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발표한 '랜선 없는 와이파이'에 대한 오해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22일, KT는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강화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기가와이(GiGA Wi)'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랜선 없는 와이파이임을 강조하는 '기가 와이 인터넷', 1인가구를 위한 인터넷 + IPTV 결합상품인 '기가 와이 싱글 tv', 그리고 소상공인을 겨냥한 인터넷 + CCTV 서비스인 '기가 와이 싱글 eyes'가 이에 포함된다.

’랜선 없는 와이파이’를 강조하는 KT 배포한 보도자료의
홍보문구(출처=KT)
’랜선 없는 와이파이’를 강조하는 KT 배포한 보도자료의 홍보문구(출처=KT)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소개되었고 또 주목도가 높은 것이 기가 와이 인터넷 서비스다. KT에선 '랜선을 없앤 와이파이'가 서비스의 이 핵심 내용이라고 강조한다. 얼핏 듣기로는 유선 인터넷 없이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 인 것 같다.

서비스 가입해도 '랜선'은 여전히 필요

다만, 서비스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KT의 발표에 따르면 기가 와이 인터넷은 유선 인터넷에 고속 와이파이 공유기를 더한 기존 서비스인 기가 와이파이 프리미엄(GiGA WiFi Premium)에 와이파이 확장용 기기인 기가 와이파이 버디(GiGA WiFi Buddy)를 추가한 '패키지 서비스'에 가깝다.

KT 기가 와이 인터넷의
구성(출처=KT)
KT 기가 와이 인터넷의 구성(출처=KT)

기존의 공유기만으로는 와이파이 범위가 좁으니 와이파이 신호가 잘 도달하지 않는 장소에 무선확장기를 추가해서 전체적인 와이파이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 이 서비스의 내용이다. 다만 이를 '랜선 없는 와이파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확장기는 어디까지나 유선인터넷에 연결된 기존 공유기의 무선 신호를 받아 주변에 다시 이를 퍼뜨리는 중계장치에 불과하다. 유선 인터넷과 연결된 기존 공유기 없이 확장기 단독으로는 인터넷을 쓸 수 없다. 기가 와이 인터넷 서비스를 쓰더라도 여전히 유선 인터넷 서비스와 이에 연결되는 기존 공유기는 필수라는 의미다

메쉬 기반 와이파이 확장 기술, 이미 공유기 시장에선 흔해

그리고 이런 기술이 전례없이 획기적인 것도 아니다. 이렇게 공유기 주변에 무선 AP(접속 포인트)를 추가 배치해서 그물망처럼 와이파이 범위를 넓히는 것을 메쉬(Mesh, 혹은 메시) 기술이라고 하는데, 2020년 현재 '넷기어', '아이피타임', '링크시스' 등의 다수 브랜드에서 메쉬 기술을 지원하는 공유기를 이미 판매하고 있다. 단순히 랜선 추가 없이 와이파이 범위를 넓히는 것이 목적이라면 KT 기가 와이 인터넷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선택의 폭은 넓다.

넷기어의 오르비 시리즈를 비롯한 메시 지원 공유기가 이미 다수 판매
중이다(출처=넷기어)
넷기어의 오르비 시리즈를 비롯한 메시 지원 공유기가 이미 다수 판매 중이다(출처=넷기어)

물론 그렇다고 하여 KT 기가 와이 인터넷이 쓸모 없는 서비스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시중에 팔리고 있는 메쉬 지원 공유기가 많다 하더라도 일부 초보 사용자들은 이 기능을 제대로 설치해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KT 기가 와이 인터넷은 KT측에서 설치와 운용을 도와주므로 이런 어려움을 덜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다만, 그래도 KT의 '랜선 없는 와이파이'라는 홍보문구는 착각이나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차라리 '랜선 추가 없이 와이파이 확장' 정도의 문구가 좀더 사실에 부합한다. 이 서비스를 향후 KT가 어떤 방법으로 홍보할 것인지 지켜볼 따름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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