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 가정 넘어 회사로 진출... 인공지능 비서의 새장 열어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성 비서 시장의 선두주자인 아마존이 기업을 위한 음성 비서를 발표하면서 시장 굳히기에 나섰다. 11월 30일(현지시각) 워너 보겔스 아마존닷컴 CTO(최고기술책임자)는 AWS(아마존웹서비스) 리인벤트 2017 2일차 키노트에서 기업을 위한 인공지능 음성 비서 서비스 '알렉사 포 비즈니스(Alexa for Business)'를 발표했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알렉사 포 비즈니스는 일반 사용자용(B2C) 음성 비서였던 알렉사를 기업용(B2B)으로 전환한 서비스다. 알렉사와 경쟁하는 음성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애플 시리, 삼성전자 빅스비 등이 아직 일반 사용자용을 벗어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인 민첩한 행보다.

알렉사 포 비즈니스의 핵심 기능은 음성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다. 바쁜 직장인들이 불필요한 작업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음성으로 다양한 명령을 내리고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알렉사 포 비즈니스로 더 스마트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출처 아마존웹서비스 공식 홈페이지>

알렉사 포 비즈니스로 처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무가 회의실 관리다. 아마존은 시스코, 폴리컴 등 기업 회의실용 솔루션을 만드는 업체와 협력해 알렉사에 회의실 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예를 들어 직원이 회의실에 들어와 "알렉사, 미팅을 시작하자"고 말하면 알렉사가 회의실의 불을 켜주고 회의실 내의 모든 기기를 활성화시켜준다. "강일용에게 연결해줘" 같이 음성을 통해 명령을 내리면 다른 직원이나 외부 파트너에게 영상 전화를 걸어준다. 뿐만 아니라 회의실의 조명 밝기나 커튼의 움직임도 관리할 수 있고, 현재 비어있는 회의실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알렉사 포 비즈니스는 음성만으로 직원의 일정을 관리하고 간단한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해준다. 아마존은 이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기업용 이메일 및 일정 관리 솔루션의 대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알렉사 포 비즈니스는 직원의 오피스365 계정이나 기업의 익스체인지 서버에서 일정과 이메일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알렉사는 이용자의 일정까지 체크해줄 수 있다 /출처 아마존웹서비스 공식 홈페이지>

덕분에 알렉사는 다양한 작업을 음성만으로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원이 "알렉사, 오늘의 미팅 일정을 알려줘"라고 말하면 알렉사가 오늘의 일정과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기로 했는지 알려주고, "알렉사, 이메일 좀 읽어줘"라고 말하면 알렉사가 새로 들어온 이메일을 모두 음성으로 읽어준다.

또한 "알렉사, 12월 10일에 광화문에서 신무경을 만나기로 했어"라고 말하면 해당 일자에 미팅 데이터를 넣어주고 이를 알람으로 다시 상기시켜주며, "알렉사, 황지혜에게 알았다고 이메일로 답장해줘"라고 말하면 이 내용에 맞게 간단한 이메일을 작성해서 발송해준다. 즉, 과거에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처리했던 작업 가운데 상당수를 음성만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알렉사 포비즈니스를 이용하면 음성으로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출처 아마존웹서비스 공식 홈페이지>

이런 간단한 업무뿐만 아니라 CRM이나 경비 처리 프로그램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세일즈포스, 컨커, SAP 등과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심지어 음성만으로 웹 페이지를 검색하고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도 있다. 알렉사 포 비즈니스는 음성 패턴을 분석해 명령을 내린 직원이 누군지 인식할 수 있는 보안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 외의 제삼자가 음성으로 회사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한다.

알렉사 포 비즈니스는 금일 공개된 서비스이지만, AWS는 몇 개월 전부터 다른 기업과 협력해 기업의 현업에서 알렉사 포 비즈니스가 유용한지 검증했다. 현재 공유 오피스 업체인 위워크, 미국의 은행인 캐피탈원, 미국의 의류업체인 브룩브라더스 등 여러 기업이 알렉사 포 비즈니스를 실무에 도입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알렉사 포 비즈니스의 목표는 기업이 이용하는 모든 기기를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알렉사 포 비즈니스의 또 다른 핵심 가치는 확장성이다. 알렉사 보이스 서비스(AVS)와 알렉사 스킬스 키트(ASK)를 활용하면 어떤 기업이든 자사의 기기에 알렉사 포 비즈니스를 탑재할 수 있고, 음성만으로 기업의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단, 알렉사 보이스 서비스와 알렉사 스킬스 키트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AWS EC2 인스턴스와 아마존 람다라는 클라우드 기술을 함께 이용해야 한다. 즉, 기업은 아마존 클라우드의 고객이 되어야만 알렉사 포 비즈니스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

알렉사 포 비즈니스는 현재 영어, 독일어, 일본어 등 3개국어만 지원한다. 알렉사가 아마존닷컴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이다 보니 아마존닷컴이 진출한 국가부터 언어 지원을 시작한 탓이다. 하지만 알렉사 포 비즈니스의 등장으로 알렉사는 아마존닷컴을 벗어나 전 세계 모든 기업 구성원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었다. 때문에 향후 알렉사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아마존 알렉사 포 비즈니스

보겔스 CTO는 "음성을 통해 직원과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야말로 인공지능이 기업 비즈니스에 가져올 첫 번째 파괴적 변화다"며, "대화형 컴퓨팅이 바로 미래이며, 21세기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사용자 환경"이라고 알렉사 포 비즈니스의 의의를 설명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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