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기어 XR300, XR500으로 살펴본 게이밍 공유기의 이모저모
[IT동아 김영우 기자] 최근 IT 시장을 이끄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게이밍'이다. 이는 특히 PC 시장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된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의 이른바 '게이밍 기어'가 다수 출시되어 팔리고 있다. 게이밍 기어의 특징이라면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한 높은 성능 및 빠른 반응 속도, 그리고 화려한 디자인이다.
이런 와중에 네트워크 시스템 전문기업인 넷기어(Netgear)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넷기어는 본래 전문가용, 혹은 기업용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나이트호크(Nighthawk)’ 시리즈를 위시한 게이밍용 유무선 공유기를 다수 출시하면서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용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갈고 닦은 넷기어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게이밍 장비에는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제품인 넷기어 나이트호크 프로 게이밍(Netgear Nighthawk Pro Gaming) XR300 및 XR500을 통해 넷기어가 추구하는 게이밍 공유기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강렬한 외형, 충실한 기본 사양
넷기어 XR300과 XR500는 외형부터 기존 제품과는 확연히 다르다. 마치 스포츠카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기가인터넷의 속도를 온전하게 소화하는 기가비트 유선 포트와 더불어 AC1750급(XR300), AC2600급(XR500)의 와이파이 대역폭을 지원하는 등 기본적인 네트워크 사양도 상당히 높다.
< 넷기어 나이트호크 프로 게이밍 XR300(왼쪽)과 XR500(오른쪽)>
이와 더불어 여러 기기가 다중 접속한 상태에서 동시에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MU-MIMO(Multi User -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기술, 사용자가 있는 방향으로 신호를 모아주는 빔포밍+(beamforming Plus) 기술, 그리고 저장장치를 연결해 공유기를 간이 NAS(네트워크 저장소) 처럼 쓸 수 있도록 해주는 USB 3.0 포트(XR300은 1개, XR500은 2개)를 탑재하고 있는 등, 최근 공유기 시장의 트렌드 역시 잘 따르고 있다.
게이밍 공유기 전용 운영체제, 'DUMA OS'로 차별화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사양 이상으로 눈길을 끄는 건 내부 소프트웨어다. XR300과 XR500를 비롯한 넷기어 나이트호크 프로 시리즈의 내부 설정메뉴에 접속해보면 기존 공유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디자인과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체험할 수 있다. 이는 게이밍 공유기 전용의 운영체제(OS)인 'DUMA OS'다.
DUMA OS에 접속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각종 상태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대시보드다. 현재 공유기에 접속한 각 장치 및
애플리케이션들의 대역폭, 핑, 사용량 등과 더불어 공유기 자체의 CPU / 메모리 사용량 등의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특정 기능(QoS 등)을 전면에 배치할 수도 있다. 덕분에 각 사용자의 환경에 맞는 이용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에도 쉽다.
핑 안정화 및 지연 방지, 대역폭 분배에 최적화된 부가기능
DUMA OS는 게이밍을 위한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하는데, 대부분 핑(PING)의 안정성을 높이고 입출력 지연 현상을 방지하며, 여러 기기가 동시에 접속했을 때 대역폭을 원활하게 분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오 필터(Geo Filter) 기능이다. 이는 특히 PS4나 엑스박스 원 등의 콘솔 게임기 사용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사용자가 지도상의 지역을 선택, 해당 장소 근처에 있는 서버 및 플레이어끼리만 연결되도록 지정해 핑을 최적화할 수 있다. 거리를 벗어나는 연결, 느린 상대방은 차단되며, 좁게는 100km에서 넓게는 전 세계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QoS(Quality of Service) 기능 역시 유용하다. 이는 장치별, 콘텐츠별 네트워크 우선순위를 최적화하는 기능인데 공유기에 연결된 특정 기기나 사용자가 주로 이용하는하는 특정 콘텐츠에 네트워크 우선권을 설정하거나 최대 다운로드/업로드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 특히 몇몇 유명 게임들에 최적화된 프리셋이 미리 지정되어 있는 게 눈에 띈다. 배틀필드나 LOL, 오버워치, WOW 등의 구체적인 게임 목록 외에도 언리얼 엔진(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등), 소스엔진(도타2, 카운터스트라이크 등)과 해당 게임이 기반하는 엔진의 종류에 최적화된 프리셋이 제공되는 것도 특이하다.
그 외에도 특정장치나 애플리케이션이 네트워크 대역폭을 독점하여 다른 장치들의 네트워크 성능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티 버퍼블로트(Anti Bufferbloat) 기능도 갖췄다. 이를 이용하면 특정 장치가 일정 수준 이상의 대역폭을 독점할 수 없도록 제한된다. 이 기능은 자동으로 적용되므로 사용자가 일부러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XR500은 게이밍 VPN 클라이언트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를 통해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디도스와 같은 보안위협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XR500의 하이브리드 VPN 설정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장치에만 VPN을 적용하는 등의 설정을 통해 전체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도 줄일 수 있다. 향후 XR300도 업데이트를 통해 게이밍 VPN 클라이언트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반 게이머는 XR300으로 충분, 고급 사용자라면 XR500 고려할 만
넷기어 나이트호크 프로 시리즈는 고급 기능을 다수 탑재하고 있어 일반 대중 브랜드 제품에 비해 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2020년 1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넷기어 나이크호크 프로 게이밍 XR300은 27만 9,000원, XR500은 34만 9,000원 즈음에 팔리고 있다. 일반적인 게이머라면 XR300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겠지만 특별한 장비 및 애플리케이션을 다수 운용하고 있는 전문가나 고급 사용자라면 XR500의 구매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