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콘서트] 레오 란타가 말하는 '핀란드의 스타트업 부흥'

이상우 sw@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TEC 콘서트는 창업 전문가를 초청해 이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노하우를 전달하는 행사다. 지난 2년간 총 24회에 걸친 강연을 진행하며, 1,520여명이 청중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올해 7월 2일부터 세 번째 시즌을 시작해 11월까지 지역별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 주제는 지역별 특색과 대상을 살려 고양(뉴미디어 및 모바일), 광교(가상/증강현실), 시흥(사물인터넷), 부천(하드웨어), 의정부(디자인) 등을 특화해 진행하며, 9월은 융합지식 창출, 네트워크 형성 등을 위한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강연이 이뤄졌다.

9월 27일 경콘진 부천 클러스터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열린 TEC 콘서트에는 방송인이자 모델, 웹 개발자 등으로 활동하며, 핀란드 상공회의소에서 한국에 진출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레오 란타'가 '핀란드 스타트업 붐을 말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TEC 콘서트
TEC 콘서트

일반인에게 핀란드는 추운 날씨, 사우나, 자작나무 등이 떠오르는 나라지만, 오늘날 핀란드는 스타트업의 나라로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는 지난 1990년대부터 스타트업 붐이 일었으나, 2000년대 들어 닷컴 버블 붕괴로 인해 많은 스타트업이 문을 닫았다. 또한 2008년 즈음 핀란드의 대표 IT 기업인 노키아가 흔들리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미래의 일자리를 위해 창업에 도전했다는 설명이다. 2010년 설립한 슈퍼셀(클래시 오브 클랜, 브롤스타즈 등 개발), 2003년 설립한 로비오(앵그리버드 시리즈 개발) 등이 대표적인 핀란드 스타트업이다.

레오 란타는 "핀란드에서는 매년 4,000개의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이 중 300~400개가 3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 유럽에서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투자를 받는 나라이기도 하며, 투자금의 47%가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스타트업은 대부분 20대가 도전하는 분야로, 대기업의 지원, 교육 시스템, 투자, 정부 지원, 커뮤니티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만들어나간다. 또한 네트워킹을 통해 협업하고, 현실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직설적인 조언 역시 거리낌 없이 하는 문화를 갖추고 있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경쟁자가 아닌 협업자로 인식하며, 스타트업은 대기업을 방문해 소스코드 공유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또한, 신입사원을 기업의 핵심 인재로 여기며, 직원은 워라밸을 통해 자신만의 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교육 시스템 역시 인턴쉽 프로그램이나 P2P 방식의 프로젝트 학습 등을 통해 실습할 수 있도록 하며, 학교 내에 액셀러레이터 및 벤처 캐피탈, 스타트업 지원 단체 등이 구축돼 있어 접근성이 높다. 이 밖에도 영어 교육을 중시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유리하다.

또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가로,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는 것뿐만 아니라 멘토링이나 네트워킹까지 지원한다. 정부 관점에서 스타트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법이나 제도를 기업이 요구하기 전에 찾아서 완화하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러한 정책을 꾸준히 유지한다. 또한, 인구가 적은 환경에서 IT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핀란드 내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원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전용 비자를 제공하기도 한다.

레오 란타는 "스타트업은 핀란드의 경제를 되살리고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은 대학생이 스스로 이뤄낸 비영리 커뮤니티에 있다고 생각한다. 알토ES(AltoES)라는 커뮤니티는 대학생이 엮어낸 비영리 창업 단체로, 인재를 찾는 '폴업', 디자인 및 크리에이티브 행사인 '대쉬', 웰빙 컨퍼런스인 '리바이브', 피칭 연습 행사인 '토크 더 토크' 등 매년 100여개 이상의 스타트업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또한, 매년 3,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참가하는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는 실리콘 밸리의 문화를 현지화해 잘 정착시킨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도 이러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대학생이 모여 SHIFT라는 비영리 단체를 세웠으며, 올해 처엄으로 정션이라는 이름의 해커톤을 열기도 했다.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한국만의 독특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꾸리는 것이 그들의 비전이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은 활성화한 커뮤니티 부족, 규제로 인한 장벽, 상대적으로 비개방적인 문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생이 스스로 접근하고, 이러한 대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으나 프로세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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