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용어사전] 디지털 시대의 통번역 전문가, NMT(신경망 기반 자동 번역)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과거에는 산업이나 군사용으로 쓰이던 기술이 오늘날 우리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해졌고, 이에 따라 우리가 접하는 기술의 종류도 상당히 많아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새로운 기술에는 기술 자체의 이름이나 기술이 나타내는 현상을 표현하는 용어가 있다.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새로운 용어가 너무나도 많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 아예 기술 이름을 약어로만 표현하는 경우도 있어,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혹은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조차 이 것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말도 존재한다. [IT용어사전]은 이처럼 다양한 IT 관련 기술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 준비했다.

신경망 기반 자동번역(NMT)과 통계 기반 자동번역(SMT)

헐리우드 영화 설국열차의 주인공 남궁민수(송강호 분)는 작품 내에서 열차 보안 설계자로, 주인공 일행을 열차의 가장 앞칸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주인공 일행과 대화한다(물론 '불! 파이어!!'라는 명대사도 있다…). 딸 요나(고아성 분)가 중간에 통역을 해주기는 하지만, 실시간 통역기의 역할이 컸다. 인물들 사이의 대화를 작은 기계 하나가 실시간으로 번역해 목소리로 들려주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

이런 통역기가 우리 눈앞에 실제로 등장할 날도 얼마 멀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발달을 통해 자동번역(기계번역)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기술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정말 수 년 내에 외국어를 배우지 않고도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번역은 언어의 장벽을 허물
전망이다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번역은 언어의 장벽을 허물 전망이다

오늘날 인공지능을 적용한 자동번역 기술을 흔히 NMT(Neural Machine Translation, 신경망 기반 자동번역)라고 부른다. 인공지능 분야 중 하나인 인공신경망을 번역 기술에 적용한 것으로, 인공신경망은 인간이 생각을 하는 최소 단위인 뉴련의 집합체(신경망)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한 것을 말한다. 즉 인간의 뇌와 유사한 구조를 소프트웨어로 만들고, 이 뇌에 번역 능력을 학습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동번역은 대부분 통계 기반 자동번역(SMT, Statistical Machine Translation)을 사용해왔다. 이러한 자동번역의 원리는 특정 단어가 가지는 여러 의미를 미리 저장해두고 사용자가 문장을 입력하면 이를 단어나 구 단위로 나눈 뒤 통계적으로 가장 유사한 의미를 찾아서 번역해준다. 인간과 비교하면 속도가 빠르지만, 단어가 문맥에서 가지는 미묘한 의미 차이나 화자의 감정 등을 정확하게 분석하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언어 유희나 색다른 표현이 있다면 원래 의미와 전혀 다른 뜻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NMT는 기존 SMT의 미흡한 점을 보완하는 번역 기술이다. 인공지능을 통해 문장을 분석한다. 단어나 구 단위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장의 전체 맥락을 더 잘 이해하고,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번역 결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와 영어를 변환할 경우 기존 SMT는 오역이 심하다. 두 언어는 어순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단어나 구를 번역한다고 해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NMT는 인공지능을 통한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인간의 뇌처럼 문장의 의미를 학습하고 자연스러운 번역 결과를 만든다.

NMT의 번역 구조
NMT의 번역 구조

과거 구글, 네이버, 시스트란 인터내셔널 등 자동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SMT에 의존했지만, 최근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통해 NMT로 전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번역 서비스를 단순한 텍스트 기반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적용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메뉴판이나 표지판을 사진으로 촬영하면 사진 속에 있는 문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이를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바꿔줄 수 있다. 또, 인공지능의 자연어 처리 기능 발전으로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이를 실시간으로 바꿔주는 통역 서비스까지 이미 도입된 상태다.

향후 인공지능의 발전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와 행동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지 않고도 외국인과 의사사통 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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