한 것. 그만큼 효율성이 개선되었다.
AMD 측은 기존 동급 프로세서 대비 4~5% 정도 상승한 단일 명령어 처리 흐름(스레드) 성능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다중 명령어 처리 속도는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따라 조금 더 큰 폭의 성능 향상이 예상된다. 처리 효율을 중시하는 환경에서는 XT 프로세서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가격 변화도 없는 것이 특징. 기존과 마찬가지로 라이젠 5 3600XT는 249달러(원화 환산 약 30만 원대), 라이젠 7 3800XT는 399달러(원화 환산 약 49만 원대), 라이젠 9 3900XT는 499달러(원화 환산 약 61만 원대)에 각각 책정됐다. 시장에 공급되는 수량에 따라 최종 소비자 가격에 차이는 보이겠으나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세 프로세서의 특징을 확인해 보니...
그렇다면 새로운 프로세서의 특징을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은 역시 플랫폼. 3000XT 제품군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AM4 규격의 소켓을 쓴다. 당연히 해당 소켓을 쓰는 모든 메인보드에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출시 시기가 오래된 일부 AM4 기반 메인보드에서는 특정 기능이 제한될 수 있음을 참고하자.
먼저 라이젠 5 3600XT는 주력 프로세서 제품으로 6개 코어를 제공하며, 명령어 흐름(스레드)을 추가 처리하는 동시 멀티스레딩(SMT) 기술을 제공한다. 그러니까 총 12개의 명령어 흐름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기본 작동 속도는 3.8GHz로 기존과 동일하지만 최대 작동 속도는 4.5GHz로 100MHz 상승했다. 그 외 사양은 동일하다.
라이젠 7 3800XT는 8개 코어를 바탕으로 성능과 효율 사이의 균형을 맞춘 프로세서다. SMT 기술을 통해 총 16개 명령어 흐름 처리를 지원한다. 게임은 물론 다양한 고부하 작업에 알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 적동 속도는 3.9GHz로 같지만 최대 작동 속도는 200MHz 상승한 4.7GHz다.
라이젠 9 3900XT는 12개 코어와 24개 명령어 흐름 처리가 가능한 고성능 프로세서다. 사실, 16개 코어를 품은 3950X가 존재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3950X에는 XT가 추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정해진 공간에 트랜지스터를 최대한 넣은 구성이어서 성능 향상에 필요한 여유분이 확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XT 제품들 중에서는 3900XT가 성능 확보에는 유리한 모습이다. 3.8GHz의 기본 속도에 최대 4.7GHz까지 속도 상승이 이뤄진다. 100MHz 높아진 수치지만 이 정도면 전반적인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속도 및 코어를 많이 쓰는 작업에 그만큼 유리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비용이 충분하다면 3950X를 선택하는 것이 성능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다. 코어 수 차이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